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이 생기거나 주가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 자금으로 자기 회사 주식, 즉 자사주를 사들였다가 뒤늦게 형사 문제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대표이사나 이사분들 중 상당수는 “회사 돈으로 회사 주식을 사는 건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 “주주총회에서 나중에 추인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매입을 진행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분 다툼이 벌어지고 상대 주주나 새 경영진이 회사 계좌의 자금 흐름과 매입 가격을 따져 묻기 시작하면, “회사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사주 취득은 상법이 배당가능이익 한도와 주주총회 결의라는 조건 아래에서만 허용하는 행위이고, 그 조건을 어기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민사상 배상책임은 물론 업무상배임·특별배임으로 형사처벌까지 가능합니다. 특히 취득 규모가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문제 됩니다.
아래에서는 회사 돈으로 자사주를 취득한 행위가 어떤 경우에 처벌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문제가 제기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회사의 자사주 취득은 법이 정한 한도와 절차 안에서만 허용됩니다
자사주 취득은 금지가 아니라 ‘배당가능이익 한도와 결의 절차’라는 조건부 허용입니다.
상법 제341조 제1항은 회사가 자기의 명의와 계산으로 자기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되, 그 방법을 두 가지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거래소에서 시세가 있는 주식을 거래소에서 취득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각 주주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 균등한 조건으로 취득하는 방법입니다. 특정 주주 한 사람에게서만 지분을 사 오는 방식은 이 두 방법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취득가액의 총액에도 상한이 있습니다. 직전 결산기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에서 자본금,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액 등 상법 제462조 제1항 각 호의 금액을 뺀 금액, 쉽게 말해 배당가능이익을 넘겨서는 안 됩니다. 회사에 쌓아 둔 이익이 없는데 현금이 있다는 이유로 자사주를 사들였다면, 이는 사실상 배당가능이익 없이 주주에게 돈을 돌려준 것과 같아 회사 채권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납니다.
절차도 필요합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취득하려는 회사는 미리 주주총회 결의로 취득할 수 있는 주식의 종류와 수, 취득가액 총액의 한도, 1년을 넘지 않는 취득 기간을 정해야 합니다. 정관에서 이사회 결의로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고 정해 두었다면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조 제3항은 해당 영업연도 결산기에 순자산액이 법정 금액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으면 아예 취득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상법 제341조의2는 합병·영업양수, 회사의 권리 실행, 단주 처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처럼 한도 제한 없이 취득할 수 있는 특정 목적의 경우를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네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그냥 사둔 것”은 제341조의 한도와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자사주 취득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허용된 방법과 결의 절차를 갖췄을 때에만 적법합니다.
2. 한도와 절차를 어기면 이사는 배상책임을 지고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위법한 자사주 취득은 민사 배상과 형사처벌, 두 갈래로 이어집니다.
민사 측면에서 상법 제341조 제4항은, 결산기에 순자산액이 법정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자사주를 취득했다면 이사가 그 미치지 못한 금액을 회사에 연대하여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사가 취득 당시 그런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직접 증명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어, 증명책임이 이사에게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상법 제399조는 법령에 위반한 행위를 한 이사가 회사에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같은 책임을 지며 의사록에 이의를 기재하지 않으면 찬성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형사 측면에서 상법 제625조 제2호는 이사 등이 누구의 명의로 하든 회사의 계산으로 부정하게 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경우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이 정한 한도를 넘거나 필요한 결의 없이 취득한 경우가 대표적으로 이 조항의 검토 대상이 됩니다.
다만 이 조항은 보충규정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상법 제625조는 회사 임원 등의 특별배임죄를 규정한 상법 제622조 및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를 규정한 형법 제356조의 보충규정으로서, 특별배임죄 또는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는 경우에는 별도로 상법 제625조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4도5742 판결).
이 판시는 두 가지를 말해 줍니다. 첫째, 자사주 취득 때문에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5년 이하의 가벼운 구간이 아니라 훨씬 무거운 배임죄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절차를 어긴 사정만으로는 상법 제625조 위반에 머물 수 있지만, 그 취득 때문에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면 배임으로 넘어간다는 점입니다.
한도와 절차를 어긴 자사주 취득은 이사에게 민사상 연대 배상책임과 형사처벌이라는 부담을 함께 지웁니다.
3. 자사주 매입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에 따라 배임과 횡령이 갈립니다
절차를 지켰더라도, 매입이 회사가 아닌 대표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회사 명의로 자사주를 취득한 경우 가장 문제 되는 죄명은 업무상배임 또는 상법 제622조의 특별배임입니다. 이사 등이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예를 들어 경영권 분쟁 중 대표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주주의 지분을 시가보다 비싸게 회사 자금으로 사 주었다면, 그 주주가 얻은 차액이 곧 이익이고 회사가 입은 손해가 됩니다.
