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동킥보드를 타고 인도를 달리다가 보행자와 부딪혀 상해를 입히는 사고가 늘면서, 가해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다친 분이 괜찮다고 했으니 합의만 하면 끝나는 것 아니냐”, “자전거 정도인데 설마 형사처벌까지 가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합의서를 받아 두었는데도 경찰에서 입건 통보가 오고, 검찰에서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게 됩니다. 킥보드로 인도를 달린 사고는 일반적인 교통사고와는 법이 다르게 다루는 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보도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한 사고를 합의와 보험으로도 면해지지 않는 예외 사유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합의는 분명 중요하지만, 형사책임이 합의로 자동 종결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킥보드 인도 사고가 왜 형사 문제가 되는지, 합의가 어디까지 효력을 가지는지, 그리고 사고 직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킥보드도 도로교통법상 ‘차’이므로 인도 사고는 교통사고로 처벌됩니다
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속하는 차이고, 운전자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으로 책임을 집니다.
흔히 킥보드를 장난감이나 보행 보조 수단 정도로 생각하지만, 도로교통법은 전동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를 원동기장치자전거의 한 종류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는 법이 말하는 ‘차’에 해당하므로, 킥보드를 타고 사람을 다치게 하면 자동차 사고와 같은 교통사고 법체계가 적용됩니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에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 또는 중과실치상이 문제됩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이 죄를 범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도 같은 조문의 범위에서 처벌됩니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13조 제1항은 차마의 운전자가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에서는 차도로 통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보도는 보행자만 다닐 수 있도록 연석선이나 안전표지로 구분한 부분이므로, 킥보드가 인도에 올라선 순간 이미 통행 규칙 위반 상태가 되고, 그 상태에서 사람을 친 것이 사고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킥보드로 인도에서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자동차 사고와 같은 형사 교통사고 체계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2. 보도 침범 사고는 피해자와 합의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일반 교통사고는 합의하면 공소를 못 하지만, 보도 침범은 그 예외 12가지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 상해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해자는 합의서나 처벌불원서를 받으면 사건이 끝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조문의 단서가 이 원칙에서 빠지는 사유를 열거하고 있고, 보도 침범이 그중 하나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3조제1항을 위반하여 보도(步道)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하거나 같은 법 제13조제2항에 따른 보도 횡단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 제9호).
즉 킥보드가 보도가 설치된 도로의 인도를 달리다가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류를 내더라도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가 있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사건을 종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일반 접촉사고와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도가 설치된 도로’라는 요건입니다. 연석이나 안전표지로 차도와 보도가 구분되어 있는지, 사고 장소가 공원 산책로나 아파트 단지 내 통로처럼 도로 자체가 아닌 곳인지에 따라 이 예외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고 장소를 현장 사진, 지도, 블랙박스·CCTV로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보도 침범 사고는 합의서가 있어도 공소제기가 막히지 않는 특례의 예외 사유입니다.
3.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보도 침범 사고에서는 공소 면제 효과가 없습니다
보험 특례도 같은 단서 사유에는 적용되지 않아, 보험 처리만으로 형사 문제가 끝나지 않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는 사고를 낸 차가 일정한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되어 있으면 일정한 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종합보험 특례입니다. 킥보드 대여업체의 보험이나 개인이 가입한 보험으로 치료비를 처리했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제1항 단서).
보도 침범은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므로,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공소제기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피해자가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가 되거나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이 생긴 경우, 보험계약이 무효·해지되거나 면책 규정으로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에도 같은 예외가 적용됩니다.
실무에서는 킥보드가 보험 가입 대상인지부터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 소유 킥보드는 자동차처럼 의무보험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공유 킥보드는 대여업체가 가입한 보험의 보장 범위와 면책 사유가 달라 보상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가입한 보험이 이 사고를 실제로 보장하는지 약관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이 있어도 보도 침범 사고의 형사책임은 그대로 남고, 보험이 없으면 치료비·위자료 부담도 가해자가 직접 집니다.
4. 합의는 형사 처벌 수위와 민사 책임을 줄이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합의가 공소제기를 막지는 못하지만, 처분 결과와 양형에서는 가장 유리한 사정입니다.
