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노후 주택과 상가를 허물고 새 건물을 올리려는 소유자가 늘면서, 철거 과정에서 구청 단속이나 형사 고발로 이어지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소유자분들 중 상당수는 “내 건물을 내가 허무는 건데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 “철거업체가 알아서 신고한다고 했다”는 생각으로 공사를 시작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웃 민원이 접수되어 구청이 현장에 나오면, 해체 허가나 신고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업체에 맡겼을 뿐”이라는 말은 책임을 덜어주지 못합니다.
2020년 시행된 건축물관리법은 건축물 해체를 별도의 허가·신고 제도로 묶어 해체 허가 없이 철거 작업을 실시한 것 자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철거 중 붕괴나 낙하물로 공중의 위험이 발생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하고,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하면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아래에서는 낡은 건물을 허가 없이 철거했을 때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 허가와 신고는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이미 철거에 들어갔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해체 허가 대상 건물을 허가 없이 철거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허가를 받지 않고 해체작업을 실시한 순간 건축물관리법 위반이 완성됩니다.
건축물관리법 제30조 제1항은 관리자가 건축물을 해체하려는 경우 시장·군수·구청장, 즉 허가권자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관리자는 건물 소유자와 그 건물을 관리하는 자를 말하므로, 본인 소유 건물이라는 사정이 허가 의무를 면제해 주지는 않습니다.
허가를 받으려면 건축사나 건축구조 분야 기술사가 작성한 해체계획서를 신청서에 첨부해야 하고, 허가권자는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허가 후에도 해체공사 착공신고를 해야 하며, 허가권자가 지정한 해체공사감리자가 현장에서 해체계획서대로 공사하는지 확인합니다. 철거업체와 계약하고 포클레인을 투입하기 전에 이 절차가 먼저 끝나 있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 절차를 건너뛴 경우 적용되는 조항이 제51조의2 제1호입니다.
제30조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본문 또는 같은 조 제2항을 위반하여 건축물의 해체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거짓 또는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해체허가를 받고 해체작업을 실시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건축물관리법 제51조의2 제1호).
처벌 요건은 허가 없이 해체작업을 실시했다는 것입니다. 건물 전체를 허물지 않고 일부만 철거했더라도, 허가 대상 건축물의 해체작업이 진행되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철거 계약만 맺고 아직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이 조항의 처벌 단계는 아닙니다.
본인 소유 건물이라도 허가 없이 해체작업을 시작했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2. 소규모 건물은 허가 대신 신고하면 되지만, 신고 없이 철거해도 처벌됩니다
허가가 면제되는 소규모 건물도 신고 없이 철거하면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모든 건물이 허가 대상은 아닙니다. 제30조 제1항 단서에 따라 ① 주요구조부의 해체 없이 건물의 일부만 해체하는 경우, ② 연면적 500제곱미터 미만이면서 높이 12미터 미만이고 지상·지하 합쳐 3개 층 이하인 건축물 전체를 해체하는 경우에는 허가 대신 신고만 하면 허가를 받은 것으로 봅니다. 단독주택이나 작은 근린생활시설 대부분이 이 신고 대상에 들어갑니다. 세 요건은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연면적이 500제곱미터 이상이거나 4층이면 허가 대상입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은 제30조 제2항입니다. 신고 대상 규모라도 건물 주변에 버스 정류장, 도시철도 역사 출입구, 횡단보도 등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시설이 일정 반경 안에 있거나, 건물 외벽으로부터 건물 높이에 해당하는 범위 안에 조례가 정한 폭 이상의 도로가 있으면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작은 건물이라는 이유로 신고로 충분하다고 단정했다가, 앞길 도로 폭 때문에 허가 대상이었던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신고 대상 건물을 신고 없이 철거하거나, 거짓으로 신고하고 해체작업을 실시한 경우에는 제52조 제7호가 적용되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착공신고를 하지 않고 해체작업을 실시한 경우도 제52조 제9호로 같은 형량입니다. 철거를 마친 뒤 해체공사 완료신고나 멸실신고를 하지 않는 것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과태료(각각 1천만원 이하, 200만원 이하) 대상입니다.
허가가 필요 없는 소규모 건물이어도 신고 없이 철거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3. 철거 중 위험이 발생하면 처벌은 징역 10년까지 무거워집니다
허가·신고 누락에 공중의 위험이 더해지면 별개의 중죄 구간으로 올라갑니다.
건축물관리법 제51조 제1항은 해체허가나 해체신고를 하지 않고 건축물을 해체하다가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9호, 제10호). 인접 건물에 균열이 생기거나, 벽체와 잔해가 도로로 쏟아지거나, 행인이 위험에 노출될 정도의 붕괴 우려가 생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위험의 정도는 현장 사진, 감리 기록, 주변 피해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러 사람을 사상(死傷)에 이르게 한 자는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건축물관리법 제51조 제2항).
철거 중 인부나 행인이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위 조항으로 형이 크게 올라갑니다. 여기에 업무상과실치사상(형법 제268조)이 함께 문제될 수 있고,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별도로 수사됩니다.
