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오락실 단속에서는 환전, 점수보관증, 자동진행장치 사용을 하나의 위반으로 뭉뚱그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적용 조항과 입증해야 할 사실은 서로 다릅니다.
어떤 범죄로 조사받는지가 먼저
피의사실에 ‘환전’, ‘사행행위 조장’, ‘등급분류와 다른 게임물 제공’이 함께 적혀 있더라도 각 혐의가 요구하는 행위와 주관적 요소는 다릅니다. 특히 대법원 2007도6706 사건의 공모 판단을 곧바로 모든 환전죄의 기계적인 기준처럼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수사기록에서 적용법조, 공범 간 연락·정산 내역, 게임점수의 현금화 방식, 점수보관증의 이전 가능성 및 똑딱이 설치 경위를 별도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전죄와 사행행위 조장죄의 법적 구분
게임 결과물을 현금으로 바꾸거나 이를 알선·재매입하는 영업은 법 제32조 제1항 제7호에서 다룹니다. 이와 별개로 게임장 운영자가 게임물을 이용하여 도박이나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게 하거나 방치한 경우에는 제28조 제1항 제2호와 제44조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두 행위는 현장에서 함께 나타나기도 하지만 구성요건과 증거가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32조 제1항 제7호의 금지행위를 업으로 한 경우 제44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의 적용을 검토할 때에는 환전의 반복성·계속성, 수수료나 환전율, 거래 상대방 및 관계자의 관여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외부 환전소와의 공동책임을 쉽게 단정하면 안 되는 이유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6706 판결은 게임장과 인근 상품권환전소가 서로 다른 공간에 있더라도 연락 내역, 개업 경위, 동일 상품권 취급, 단속에 관한 상호 연락 등에서 역할분담이 인정되는지 검토한 사건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판결이 직접 환전죄만을 판단한 것이 아니라 게임물을 이용한 사행행위와 공동정범 성립을 다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환전소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나 손님이 외부에서 환전했다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공동정범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누가 환전소를 소개했는지, 운영자 간 정산이나 지시가 있었는지, 실제로 공동 목적 아래 행위를 나누어 수행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점수보관증의 이름이 아니라 경제적 기능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7도16214 판결에서는 우연한 결과에 따라 얻은 점수를 5,000점이나 1만점 단위로 나눈 보관증을 발행하고, 그 증서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다시 게임에 사용할 수 있었던 사정이 중요했습니다. 법원은 해당 증표를 사업자가 제공해서는 안 되는 경품 등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5도19075 판결도 게임 결과물로 발급된 증서가 사실상 양도되거나 거래될 수 있고 소지자가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경우의 사행행위 문제를 다뤘습니다. 고객 이름이 적혀 있더라도 실제 사용을 제한하지 않았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손님이 가져온 똑딱이와 업주가 비치한 똑딱이
2013도15556 판결은 게임 내용에 변경을 가져오지 않는 단순 외장형 자동누름장치를 제공한 사정만으로 당시 문제 된 ‘등급과 다른 게임물 제공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현행 시행령 별표 2 제9호는 자동진행장치 또는 소프트웨어의 제공뿐 아니라 이용자가 사용하게 하는 행위도 금지합니다.
손님이 장치를 직접 가져왔다는 항변도 이와 같은 별도 준수사항 위반 여부까지 끝내지는 못합니다. 종업원이 장치 사용을 알았는지, 중단을 요청했는지, 업주가 묵인했는지, 사용 장면과 관리 지침이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함정수사와 기존 위반행위의 구별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7도16810 판결에서는 경찰관이 환전을 거절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환전을 요구해 새로 범의를 유발했다면 해당 환전 부분은 위법한 함정수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수사에서 발견된 기존의 사행행위 조장행위까지 모두 당연히 공소기각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수사 경위를 다툴 때에도 경찰이 처음 요구한 때, 거절했는지, 얼마나 반복해 요구했는지, 기존에 실제로 환전·사행행위가 있었는지를 구분해서 기록해야 합니다. 수사절차 위법 주장은 개별 혐의와 연결해 판단해야 합니다.
행정처분과 형사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면
게임장 운영에 문제가 발생하면 경찰 수사·검찰 처분과 지자체의 영업정지·허가취소 절차가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똑딱이 제공·사용허용은 단순히 제32조 제1항 제2호 위반인지 여부만으로 대응을 마쳐서는 안 됩니다.
형사사건에서 다투는 범죄사실, 행정청에서 제시한 준수사항 위반 사실, 처분사전통지의 의견제출 기한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환전 관련 혐의가 부정되더라도 다른 위반행위까지 반드시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업주와 종업원·외부업자의 책임은 동일하지 않다
게임장 운영자, 현장관리자, 아르바이트생, 환전업자는 서로 다른 업무를 담당할 수 있습니다. 특정 행위를 누가 지시했는지, 누가 직접 실행했는지, 다른 사람의 불법행위를 알고 가담했는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단속 때 같은 공간에 있었거나 급여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람이 환전·사행행위의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역할분담, 범행에 관한 인식, 정산관계 등 객관적 사정을 토대로 책임을 나누어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박 가능성이 갈리는 핵심 자료
환전소가 독립적으로 영업했다면 운영자 간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자동진행장치가 문제라면 누가 설치·제공했는지와 실제 사용을 허용했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압수된 기기나 CCTV가 사건 당시 상태를 반영하는지, 단속 전후 설정이 달라지지는 않았는지까지 확인해야 사실관계 다툼의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정리 및 대응 방향
게임산업법 위반 사건은 행위별 구성요건과 행정제재를 분리하여 검토해야 합니다.
게임산업법 관련 사건에서는 적용법조별로 구성요건과 입증자료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수사와 행정절차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에는 각 절차의 기한과 자료를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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