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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 매매예약 가등기로 소유권이 넘어갈 위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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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 매매예약 가등기로 소유권이 넘어갈 위기라면 

최용석 변호사

부동산 등기부를 확인하다 보면 소유권란 아래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가등기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래전에 작성된 가등기라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가등기권자가 본등기를 요구하면서 소유권을 넘기라고 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반대로 실제로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예약하고 가등기까지 해두었는데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본등기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등기부에 적힌 ‘매매예약’이라는 글자가 아닙니다. 실제로 부동산을 사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돈을 빌려주면서 갚지 않을 경우 부동산을 가져가기 위해 가등기를 해둔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두 경우는 적용되는 법과 본등기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완전히 다릅니다.

가등기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실제 매매계약을 앞두고 앞으로 받을 소유권의 순위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가등기입니다. 이를 순위보전 가등기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돈을 빌려주면서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을 경우 부동산을 넘겨받기 위해 설정하는 담보가등기입니다. 등기부에는 둘 다 ‘매매예약’이라고 적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등기부 문구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도 가등기가 담보 목적인지는 등기부의 형식적인 기재가 아니라 실제 돈의 흐름과 계약 경위, 당사자들이 무엇을 약속했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14713 판결).

예를 들어 부동산 시세가 5억원인데 A가 B에게 1억원을 빌려주면서 “돈을 못 갚으면 이 부동산을 넘긴다”는 내용으로 매매예약서를 작성하고 가등기까지 했다면, 이름은 매매예약이라도 실제 목적은 채권담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실제 매매대금을 정하고 계약금이나 중도금까지 지급했으며,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소유권을 넘기기로 했다면 순위보전 목적의 매매예약 가등기로 볼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소송에서는 차용증, 계좌이체 내역, 실제 매매대금을 지급했는지, 돈을 빌려준 적이 있는지, 이자를 지급했는지, 가등기를 설정할 당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문자와 카카오톡, 녹취, 계약서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담보가등기라면 부동산 가격도 따져봐야 합니다. 이미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다면 부동산 전체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부동산 가치에서 선순위 담보채무를 뺀 나머지 가치와 빌려준 돈을 비교합니다. 그 결과 부동산의 남은 가치가 채권액보다 크다면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매매예약 가등기라면 ‘10년’이 가장 중요한 경우가 많다

진짜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가등기라면 매매예약완결권이 문제 됩니다. 매매예약완결권은 쉽게 말해 “이제 실제 매매계약을 확정하겠다”고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런 권리는 행사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예약이 성립한 때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10년이 지나면 매매예약완결권은 제척기간이 지나 소멸합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다26425 판결).

소멸시효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제척기간은 중간에 독촉했다고 해서 다시 처음부터 계산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기간 내에 실제로 완결권을 행사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15년이나 20년 전에 설정된 매매예약 가등기가 갑자기 문제 됐다면 가장 먼저 예약 날짜와 완결권 행사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가등기권자가 “10년 안에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주장한다면 내용증명을 작성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실제로 의사표시가 도달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우편물 배달증명이나 당시 상대방이 답변한 문자, 이메일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내용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달라”, “가등기를 정리해 달라”고 말한 것인지, 아니면 매매예약을 완결해 실제 소유권을 취득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하게 표시돼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10년 안에 본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그 소장에 매매예약을 완결한다는 의사가 명확하게 표시돼 있고 소장이 상대방에게 송달됐다면, 그 과정에서 완결권 행사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소를 언제 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10년 안에 완결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매매예약완결권을 10년 동안 행사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소유자는 더 이상 본등기의 원인이 되는 권리가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가등기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담보가등기라면 바로 본등기로 소유권을 가져갈 수 없다

가등기의 실제 목적이 돈을 빌려주고 그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담보가등기권자는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본등기를 하고 부동산을 자기 소유로 가져갈 수 없습니다.

가등기담보법에서 정한 청산절차를 먼저 거쳐야 합니다. 쉽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채권자가 2억원을 빌려주고 시가 5억원인 부동산에 담보가등기를 해두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채무자가 2억원을 갚지 못했다고 해서 채권자가 5억원짜리 부동산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지나치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채권자는 채무가 변제기에 이른 뒤 부동산 가치와 자신이 받아야 할 채권액을 계산하고, 부동산 가치가 더 크다면 그 차액을 청산금으로 돌려줘야 합니다. 먼저 채무자에게 청산통지를 해야 합니다. 이 통지에는 현재 부동산을 얼마로 평가하는지, 남은 채권이 얼마인지, 그 결과 지급할 청산금이 얼마인지 또는 청산금이 없다는 내용을 밝혀야 합니다.

통지가 도달한 뒤에는 2개월의 청산기간도 지나야 합니다. 청산금이 있다면 이를 지급해야 하고, 그 뒤에야 본등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는 채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미리 “청산절차 없이 바로 소유권을 넘긴다”고 약정했더라도 그대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7다202296 판결).

여기서 매매예약 가등기와 큰 차이가 생깁니다. 실제 담보가등기라면 등기부상 원인이 매매예약으로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매매예약완결권의 10년 제척기간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담보가등기에서 매매예약이라는 형식은 담보권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1다210805 판결).

