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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앱 만남 후 강간 고소, 어떻게 불송치로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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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앱 만남 후 강간 고소, 어떻게 불송치로 끝났나 

은승우 변호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

사건의 시작

의뢰인은 데이팅앱에서 알게 된 상대방과 상당 기간 대화를 주고받은 뒤 직접 만났고, 그날 관계를 가졌습니다. 의뢰인의 인식으로는 서로 동의한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약 일주일 뒤 강간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됐습니다. 며칠 후 수사관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이미 조사 날짜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가지고 있던 것은 억울하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하나였습니다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라면 같은 법 제299조의 준강간죄가 문제됩니다.

이 사건에는 폭행이나 협박을 뒷받침할 객관적 정황이 없었고, 의뢰인과 상대방 모두 음주 상태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수사의 전부는 하나의 질문으로 좁혀졌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실제로 동의가 있었는가.

이런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증거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피의자가 아무런 자료 없이 첫 조사에 들어가 기억에만 의존해 진술하고, 그 진술이 조서로 고정되는 것입니다. 이후 아무리 자료를 보강해도 처음 조서와 어긋나면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공격받습니다.

조사 전에 움직였습니다

첫째, 데이팅앱 대화 전부를 시간순으로 복원했습니다. 만남에 이르기까지의 대화 흐름, 만남을 제안하고 수락한 경위, 만난 이후 주고받은 메시지까지 날짜와 시각 단위로 정리했습니다. 선별한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복원한 것이 중요했습니다. 유리한 부분만 제출하면 맥락을 잘랐다는 반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두 사람의 동선에 걸쳐 있는 인근 CCTV의 보존 기한과 확보 가능성을 확인한 뒤, 이를 수사관에게 먼저 알렸습니다. CCTV 영상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됩니다. 피의자 측이 먼저 보존을 요청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인 동시에, 불리한 영상이 나와도 감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셋째, 첫 조사 전에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사실관계와 법리, 확보한 자료의 의미를 미리 정리해 수사기관이 백지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넷째, 조사 당일 변호인이 직접 입회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이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결과

사법경찰관은 불송치 결정을 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2호에 따라, 범죄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사법경찰관은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고 그 이유를 적은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합니다.

이 사건에서 짚어둘 법리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해야 하고,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거나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강간죄 성립이 부정되지도 않습니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

다만 대법원은 이후 성인지적 관점이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피고인이 일관되게 부인하고 사실상 피해자 진술만이 유죄의 증거인 사안에서,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와 객관적 정황,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이 두 법리는 충돌하지 않습니다. 피해자 진술을 함부로 깎아내리지 말되, 그 진술만으로 합리적 의심이 사라지지 않으면 유죄로 갈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피의자 측이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정황을 쌓아 합리적 의심이 남게 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불송치가 되었다고 해서 고소인에게 당연히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156조의 무고죄는 신고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과 그것을 알면서 신고했다는 고의가 모두 증명되어야 합니다. 또한 고소인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라 불송치 통지를 받은 뒤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건은 검사에게 송치됩니다. 불송치가 절차의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고 계셔야 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으셨다면

성범죄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재판정에서의 변론이 아니라, 첫 조사에 무엇을 들고 들어가는지입니다. 대화 기록은 탈퇴나 서버 정책으로 사라질 수 있고, CCTV는 보존 기한이 지나면 복구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증거가 가장 먼저 사라지는 구조입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조사 날짜를 기다리지 마시고, 그 전에 무엇을 확보할 수 있는지부터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처리한 사건을 각색한 것이며, 사건의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확보된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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