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건설현장에서 전날 회식 뒤 아침에 굴착기를 몰다 적발되거나, 술이 덜 깬 조종사가 작업 중 사고를 내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조종사뿐 아니라 현장을 책임지는 사람까지 수사 대상에 오르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현장소장님들 중 상당수는 “운전은 기사가 한 건데 내가 왜 처벌받느냐”, “술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평소 일 잘하는 분이라 그냥 시켰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사고가 나거나 신고가 들어가면, 경찰은 “그 상태를 알고도 맡겼는가”를 가장 먼저 묻고, 동료 인부들의 진술과 메신저 대화가 그 답을 만들어 버립니다.
최근 수사 실무는 건설기계 음주 조종을 단순한 개인 일탈로 보지 않고, 술에 취한 사실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거나 조종을 지시한 고용주·관리자의 책임을 별도로 묻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술 마신 기사에게 굴착기를 맡긴 현장소장이 어떤 근거로, 어느 정도까지 처벌될 수 있는지 관련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굴착기 음주 조종은 기사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조종사는 물론 이를 알고 맡긴 쪽도 별도의 처벌 규정이 있습니다.
굴착기는 건설기계관리법상 건설기계입니다. 같은 법 제27조의2 제1항은 건설기계조종사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건설기계를 조종하지 못하도록 하고,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도로교통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합니다. 도로교통법상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단속 대상 ‘자동차등’에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까지 포함시키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6호는 제44조의 경우 도로 외의 곳에서의 운전도 ‘운전’에 포함하므로, 도로가 아닌 공사현장 안에서 굴착기를 몬 경우에도 음주운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건설기계관리법은 조종사 본인뿐 아니라 이를 시킨 쪽도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은 시킨 적 없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조항입니다.
기사의 음주 조종과 그것을 알고 맡긴 사람의 책임은 서로 다른 조문으로 따로 성립합니다.
2. 처벌의 핵심은 “술 취한 것을 알았는가”입니다
알고도 말리지 않았거나 조종을 지시했다면 고용주 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건설기계관리법 제27조의2 제2항은 고용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고용주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가 없는 자나 제1항제1호에 따라 조종을 하여서는 아니 되는 건설기계조종사가 건설기계를 조종하는 것을 알고도 말리지 아니하거나 그러한 자가 건설기계를 조종하도록 지시해서는 아니 된다(건설기계관리법 제27조의2 제2항).
이 조항을 어긴 고용주는 같은 법 제40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핵심은 ‘알고도’입니다. 술 냄새가 났는지, 전날 같이 술을 마셨는지, 아침 작업 시작 전 상태를 눈으로 확인했는지, 다른 인부가 “기사님 아직 취했다”고 알려준 적이 있는지가 모두 고의 인정의 자료가 됩니다.
소장님이 직접 “오늘 정리만 하고 오라”고 시켰다면, 소장님이 법문상 ‘고용주’에 해당하는지와 별개로 조종사의 범행을 교사한 것이 되어 형법 제31조에 따라 정범과 같은 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말리지 않고 지켜본 경우에는 형법 제32조의 방조가 문제 됩니다. 그리고 소속 회사는 건설기계관리법 제43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숙취 상태는 본인도 몰랐을 수 있습니다. 어제 늦게까지 마셨다 하더라도 아침 호흡 측정에서 0.03퍼센트가 넘게 나올지는 체질과 시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소장이 그 정도까지 인식했는지는 별도로 다투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술 취한 상태를 알았는가’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가장 큰 기준입니다.
3. 사고가 나면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겹칩니다
음주 조종을 방치한 안전관리 소홀은 별도의 형사책임으로 이어집니다.
음주 조종 자체의 책임과 별개로, 굴착기에 근로자가 끼이거나 부딪혀 숨지거나 다친 경우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이 문제 됩니다.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현장 작업을 지휘·감독하는 소장은 작업자 배치와 건설기계 투입을 결정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조종사의 음주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투입한 사정이 과실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법 제38조는 사업주가 기계·기구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하도록 하고, 이를 어겨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제167조 제1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99조와 제200조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쓰는 작업에서 유도자를 배치하고, 운전 중인 기계에 부딪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근로자를 출입시키지 않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유도자 없이 취한 기사에게 굴착기를 맡겼다면 안전조치 위반이 문제 됩니다.
