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파혼 통보, 약혼해제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정당한 사유 없는 파혼이라면 — 약혼해제 사유와 손해배상 판례 정리
결혼을 약속하고 상견례까지 마쳤는데 상대방이 갑자기 파혼을 통보했다면,
정신적인 충격은 물론 결혼 준비에 들인 비용도 고스란히 남게 됩니다.
이럴 때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약혼을 깬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약혼이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해제되었다면,
당사자 일방은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약혼의 성립과 해제, 민법이 정한 약혼해제 사유를 살펴보고,
실제로 손해배상이 인정된 판례를 정리했습니다.
약혼은 어떻게 성립하고, 어떻게 해제되나요?
약혼은 특별한 형식을 거칠 필요 없이, 장차 혼인을 하려는 두 사람 사이에 합의가 있으면 성립합니다.
약혼식이나 예물 교환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분쟁에서는 상견례나 결혼 준비 같은 구체적인 사정이 합의가 있었음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약혼의 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합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때에는
해제의 원인이 있음을 안 때에 해제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805조).
민법 제804조, 약혼을 해제할 수 있는 8가지 사유
「민법」 제804조는 당사자 한쪽에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상대방이 약혼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제8호 "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조항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정을 주장하고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정당한 약혼해제인지,
정당한 사유 없는 약혼해제인지가 갈릴 수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는 파혼,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약혼을 해제한 때에는 당사자 일방은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그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은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정신상 고통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민법 제806조).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피고는 약혼 상대방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파혼에 제3자의 책임도 있다면 그 제3자도 공동피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아래 판례②처럼 상대방의 부모가 함께 배상 책임을 진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는 점은 청구하는 쪽이 충분히 입증해야 합니다.
[판례1] 정당한 사유 없는 일방적 혼인 거부, 위자료 2,000만 원
상견례 후 결혼 준비 중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한 사례
사실관계
A씨와 B씨는 교제한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약속하고 상견례를 했습니다.
이후 지인들에게 결혼할 사이라고 소개하고, 웨딩드레스, 웨딩촬영, 폐백 등 결혼식 준비도 했습니다.
그러다 A씨의 부동산 투자금 문제와 신혼집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B씨는 A씨에게 파혼을 통보했습니다.
A씨는 부당하고 일방적인 파혼이라며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B씨는 "A씨의 모친이 무속인이라는 점,
A씨의 가족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채무가 있다는 점 등
A씨의 귀책사유로 약혼이 해제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두 사람이 교제를 시작하면서 A씨 모친의 직업이나 채무 상황에 대해 이미 충분히 대화했고,
그럼에도 결혼을 준비해 온 만큼 B씨의 주장에는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약혼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혼인을 거부한 B씨의 귀책사유로 해제되었다고 판단해,
"B씨는 A씨에게 위자료로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12드단604XX).
이 판례가 시사하는 점
약혼 전부터 서로 알고 받아들인 사정을 나중에 파혼의 이유로 내세우더라도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사건마다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판례2]예비 시어머니의 지속적인 금전 요구로 파혼, 4,500만 원 배상
예비 시어머니의 금전 요구로 갈등을 빚다 파혼한 사례
사실관계
A씨와 B씨는 2013년 1월부터 교제를 시작해, 같은 해 7월부터 A씨 명의의 빌라에서 동거했습니다.
B씨는 어머니 C씨에게 A씨를 "결혼하고 싶은 여자"라고 소개했고,
C씨는 두 사람이 사는 빌라를 찾아오거나 반찬을 가져가라고 A씨를 부르는 등
A씨를 딸처럼 대하며 자주 만났습니다.
이후 양가 상견례도 했지만, C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A씨에게 계속 금전적인 지원을 요청하면서 갈등이 생겼습니다.
A씨는 B씨 아버지의 병원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3,100만 원을 건넸고,
차가 없는 B씨에게 차를 사 주기도 했습니다.
갈등이 깊어지자 B씨가 파혼을 통보했고,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두 사람의 약혼은 B씨의 어머니인 C씨의 지나친 금전 요구와 부당한 반환 거절, 그리고 이러한 갈등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한 B씨의 주된 잘못으로 해제되었다"고 보았습니다.
A씨가 주장한 재산상 손해 가운데 차량 비용, 병원비, 생활비 등은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면서
불필요하게 소모한 비용으로서 약혼해제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보아 3,000만 원이 인정되었습니다.
여기에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500만 원이 더해져,
"B씨와 C씨는 공동하여 A씨에게 4,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06XXX).
이 판례가 시사하는 점 파혼의 원인을 약혼 당사자의 부모가 제공했다면
부모도 약혼 당사자와 함께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청구를 당했다면
약혼해제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약혼이 성립했는지, 해제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누구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결혼을 약속하고 준비한 과정(상견례, 예식 준비, 주변 소개 등)과 파혼에 이르게 된 경위,
결혼 준비에 쓴 비용을 보여 줄 수 있는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청구를 당했다면
약혼해제에 민법 제804조의 사유, 특히 "그 밖에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 사정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판례1]처럼 약혼 전부터 알고 있던 사정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약혼해제 손해배상, 이것만 기억하세요
● 약혼은 특별한 형식 없이 혼인하려는 두 사람의 합의만으로 성립합니다
● 민법 제804조는 약혼해제 사유 8가지를 정하고 있으며, 제8호 "그 밖에 중대한 사유"는 해석의 폭이 넓습니다
● 정당한 사유 없이 파혼한 상대방에게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06조)
● 파혼에 책임이 있는 제3자(예: 상대방의 부모)도 공동피고가 될 수 있습니다
● 일방적 혼인 거부에 위자료 2,000만 원, 예비 시어머니의 금전 요구 사례에 공동 4,500만 원이 인정된 판례가 있습니다
Q&A
Q. 약혼식을 하지 않았는데도 약혼이 성립하나요?
A. 약혼은 특별한 형식을 거칠 필요 없이 혼인하려는 합의가 있으면 성립합니다.
위 판례①도 교제 한 달 만에 결혼을 약속하고 상견례와 결혼 준비를 한 사안에서
약혼해제에 따른 위자료를 인정했습니다.
Q. 파혼에 책임이 있는 상대방 부모에게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파혼에 제3자의 책임도 있다면 그 제3자를 공동피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위 판례②에서는 예비 시어머니 C씨가 약혼 상대방 B씨와 공동하여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Q. 결혼 준비에 쓴 비용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민법 제806조에 따라 재산상 손해도 배상 청구 대상이 됩니다.
다만 판례②처럼 약혼해제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인정되는 범위에서 배상되므로,
어떤 비용이 인정되는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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