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건설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현장에 굴착기·덤프트럭·크레인을 넣고도 장비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상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장비를 빌린 하도급업체가 공사 도중 자금난에 빠지거나 현장에서 철수해 버리면, 몇 달 치 장비대금이 한꺼번에 묶이는 일이 흔합니다.
상담을 오시는 장비 사업자분들은 대부분 “현장에 지급보증서가 걸려 있으니 언젠가는 나오겠지”, “원청이 큰 회사라 떼일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몇 달을 기다리신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증기관에 청구하려고 보면 대여계약서를 기한 안에 내지 않아 보증채권자로 확정되지 않았거나, 전화 한 통으로 장비를 넣느라 계약서 자체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원청에 직접 달라고 해도 “하도급사에 기성금을 이미 다 줬다”는 답만 돌아옵니다.
최근 대법원은 직접지급 사건에서 직접지급 사유가 생긴 시점과 다른 채권자의 압류 시점을 엄격하게 비교하고, 직접지급 범위도 원청이 아직 치르지 않은 대금 한도로 묶어 두고 있습니다. 건설기계 대여대금에도 같은 직접지급 규정이 준용되므로, 장비대금 회수 역시 권리를 얼마나 빨리 확정해 두었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아래에서는 건설기계 대여대금 지급보증이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보증금으로 받을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보증이 막혔을 때 원청에 직접 청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장비대금 지급보증은 건설사업자의 법적 의무이고, 현장별 보증이 원칙입니다
장비를 빌려 쓰는 건설사업자는 착공 전에 현장 단위로 대여대금 보증을 걸어 두어야 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68조의3 제1항은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이 자신이 시공하는 1개 공사현장에서 대여받을 건설기계의 대여대금을 보증하는 보증서, 즉 현장별 보증서를 그 공사의 착공일 이전까지 발주자에게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장비 사업자가 따로 요구해야 받는 혜택이 아니라, 장비를 빌려 쓰는 건설사업자에게 법이 직접 지운 의무입니다. 보증서 발급 비용도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도급금액 산출내역서에 적도록 되어 있어, 이미 공사비에 반영된 비용입니다.
예외는 시행규칙 제34조의4에 정해져 있습니다. 도급금액 1억원 미만이면서 공사기간 5개월 이내인 공사, 하도급금액 5천만원 미만이면서 공사기간 3개월 이내인 공사, 산출내역서상 건설기계 대여대금 합계가 400만원 미만인 공사는 현장별 보증 대신 대여계약별 보증서를 장비 사업자에게 직접 건넬 수 있습니다. 또 발주자·건설사업자·장비 사업자가 직불에 합의했거나, 계약별 보증 대상이면서 1건의 대여계약 금액이 2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보증서를 주지 않아도 됩니다. 이때 같은 장비 사업자와 계약을 여러 건으로 쪼갰다면 금액을 합산하므로, 분할 계약으로 200만원 기준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보증 의무를 어기면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또는 1억원 이하의 과징금 대상이 됩니다. 발주자가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라면 제68조의3 제6항에 따라 보증서 제출 여부를 확인할 의무도 집니다. 현장별 보증서를 발급받은 건설사업자는 발급 사실과 보증 내용을 공사 현장에 게시해야 하므로, 현장 게시판이 보증 여부를 확인하는 첫 단서가 됩니다.
장비대금 지급보증은 선택이 아니라 법적 의무이고, 원칙은 착공 전 현장 단위 보증입니다.
2. 보증금은 계약서를 15일 안에 낸 장비 사업자에게, 4개월분 한도로 지급됩니다
보증서가 걸려 있어도, 내 계약서가 보증기관에 들어가 있어야 보증채권자가 됩니다.
현장별 보증은 현장 전체를 하나로 묶어 보증하는 구조라, 보증서만으로는 누가 채권자인지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행규칙 제34조의4 제5항은 장비 사업자가 대여계약서를 계약체결일부터 15일 이내에 현장별 보증서를 발급한 보증기관에 제출하도록 하고, 보증기관은 그 장비 사업자에게 보증채권자로 확정되었음을 통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확정 통보 없이 대금이 밀리면, 보증기관은 보증채권자 지위부터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출할 계약서가 아예 없는 경우입니다. 건설기계관리법 제22조는 건설기계 임대차 계약 당사자에게 임대료·임대차 기간 등을 적은 계약서를 작성해 서명날인한 뒤 서로 주고받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전화나 문자로 장비를 넣는 일이 많습니다. 계약서가 없으면 보증기관 제출도, 보증채권자 확정도 할 수 없으므로 장비 투입 전 계약서 작성과 15일 내 제출이 보증 회수의 출발점입니다.