청산금이 너무 적게 계산됐다면 본등기를 그대로 넘겨줘야 할까

담보가등기 사건에서는 청산금 액수를 놓고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권자가 “부동산 가치는 3억원이고 남은 대출금과 내 채권을 빼면 청산금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채무자가 보기에는 실제 시세가 5억원인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부동산 가격이 얼마인지, 채권자가 주장하는 원금과 이자가 맞는지, 이미 변제한 금액은 없는지를 하나씩 따져야 합니다. 채무자는 최근 실거래가와 감정평가자료, 공시자료 등을 제출해 부동산 평가가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권액에 대해서는 차용증과 금융거래내역을 확인해 이미 갚은 원금이나 이자가 포함돼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청산금 자체가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청산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는 서로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채권자는 청산금을 주지 않으면서 부동산만 먼저 넘겨달라고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채권자가 본등기청구소송을 제기했다면 채무자는 “적법한 청산통지가 없었다”, “2개월의 청산기간이 지나지 않았다”, “청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담보채권 자체가 이미 일부 또는 전부 변제됐다”는 항변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반소로 청산금 지급이나 가등기말소를 함께 청구하는 방법도 사건의 구조에 따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본등기까지 이미 끝났다면 더 서둘러 확인해야 한다

담보가등기권자가 청산절차 없이 본등기까지 마쳐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가등기담보법에서 정한 청산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 본등기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는 본등기 말소를 요구할 수 있고, 적법한 청산절차가 없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청산절차가 없어 본등기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이후 채권자가 다시 적법한 청산절차를 밟으면 등기가 실제 법률관계에 맞는 것으로 인정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등기가 이미 이루어졌다면 “어차피 무효니까 나중에 소송하면 된다”고 두기보다 현재 등기 상태와 청산절차 진행 여부부터 빠르게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경매가 이미 시작된 사건도 따로 봐야 합니다. 청산금을 지급하기 전이나, 청산금이 없는 경우에는 청산기간이 지나기 전에 강제경매 등이 신청됐다면 담보가등기권자가 본등기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때 담보가등기권자는 경매절차에서 우선변제를 받는 쪽으로 권리를 행사하게 됩니다.

또 담보가등기가 설정된 부동산 자체가 경매로 매각됐다면 담보가등기권은 원칙적으로 소멸하므로, 이후 그 가등기를 근거로 본등기를 했다면 그 등기의 효력이 문제가 됩니다.

제3자에게 소유권까지 넘어갔다면 말소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가장 까다로운 상황은 담보가등기권자가 본등기까지 마친 뒤 부동산을 다시 제3자에게 팔아버린 경우입니다. 본등기가 처음에는 적법한 청산절차 없이 이루어져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제3자가 그 사정을 모르고 부동산을 취득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등기담보법은 이런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합니다. 대법원도 청산절차를 거치지 않은 본등기를 기초로 제3자가 그 하자를 알지 못한 채 소유권을 취득했다면 채무자가 더 이상 본등기 말소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6다248325 판결).

이 경우 “그 제3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주장하는 사람이 이를 입증해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3자가 가등기권자의 가족이거나 매우 가까운 사업관계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악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거래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았는지, 본등기 직후 곧바로 이전했는지, 이전 과정에서 기존 분쟁을 알고 있었다는 문자나 계약자료가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선의의 제3자 때문에 소유권을 다시 돌려받기 어렵더라도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남은 청산금 문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말소청구가 가능한지와 청산금 청구를 해야 하는지를 나눠서 검토해야 합니다.

가등기를 말소하려면 누구를 상대로 해야 할지도 확인해야 한다

오래된 가등기를 없애려고 할 때는 현재 가등기권자가 누구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가등기권리가 다른 사람에게 이전돼 가등기이전의 부기등기가 되어 있다면 원래 가등기권자가 아니라 현재 권리를 넘겨받은 사람을 상대로 말소를 구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가등기의 양수인을 상대로 말소를 구하면 되고, 양도인은 피고가 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4. 10. 21. 선고 94다17109 판결). 소유자는 자신의 소유권을 방해하는 등기를 제거한다는 의미에서 직접 가등기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신해 말소청구를 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본등기를 막기 위해 가처분부터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부분은 주의해야 합니다.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는 이미 가등기로 순위가 확보된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처분금지가처분처럼 등기부에 본등기금지가처분을 올려 막는 방식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가처분결정을 받더라도 등기부에 공시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실제 방어에서는 말소소송과 현재 등기상태를 함께 보고 대응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결국 가등기 분쟁은 등기부의 ‘매매예약’이라는 한 줄만 봐서는 알 수 없다

가등기권자가 본등기를 요구한다고 해서 먼저 10년이 지났는지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매매예약을 위한 가등기라면 매매예약완결권의 10년 제척기간이 핵심이 될 수 있지만, 실질이 돈을 빌려주고 받은 담보가등기라면 전혀 다른 법리가 적용됩니다.

담보가등기라면 채권자가 적법한 청산통지를 했는지, 부동산 가격과 남은 채권액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2개월의 청산기간이 지났는지, 지급해야 할 청산금은 없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본등기가 끝났다면 제3자에게 다시 소유권이 넘어갔는지도 바로 살펴봐야 합니다. 제3자가 선의로 취득한 뒤에는 부동산 자체를 되찾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오래된 매매예약 가등기를 근거로 상대방이 본등기를 요구하고 있거나, 돈을 빌리면서 설정했던 가등기로 채권자가 부동산 소유권을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면 등기부만 보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등기부와 매매예약서, 차용증, 실제 금전거래내역, 가등기 설정 당시 문자와 계약자료, 부동산 시세와 선순위 담보채무를 함께 검토해 순위보전 가등기인지 담보가등기인지부터 확인하고, 본등기청구가 가능한 사건인지, 제척기간이나 청산절차 미이행을 이유로 가등기와 본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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