현장소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제15조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나 제16조의 관리감독자로 지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이때 사업주와 별개로 행위자로서 책임을 질 수 있으며 법인에게는 제173조에 따라 최대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나는 순간 음주 조종 문제는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확장됩니다.
4. 형량은 알코올 농도, 사고 여부, 지시의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현장소장이라도 단순 방치와 직접 지시의 처벌 수위는 다릅니다.
조종사의 음주 조종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으로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사안에서 건설기계관리법 제40조 제2항 제1호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합니다.
이를 알고 맡긴 쪽은 앞서 본 건설기계관리법 제40조 제2항 제2호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실무에서는 사고가 없고, 소장이 단순히 말리지 않은 정도이며, 사업주가 안전교육과 음주 확인 절차를 갖추고 있었다면 벌금형이나 선처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소장이 직접 지시했거나 사고로 사람이 다쳤다면 정식 재판과 징역형 구형까지 각오해야 합니다.
조종사의 건설기계조종사면허는 건설기계관리법 제28조 제7호에 따라 취소 또는 정지될 수 있어, 조종사와 현장 사이의 합의·구상 문제도 따로 생깁니다.
5. 수사는 이렇게 진행되고, 초기 진술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음주 사실을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한 첫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현장 신고 또는 사고 접수(수원 지역 현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조종사 음주 측정 및 현장 관계자 참고인 조사 → ③피의자 전환 후 소장 조사,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망 사고라면 고용노동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산업재해 수사가 병행됩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나는 몰랐다”고만 진술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고 전날과 당일 아침의 회식·대화·출근 시각을 메신저와 출입 기록으로 복원해, 소장이 조종사의 상태를 접한 시점을 확인합니다.
작업일보, 작업계획서, 유도자 배치 기록, 안전교육 일지를 모아 평소 음주 확인 절차가 있었는지 정리합니다.
조종사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와 측정 시각을 확인하고, 위드마크 역산이 필요한지 검토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인식 여부, 지시 여부, 사업주와의 책임 분담을 구분해 대응하면 불필요하게 무거운 혐의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현장에서는 “일손이 급하고 평소 믿던 기사님이라 그냥 넘어갔다”는 이유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은 처음 쓴 진술서 한 장이 이후 수사 방향을 정합니다.
혐의를 받는 소장 입장에서는 술 취한 사실을 정말 알 수 없었는지, 아니면 알 수 있었는데 방치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반대로 사고를 당한 근로자나 유족 입장에서는 누가 어떤 지시를 했고 어떤 안전조치가 빠졌는지를 증거로 정리해야 합니다.
저는 건설현장 안전사고와 음주 관련 사건에서 현장 관리자 쪽과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확보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사고가 이미 발생했다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사가 알아서 술 마시고 운전한 건데 현장소장도 처벌되나요?
A. 소장이 술에 취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건설기계관리법상 고용주 처벌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알고도 말리지 않았거나 지시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알았는지’가 쟁점입니다.
Q. 공사현장은 도로가 아닌데도 음주운전이 되나요?
A. 됩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제44조의 경우 도로 외의 곳도 운전에 포함하고, 굴착기를 포함한 건설기계도 제44조 제1항에서 규율합니다. 건설기계관리법상 음주 조종 금지도 별도로 적용됩니다.
Q. 전날 마셔서 숙취가 있었는데 소장은 괜찮아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A. 소장이 음주 상태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술 냄새, 안색, 동료의 제보가 있었다면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될 수 있어 당시 정황 자료가 중요합니다.
Q. 사고가 없었다면 처벌이 약해지나요?
A. 사고가 없는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문제 되지 않아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건설기계관리법상 고용주 처벌 조항은 사고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Q. 회사도 같이 처벌되나요?
A. 건설기계관리법 제43조와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에 따라 법인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위반을 막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했다면 면책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음주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에 관한 초기 진술이 사건 방향을 결정하고, 사고가 있었다면 수사기관이 여러 혐의를 함께 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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