받을 수 있는 금액에도 상한이 있습니다. 대여계약별 보증의 보증금액은 계약기간이 4개월 이하이면 대여금액에서 선급금을 뺀 금액이고, 4개월을 넘으면 대여금액을 계약기간(월)으로 나눈 뒤 4를 곱한 금액에서 선급금을 뺀 금액입니다. 예를 들어 월 800만원짜리 굴착기를 8개월 계약했다면, 대여금액 6,400만원 전부가 아니라 4개월분인 3,200만원이 보증 한도가 됩니다. 현장별 보증도 공사계약금액에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한 업종별 건설기계 투입비율을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같은 4개월 구조로 산정합니다.
결국 체불이 4개월을 넘겨 쌓이면 초과분은 보증으로 메워지지 않습니다. 대금이 한두 달 밀리기 시작할 때 바로 청구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증금은 기한 내 계약서를 제출해 확정된 채권자에게, 4개월분 한도 안에서만 나옵니다.
3. 보증서가 없거나 보증으로 부족하면 원청에 직접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장비대금에도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규정이 그대로 준용됩니다.
보증서를 받지 못했거나 보증 한도를 넘는 체불이 남았다면, 다음 수단은 직접지급 청구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은 건설기계 대여업자에 대한 대금 지급에 하도급대금 규정인 제34조 제1항·제8항과 제35조를 준용합니다. 이에 따라 장비를 빌린 하도급업체가 대금을 주지 않으면, 장비 사업자는 그 업체에 공사를 맡긴 원청에게 장비대금을 직접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직접지급 의무가 생기는 사유는 제35조 제2항에 나열되어 있습니다. 직불 합의를 한 경우, 장비대금 지급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대금 지급을 2회 이상 지체해 장비 사업자가 직접지급을 요청한 경우, 지급정지·파산·건설업 등록취소 등으로 대금을 줄 수 없게 되어 장비 사업자가 요청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대여대금 지급보증서를 주지 않은 경우입니다. 보증서 미교부 자체가 직접지급 사유라는 점은 보증서를 받지 못한 장비 사업자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다만 직접지급은 원청에게 새로운 부담을 지우는 제도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건설기계 대여대금 직접지급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주자로서는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의무를 한도로 하여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발주자가 …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 제35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 건설기계 대여업자 … 로부터 … 건설기계 대여대금 … 의 직접지급을 요청받을 당시 원사업자 또는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이미 변제로 소멸한 상태인 경우 발주자의 수급사업자 등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는 발생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7다242300 판결).
여기서 ‘발주자’는 장비를 빌린 업체에 공사를 맡긴 쪽, 하도급 현장이라면 원청을 가리킵니다. 즉 원청이 하도급업체에 기성금을 다 치른 뒤에야 직불을 요청하면, 원청에게는 더 줄 돈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청구가 막힙니다. “원청이 큰 회사니까 결국 주겠지”라는 기대가 위험한 이유입니다.
직접지급은 원청이 아직 치르지 않은 대금 범위에서만 가능하므로, 요청 시점이 곧 회수 가능 금액입니다.
4. 직불 요청이 늦으면 다른 채권자의 압류에 밀리고, 지연이자도 놓치게 됩니다
하도급업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압류 경쟁이 붙기 전에 직불 사유를 완성해야 합니다.
하도급업체가 자금난에 빠지면 장비 사업자만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자재업체, 금융기관, 세무서까지 그 업체가 원청에 갖는 공사대금채권을 압류하려 듭니다. 이때 누가 앞서는지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에 의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사유가 발생하기 전에 수급인의 제3채권자가 수급인의 발주자에 대한 채권에 대하여 압류 또는 가압류 등으로 집행보전을 하였다면 그 집행보전된 채권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하여는 하수급인에게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25. 4. 3. 선고 2021다273592 판결).
이 판결은 하도급대금 사건이지만, 제32조 제4항이 장비대금에 같은 제35조를 준용하므로 장비 사업자에게도 그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2회 이상 지체나 지급정지·파산을 이유로 한 직접지급은 법문상 장비 사업자의 ‘요청’까지 있어야 사유가 완성되므로, 요청이 늦을수록 그 사이 들어온 압류 금액만큼 몫이 줄어듭니다. 같은 판결은 직불 합의를 한 때에 직접지급의무가 생긴다고 보았으므로, 장비 투입 단계에서 발주자·원청·하도급업체와 직불 합의서를 받아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입니다.
지연이자도 챙겨야 합니다. 제32조 제4항이 준용하는 제34조 제1항에 따라 장비를 빌린 건설사업자는 상위 도급인으로부터 기성금·준공금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장비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고, 이를 넘기면 제8항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이율, 현재 연 15.5%의 지연이자를 붙여야 합니다.
시효도 주의할 부분입니다. 장비 사용료 채권은 민법 제164조 제2호의 동산 사용료(1년)인지, 제163조 제1호의 정기 지급 사용료(3년)인지가 다퉈지는 영역이라, 체불이 확인되면 1년 안에 지급명령·가압류 등으로 시효를 끊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장비대금 회수는 속도 싸움이고, 직불 사유를 먼저 완성한 쪽이 압류보다 앞섭니다.
