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소액 급전을 빌렸다가 불법 사채업자에게 가족·직장 연락처까지 넘어가 고통받는다는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가족이 알면 큰일 나니 일단 주는 대로 줘야 한다”, “내가 빌린 돈이니 이 정도 독촉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 수십만 원씩 계속 보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처음 빌린 금액보다 이미 더 많이 갚았는데도 “가족한테 문자 돌리겠다”는 협박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요구 금액만 커지는 것이 전형적인 전개입니다.
그러나 법은 이런 행위를 채무자의 책임으로 보지 않습니다.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겁을 주어 돈을 받아내는 행위는 채무 추심이 아니라 공갈죄·협박죄가 문제되는 범죄이고, 빌린 돈의 이자 약정 자체가 무효일 수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불법 사채업자의 가족 통보 협박이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지, 이미 보낸 돈은 어떻게 되는지,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가족에게 알리겠다며 돈을 요구하면 공갈죄가 문제됩니다
빌린 돈이 있어도, 겁을 주어 받아내는 방식이면 범죄가 됩니다.
형법 제350조는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갈은 상대방이 겁을 먹을 만한 해악을 알려 의사결정의 자유를 억누르는 것이고, “가족과 직장에 빚 사실을 알리겠다”, “지인들에게 사진을 뿌리겠다”는 말은 그 해악의 고지에 해당합니다.
채권자라는 사정은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받을 돈이 있더라도 그 권리를 행사하는 수단이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면 위법하고, 특히 불법 사채업자는 애초에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이자의 범위가 법으로 막혀 있어 “내 돈을 받으려 한 것”이라는 주장은 더욱 설득력이 약합니다.
가족에게 알린다는 말 없이 단순히 “갚지 않으면 해코지하겠다”고 한 경우에는 형법 제283조의 협박죄(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과료)가 먼저 문제되고, 돈을 실제로 받아갔다면 공갈죄로 넘어갑니다. 즉 돈이 오갔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질 뿐, 협박 자체는 어느 쪽이든 처벌 대상입니다.
가족에게 알리겠다는 말로 돈을 받아냈다면, 그 자체가 공갈죄가 문제되는 별개의 범죄입니다.
2. 불법 추심은 채권추심법이 별도로 금지하고 처벌합니다
가족 연락, 반복 문자, 야간 전화는 각각 독립된 처벌 조항이 있습니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은 채권추심자가 채무자 또는 관계인을 폭행·협박하거나 위계·위력을 쓰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를 어기면 제15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채권추심자는 채권추심과 관련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오후 9시 이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에 전화하는 등 말·글·음향·영상 또는 물건을 채무자나 관계인에게 도달하게 함으로써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3호).
여기서 ‘관계인’에는 가족이 포함되므로, 가족에게 반복적으로 전화·문자를 보내는 것도 이 조항으로 막힙니다. 또한 채무를 변제할 법률상 의무가 없는 가족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해 불안감을 일으키는 행위(제9조 제6호), 직장 등 다수인이 모여 있는 곳에서 채무 사실을 공연히 알리는 행위(제9조 제7호)도 금지되며, 제9조 제2호부터 제7호까지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가족이 빚을 대신 갚아야 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보증을 서지 않았다면 부모·배우자·자녀라도 채무자의 빚을 떠안지 않는다는 점은 가족에게도 분명히 알려 두셔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업자가 “가족이 갚겠다고 했다”며 가족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족이 그런 연락을 받았다면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저장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법정 이자를 넘는 이자는 무효이고 이미 낸 돈도 따져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보낸 돈은 정당한 이자와 원금부터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대부업법 시행령 제5조에 따라 대부업자가 개인에게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은 연 20%가 한도이고, 사례금·수수료·공제금·연체이자 등 명목이 무엇이든 대부와 관련해 받는 돈은 모두 이자로 봅니다(대부업법 제8조 제2항). 이자율을 넘는 부분은 무효이고(제8조 제4항), 초과해서 낸 이자는 원금에 충당되며 원금까지 다 갚고도 남았다면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8조 제5항).
선이자도 계산이 달라집니다. 100만원을 빌리면서 20만원을 미리 떼고 80만원만 받았다면, 이자율은 실제로 받은 80만원을 원본으로 삼아 산정합니다(제8조 제6항). 이른바 ‘카드깡’이나 ‘수수료’ 명목으로 얹은 금액도 마찬가지로 이자로 합산되어, 겉으로는 연 20% 안쪽처럼 보여도 실질은 연 수백 퍼센트인 경우가 흔합니다.