손해의 판단 방법도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로 하여금 주식을 고가로 매수하게 한 경우 회사의 손해액을 통상 그 주식 매매대금과 적정가액으로서의 시가 사이의 차액으로 보고, 손해 유무는 법률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며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결국 주가가 올랐다”거나 “아직 되팔지 않아 손해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경영 판단이 결과적으로 틀렸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습니다.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면 그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으나, 경제적 상황과 손실발생 가능성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아니한 채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손해를 용인하고 의도적으로 행위하였다면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4도5742 판결 취지).
실무에서는 매입 가격을 어떻게 정했는지, 외부 평가나 시세 자료를 검토했는지,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했는지가 고의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대표가 지분 방어라는 개인적 목적을 위해 가격 검토 없이 서둘러 사들였다면 불리하게 평가됩니다.
한편 회사 돈으로 대표 개인이 주식을 사들였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회사 명의 취득이 아니라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에 쓴 것이므로 배임이 아니라 업무상횡령이 문제 됩니다.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도 회사의 운영자금을 개인적 용도, 이를테면 주식취득자금 등에 임의로 사용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상장회사라면 여기에 더해 자기주식 취득을 규율하는 자본시장법상 규제와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여부도 따로 검토됩니다.
같은 자사주 매입이라도 회사 이익을 위한 신중한 결정이었는지, 대표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가 처벌 여부를 가릅니다.
4. 매입 규모가 커질수록 적용 법조와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회사에 입힌 손해나 취득한 이득이 5억원을 넘으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갑니다.
배임과 횡령 모두 이득액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횡령·배임 또는 상법 제622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자사주는 한 번에 거액이 오가는 경우가 많아 이 구간에 진입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매입이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면 동일한 범의로 이어진 하나의 범죄로 보아 금액이 합산될 수 있으므로, 회차마다 소액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단순히 상법 제625조 위반에 그치는 구간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취득한 자사주를 다시 처분해 회사 손해를 메운 경우나 회사에 손해를 배상하고 합의한 경우는 범죄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회사가 취득한 자사주를 다시 파는 것도 상법 제342조에 따라 각 주주에게 균등한 조건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 처분 방식을 잘못 택하면 새로운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취득 당시의 결의 자료와 자금 흐름을 먼저 정리해야 사건의 방향이 잡힙니다.
자사주 관련 사건은 통상 ①상대 주주, 감사, 새 경영진의 고소·고발로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회사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접수 → ②회사 계좌 및 주식 거래내역 확인과 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금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대비해야 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관과 취득 당시의 주주총회·이사회 결의가 있었는지, 결의 내용이 취득 가능한 주식 수·가액 한도·기간과 맞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직전 결산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배당가능이익이 얼마였는지, 취득 총액이 그 한도를 넘지 않았는지 계산합니다.
매입 가격의 산정 근거(시세, 평가자료,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와 대금이 실제로 어디로 흘러갔는지 계좌 내역으로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회사법과 형사 사건을 함께 다뤄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임무위배와 손해 발생 여부, 배임의 고의 여부를 나누어 방어 논리를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자사주 문제는 “회사를 위해서 한 일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결의 절차의 빈틈이나 가격 산정의 허술함이 뒤늦게 문제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금이 나간 회사나 문제를 제기하는 주주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어떤 자료가 한도 위반과 임무위배, 회사 손해를 뒷받침하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결의 의사록, 재무제표, 매입 가격 근거, 계좌 내역이 쌓일수록 고소와 민사 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책임을 의심받는 대표나 이사 입장에서도 “회사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결정 당시 어떤 정보를 검토했고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회사 자금을 둘러싼 분쟁에서 자금을 집행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자사주를 샀는데, 나중에 결의로 추인하면 문제없나요?
A. 취득 전에 결의를 받는 것이 법이 정한 절차입니다. 사후 추인이 곧바로 위법성을 없애 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취득 당시 한도 위반이나 회사 손해가 있었는지가 별도로 따져집니다.
Q. 회사에 이익이 많이 쌓여 있다면 얼마를 사도 되나요?
A. 아닙니다. 취득가액 총액은 직전 결산기 순자산액에서 자본금과 법정준비금 등을 뺀 배당가능이익을 넘을 수 없고, 균등조건이나 거래소 취득 같은 허용된 방법을 따라야 합니다.
Q. 자사주를 샀다가 주가가 올라 회사에 이익이 났다면 처벌되나요?
A. 배임은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해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합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익이 났다면 손해 요건에서 다툴 여지가 있고, 한도·절차 위반 자체는 별도로 검토됩니다.
Q. 대표 개인 돈이 아니라 회사 돈으로 대표 이름의 주식을 샀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에 임의로 쓴 것이므로 업무상횡령이 문제 됩니다. 금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될 수 있습니다.
Q. 이사회에서 모든 이사가 찬성했다면 책임이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상법 제399조에 따라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고, 의사록에 이의를 기재하지 않으면 찬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취득 목적과 가격 산정 경위를 어떻게 설명했는지가 이후 배임 고의 판단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