5. 보증 확인부터 소송까지, 회수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보증 청구와 직불 요청을 동시에 진행하고, 막히면 곧바로 법원 절차로 넘어갑니다.
장비대금 체불 사건은 통상 ①보증 내역 확인(현장 게시물, 건설산업종합정보망을 통한 보증기관 통보 내역) → ②보증기관에 보증금 청구(대여계약서·작업일보·세금계산서·미지급 내역 제출) → ③원청에 내용증명으로 직접지급 요청 → ④지급이 없으면 법원 절차(상대 업체 소재지가 수원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지급명령·가압류·소송)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보증서를 주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관할 행정청에 신고해 제82조의 영업정지·과징금 절차를 촉구하는 방법도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대금을 줄 의사나 능력 없이 장비를 들인 정황이 뚜렷하다면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사기로 고소해 수원지방검찰청 송치까지 이어지는 형사 절차를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장비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여계약서가 있는지, 계약체결일부터 15일 이내에 보증기관에 제출해 보증채권자 확정 통보를 받았는지 확인합니다.
장비 투입일·작업시간이 적힌 작업일보·작업확인서와 세금계산서를 월별로 정리해 미지급액과 체불 개월 수를 계산합니다.
장비를 빌린 업체가 원청에서 기성금을 이미 받았는지, 직불 합의서가 있는지, 그 업체 공사대금에 다른 압류가 들어왔는지를 원청에 확인합니다.
이 자료를 갖춘 상태에서 건설 대금 분쟁에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보증금 청구와 직접지급 청구, 법원 절차를 한꺼번에 설계해 회수 가능 금액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장비대금 체불은 “다음 현장도 같이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에 독촉을 미루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금을 받지 못한 장비 사업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독촉보다 계약서·작업일보·보증채권자 확정 통보처럼 청구 자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료가 정리될수록 보증기관 청구와 직불 요청 모두 빨라집니다.
반대로 대금 지급을 요구받는 원청·하도급업체 입장에서도 “하도급사가 빌린 장비라 우리와 무관하다”는 대응은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증서 미제출은 영업정지·과징금 사유이고, 직불 사유가 생기면 이미 치른 기성금과 남은 기성금의 범위가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저는 장비대금을 받지 못한 쪽과 지급을 요구받은 건설사업자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보증채권자 확정 여부와 직불 요청 시점 하나로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장비대금이 두 달째 밀리기 시작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4개월 보증 한도를 넘기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급보증서를 직접 받은 적이 없는데 보증으로 받을 수 있나요?
A. 원칙인 현장별 보증서는 장비 사업자가 아니라 발주자에게 제출되므로, 받은 적이 없는 것이 정상일 수 있습니다. 현장 게시물이나 보증기관 통보 내역으로 현장별 보증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대여계약서를 보증기관에 제출해 보증채권자로 확정받아야 합니다.
Q. 계약서 없이 전화로 장비를 넣었는데 보증 청구가 되나요?
A. 보증채권자 확정은 대여계약서 제출을 전제로 하므로, 계약서가 없으면 보증 청구가 어렵습니다. 다만 문자·메신저 배차 기록, 작업일보, 세금계산서로 계약 사실 자체는 입증할 수 있으므로 직접지급 청구나 민사 소송으로 회수를 진행해야 합니다.
Q. 체불이 6개월 치인데 전액 보증으로 받을 수 있나요?
A. 보증금액은 4개월분 구조로 산정되므로 초과분은 보증으로 받기 어렵습니다. 나머지는 원청에 대한 직접지급 청구나 장비를 빌린 업체를 상대로 한 소송으로 회수해야 합니다.
Q. 장비를 빌린 하도급업체가 부도났는데 원청에 청구할 수 있나요?
A. 지급정지·파산 등으로 대금을 줄 수 없게 되었다면 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제4항이 준용하는 제35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원청에 직접지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청이 그 업체에 아직 지급하지 않은 대금 범위에서만 가능하고, 먼저 들어온 압류 금액은 빠지므로 요청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Q. 장비대금을 안 주는 업체를 사기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대법원은 사기죄 성립 여부를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이후 갚지 않더라도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다고 봅니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처음부터 줄 의사나 능력 없이 재무 상태를 속여 장비를 들였다는 정황이 있어야 사기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공공공사 현장이면 다른 점이 있나요?
A.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 발주 공사는 원·하수급인이 전자 대금지급시스템으로 공사대금을 받고, 그중 장비 사업자에게 줄 몫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없습니다(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 제9항). 공공 발주기관은 보증서 제출과 임대차 계약서 작성 여부를 확인할 의무도 지므로, 발주기관에 확인과 조치를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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