철거업체에 맡겼으니 업체 책임이라는 항변도 통하기 어렵습니다. 허가·신고 의무자는 소유자 등 관리자이고, 업체는 해체작업자로서 별도 책임을 집니다. 법인이나 개인의 종업원이 업무에 관해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를 처벌하는 외에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는 양벌규정(제53조)이 있으므로, 소유자와 업체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허가권자가 현장점검에서 작업중지를 명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51조의2 제4호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추가됩니다.
허가·신고 없는 철거 중 공중의 위험이 발생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사상자가 생기면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4. 내 건물이 아니거나 세입자가 있다면 형법상 책임이 별도로 문제됩니다
건축물관리법을 지켰더라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철거는 형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철거 사건에서는 행정법 위반과 별개로 형법이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유 건물을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철거한 경우, 공유물의 처분·변경에는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므로(민법 제264조) 다른 공유자의 재물을 손괴한 것으로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세입자나 점유자가 있는 건물이라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임대차 기간이 남아 있는데 점유자를 내보내려고 문을 뜯거나 단전·단수를 하고 철거에 들어가면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나 건조물침입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명도 합의나 명도소송 판결 없이 자력으로 철거하는 것은 합법적인 강제집행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강제집행은 법원의 집행관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또 “낡아서 위험한 건물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사정도 정리가 필요합니다. 건축물관리법 제21조는 안전상 긴급한 경우 관리자가 해체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정하지만, 이 경우에도 미리 허가권자에게 알려야 하고 해체 자체에 대한 허가·신고 의무를 별도로 지켜야 합니다. 건물이 낡았다는 사실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일 뿐 처벌을 면하는 근거는 아닙니다.
건축물관리법 위반과 별개로 공유자·세입자 문제는 재물손괴·업무방해 등 형법상 책임이 따로 문제됩니다.
5. 적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민원 접수 직후 철거를 멈추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무허가 철거는 통상 ①이웃 민원 또는 구청 현장점검에서 적발 → ②허가권자의 작업중지 명령과 수사기관 고발(수원 지역이라면 관할 구청과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③경찰 조사 후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허가권자가 작업중지를 명한 뒤에도 공사를 계속하면 제51조의2 제4호가 추가되므로, 중지 명령을 받은 시점이 가장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이미 철거에 들어갔거나 구청에서 연락을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철거를 즉시 멈추고, 건물이 허가 대상인지 신고 대상인지 연면적·높이·층수와 주변 도로·시설 조건을 기준으로 먼저 확인합니다.
철거업체와의 계약서, 업체의 해체작업 등록·신고 여부, 해체계획서와 감리자 지정 여부 등 서류를 확보해 누가 어떤 의무를 맡았는지 정리합니다.
착공 전후 현장 사진, 진행된 철거 범위, 인접 건물 피해 여부를 기록하고 임의로 잔해를 치우거나 현장을 원상복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허가 의무자가 누구인지, 위험 발생이 있었는지, 인접 건물 피해 합의가 되었는지를 정리하면 고의 여부와 양형 사정을 다투는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철거 사건은 “내 건물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청 공문이나 경찰 출석 요구를 받고 나서야 허가와 신고가 별개의 의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철거를 진행한 소유자 입장에서는 허가 대상이었는지, 신고 대상이었는지, 업체가 어떤 서류를 맡았는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량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감정적인 해명보다 서류와 현장 기록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이웃 건물이 무허가로 철거되어 피해를 본 입장에서도 구청 민원, 형사 고소, 민사상 손해배상을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에 따라 회복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집니다.
저는 건물 철거와 관련된 형사 사건에서 철거를 한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 땅에 있는 제 건물인데도 허가가 필요한가요?
A. 필요합니다. 건축물관리법은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건축물을 해체하는 관리자에게 허가 또는 신고 의무를 지웁니다. 소규모 건물은 신고만으로 가능하지만 신고 자체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Q. 철거업체가 신고한다고 했는데 안 했다면 저도 처벌받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허가·신고 의무자는 소유자 등 관리자이고, 업체는 해체작업자로서 별도 책임을 집니다. 업체에 맡겼다는 사정은 고의 판단과 양형에서 다퉈볼 수 있는 사정이지만 의무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Q. 건물 일부만 철거하는 리모델링도 해당되나요?
A. 주요구조부의 해체를 수반하지 않는 일부 해체는 신고 대상입니다. 기둥·보·내력벽 등 주요구조부를 건드리면 일부 해체라도 규모에 따라 허가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공사 전에 구청에 확인해야 합니다.
Q. 철거를 끝내고 나서 신고를 하면 처벌이 면제되나요?
A. 면제되지 않습니다. 허가 없이 해체작업을 실시한 때 이미 범죄가 성립하므로 사후 신고나 완료신고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다만 위험 발생이 없었고 즉시 중단·보완한 사정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철거를 하다가 옆 건물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A. 허가·신고 없이 철거하다 공중의 위험을 발생시켰다면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한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형사 문제와 별개로 인접 건물 소유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지게 됩니다.
Q. 구청에서 작업중지 명령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즉시 공사를 멈춰야 합니다. 중지 명령을 받고도 작업을 계속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별도로 문제되므로, 명령 이후에는 임의로 공사를 재개하지 말고 개선계획 승인 등 절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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