2025년 7월 22일부터 시행된 개정 대부업법에 따라 불법사금융업자의 이자 약정은 무효로 다루어지고, 성착취·폭행·협박이나 연 60%(최고금리의 3배)를 넘는 초고금리 등 반사회적 대부계약은 원금까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원금 반환 의무가 어디까지 면제되는지는 계약 내용(금리 수준, 협박 경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대출 경위와 송금 내역을 먼저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미등록 업자라면 별도의 처벌도 따릅니다. 등록하지 않고 대부업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대부업법 제19조 제1항), 법정 이자율을 넘겨 이자를 받은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같은 조 제2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협박에 못 이겨 보낸 돈이라도, 이자 약정이 무효라면 원금 충당·반환 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4. 개인정보를 가족에게 넘기는 것까지 합치면 처벌 수위는 더 높아집니다
협박·공갈·추심 위반·개인정보 유출이 각각 별개 혐의로 겹칠 수 있습니다.
불법 사채업자가 가족·지인 연락처를 확보하는 경로는 대출 신청 때 받은 주소록, 신분증 사본, 재직 정보 등입니다. 대부 과정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정해진 용도 외로 처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대부업법 제19조 제2항 제4호). 채권추심법 제10조도 채무자·관계인의 개인정보를 추심 목적 외로 이용하거나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5조 제2항 제3호).
사진 합성, 지인 전체 단체방 전송처럼 수위가 올라가면 공갈·협박에 더해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이 함께 문제될 수 있고, 여러 혐의가 경합하면 실제 선고 형량도 무거워집니다. 업자가 여러 명인 조직형 사건이면 조직적으로 반복한 정황이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한편 채무자 본인도 수사 과정에서 대출 경위에 대해 조사받을 수 있으므로, 고소 전에 대출 신청 경위와 상환 내역을 일관되게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출받은 사실 자체로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허위 서류를 냈거나 대포통장을 제공한 사정이 있는지가 별도로 점검 대상이 됩니다.
협박은 한 번이 아니라 문자 한 통마다 증거가 되며, 쌓일수록 상대방에게 불리해집니다.
5. 고소부터 처벌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협박 문자와 송금 내역을 확보한 뒤 고소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불법 사채 협박 사건은 통상 ①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또는 신고 → ②피해자 조사 및 증거 제출 → ③업자 신원 특정, 계좌·번호 추적 후 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업자가 대포폰·대포통장을 쓰는 경우가 많아 신원 특정에 시간이 걸리지만, 송금 계좌와 연락 번호는 수사의 출발점이 됩니다.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나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고만으로는 이미 보낸 돈의 반환까지 해결되지 않으므로,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협박 문자·카카오톡·통화 녹음을 원본 그대로 저장하고, 상대 번호와 계정 화면을 캡처해 둡니다.
대출 받은 날짜·금액·선이자 공제액, 지금까지 송금한 계좌와 날짜별 금액을 표로 정리합니다.
가족·지인에게 연락이 간 경우, 그분들이 받은 문자와 통화 내역도 함께 보관하도록 안내합니다.
돈을 더 보내기 전에 이 세 가지를 먼저 확보하면, 고소 단계에서 협박의 반복성과 이자 초과 여부를 한꺼번에 입증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불법 사채 피해자분들은 “내가 빌린 돈이니 할 말이 없다”는 부끄러움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고, 그 사이 협박과 송금이 반복되며 피해가 불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뜯기는 채무자 입장에서는 더 보내기 전에 증거를 모으고, 그동안 낸 돈을 이자 한도에 맞춰 다시 계산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협박을 이기는 방법은 업자의 요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요구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반대로 추심을 의뢰받았거나 채권을 넘겨받은 쪽이라도 “받을 돈을 받으려 했을 뿐”이라는 말이 형사책임을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추심 방식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저는 채권·채무 관계에서 비롯된 공갈·협박 사건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증거 정리와 대응 방향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가족에게 알린다는 말 때문에 돈을 보내고 계신다면, 바로 그때가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상황이 더 커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빌린 돈이 있는데도 업자가 처벌될 수 있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채권이 있더라도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겁을 주어 돈을 받으면 공갈죄가 문제되고, 추심 방식 자체도 채권추심법으로 따로 처벌됩니다.
Q. 가족이 대신 갚아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보증인이 아닌 가족은 채무를 변제할 법률상 의무가 없고, 가족에게 대신 갚으라고 압박하는 것은 채권추심법 제9조 제6호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갚은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법정 한도인 연 20%를 넘는 이자는 무효이고, 초과분은 원금에 충당되며 원금까지 모두 갚고도 남았다면 반환 청구가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대출 조건과 송금 내역으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Q. 업자가 이미 가족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지금 고소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가족이 받은 연락 자체가 채권추심법 위반 증거가 되므로, 가족에게 받은 문자와 통화 기록을 그대로 보존하시기 바랍니다.
Q. 업자 신원을 모르는데도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이름을 몰라도 연락 번호와 송금 계좌 정보로 수사기관이 신원을 특정할 수 있으므로, 번호와 계좌번호를 정확히 정리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계속 돈을 보내면 협박이 멈추나요?
A. 대개 멈추지 않습니다. 돈을 줄수록 협박의 효과가 확인된 셈이 되어 요구가 커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추가 송금 전에 증거를 확보하고 대응 방향을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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