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을 인수한 뒤 매출이 예상보다 적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전에 제시된 조제료가 실제와 달랐는지, 그 자료가 권리금과 계약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후의 영업 부진과 계약 당시 자료의 허위는 구별할 문제입니다.
약사 출신 의료전문변호사 이일형입니다. 대형로펌 헬스케어센터장을 역임했으며, 연간 150건 이상의 소송 수행과 수백 건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을 검토합니다. 약국 양도양수 분쟁에서는 집계표의 숫자뿐 아니라 조제료와 일반약 매출이 어떻게 구분돼 있는지 살펴봅니다.
집계표를 실제 지급 내역과 대조합니다
제가 소개한 사건에서 의뢰인은 권리금 1억 4,500만 원을 지급하고 약국을 인수했습니다. 양도인이 제시한 최근 1년의 월평균 조제료는 약 1,200만 원이었지만, 인수 후 확인한 월 조제료는 800만 원대였습니다. 계약에는 매출 자료의 진실성을 보장하는 특약도 있었습니다.
확인할 자료는 양도인이 준 엑셀 집계표와 프로그램 화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요양급여 지급 내역, 카드 매출, 처방전 매수를 대조했습니다. 일반약 매출이 조제료에 섞였는지, 일부 달의 수치가 실제보다 높게 표시됐는지를 구분해 차이를 정리했습니다. 서로 집계 기준이 다른 숫자를 단순 비교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계약을 유지할지부터 의사를 정했습니다
민법 제110조의 사기에 의한 취소와 제109조의 착오에 의한 취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출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각 취소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의 진실성 보장 특약과 상대방이 제공한 자료, 실제 수치의 차이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반환이나 손해배상의 범위 역시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자료를 정리한 뒤 계약 취소와 특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주장을 내용증명에 담았습니다. 의뢰인은 약국 운영을 계속하기를 원했습니다. 그 의사를 반영해 장기 소송보다 합의를 우선 검토했고, 약 2개월 만에 3,200만 원 반환을 내용으로 합의했습니다. 반경 2km·3년의 경업금지, 고객 유인 금지와 위약벌 조항도 정했습니다.
3,200만 원과 2km·3년은 이 사건에서 협의한 조건입니다. 법원이 모든 약국 거래에 정한 반환액이나 경업금지 기준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분쟁이 생겼다면 인수 전 받은 자료와 계약서부터 보존하십시오. 계약을 취소하려는지, 영업을 이어가면서 금액 조정을 원하는지에 따라 협상 방향도 달라집니다. 실제 자료의 차이와 원하는 해결 방식이 분명해야 상대방에게 요구할 내용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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