합의가 의미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합의 사실과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는 검사가 기소 여부와 약식·정식을 정할 때, 그리고 법원이 형을 정할 때 매우 크게 반영되는 사정입니다. 형법 제51조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와 범행 후의 정황을 양형 조건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같은 보도 침범 사건이라도 합의 여부에 따라 벌금 약식으로 끝날 수도, 정식 재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민사 측면에서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배상책임을 지고, 치료비·휴업손해(일실수입)·위자료가 손해액을 이룹니다. 합의서를 쓸 때 이 항목이 모두 포함된 금액인지, 향후 후유장해가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를 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추가 청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었는데 실제로는 치료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면 합의의 유효성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가중되는 사정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사고 후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도주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에서 곧바로 예외로 분류되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도주치상으로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음주 상태에서 킥보드를 운전했거나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없이 운전했다면 이 역시 특례의 예외 사유가 됩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다치게 한 경우도 같습니다.
합의는 공소제기를 막는 장치가 아니라, 처분과 양형을 유리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자료입니다.
5. 사고 직후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사고 직후 구호와 현장 확보, 그다음 합의의 순서가 이후 처분 방향을 결정합니다.
킥보드 인도 사고는 통상 ①사고 접수 및 현장 조사(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 교통조사팀) → ②가해자·피해자 조사와 진단서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진단서의 상해 정도가 중하고 보도 침범이 인정되면 약식명령이 아니라 정식 재판으로 가는 비중도 커집니다.
사고를 낸 직후라면 아래 순서로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의 구호가 최우선입니다. 119 신고와 병원 이송을 하고, 현장을 이탈하지 말고 경찰에 연락해 사고 사실을 알려 도주 의심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사고 장소의 연석·보도 구조, 킥보드 진행 방향, 속도, 주변 CCTV와 블랙박스 위치를 사진과 영상으로 확보합니다. 보도가 설치된 도로인지, 보행자가 갑자기 뛰어든 것은 아닌지가 책임 범위를 가릅니다.
피해자의 진단서와 치료 경과를 확인한 뒤, 치료비·휴업손해·위자료를 구분해 합의서를 작성하고 처벌불원서를 함께 받습니다. 합의 금액과 지급 방식, 향후 치료비 부담 범위를 서면에 남겨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보험 보장 여부와 형사 기소 가능성을 함께 따져 합의 시점과 금액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호인의 도움을 받으면 합의 조건 협상, 진술 정리, 의견서 제출을 한꺼번에 준비해 처분 결과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킥보드 사고는 “잠깐 인도로 올라간 건데”, “다치신 분이 괜찮다고 하셨는데”라는 마음 때문에 형사절차를 가볍게 보고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를 낸 가해자 입장에서는 합의가 곧 종결이라는 믿음을 버리고,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어떤 시점에 어떤 내용으로 확보하느냐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진술이 엇갈리거나 속도, 장소에 대한 기억이 불분명하면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친 피해자 입장에서도 가해자의 보험 여부와 보장 범위에 따라 실제 배상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합의서에 후유장해와 추가 치료비를 어떻게 반영할지 정하지 않고 서명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저는 교통사고와 폭행·상해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양쪽 입장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합의의 내용과 시점에 따라 처분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합의를 했는데도 불안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처분이 정해지기 전 마지막 기회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가 합의서를 써 줬는데도 기소될 수 있나요?
A. 보도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한 사고라면 가능합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9호가 합의와 무관하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예외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합의는 처분과 양형에서 크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Q. 킥보드가 자전거 같은 것이라 형사처벌이 약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속하는 차이므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업무상과실치상 등으로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Q. 보험으로 치료비를 처리하면 형사 문제는 끝나나요?
A. 보도 침범 사고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공소제기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험은 민사 배상 부담을 줄일 뿐 형사책임까지 없애지는 않습니다.
Q. 사고 후 놀라서 그냥 자리를 떠났는데 어떻게 되나요?
A.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면 도주로 평가되어 특례의 예외가 되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빨리 경찰에 사고를 알리고 사실대로 진술해야 합니다.
Q. 피해자가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데 합의금은 어떻게 정하나요?
A. 치료비, 치료 기간 동안의 휴업손해, 위자료를 합산해 협의합니다. 진단서의 상해 정도와 치료 경과를 확인하고, 향후 치료비 부담 범위를 합의서에 명시해야 이후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Q.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사고 장소, 속도, 피해자 구호 경위에 대한 초기 진술이 이후 입건 여부와 처분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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