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보험설계사가 고객의 허위 입원이나 과장된 보험금 청구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거나, 소속 회사와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설계사분들 중 상당수는 “고객이 하겠다고 해서 서류만 챙겨줬을 뿐이다”, “나는 보험금을 받은 게 아니라 수수료만 받았다”, “다들 그렇게 하길래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보험회사의 SIU 조사나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설계사 본인이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는 사정은 방패가 되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계사는 일반 고객보다 오히려 더 무거운 의무를 지는 지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업법은 보험설계사를 포함한 보험 관계 업무 종사자에게 보험사기를 도와서는 안 될 별도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보험사기를 알선·유인·권유한 사람을 보험금을 받은 사람과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금융위원회의 등록취소·업무정지 처분이 따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도 놓치기 쉽습니다.
아래에서는 보험설계사가 보험사기에 관여했을 때 등록취소가 어떤 경우에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형사책임과는 어떻게 맞물리는지 관련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설계사는 고객의 보험사기를 돕는 것만으로도 법을 어기게 됩니다
보험업법은 설계사에게 ‘보험사기를 하지 않을 의무’를 넘어 ‘돕지 않을 의무’를 따로 지웁니다.
보험업법 제102조의2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보험금을 취득할 자 등 이해관계자가 보험사기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고객 쪽에 대한 금지 규정입니다. 설계사에게 적용되는 규정은 이와 별개로 제102조의3에 있습니다.
보험회사의 임직원,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 손해사정사, 그 밖에 보험 관계 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자 등으로 하여금 고의로 보험사고를 발생시키거나 발생하지 아니한 보험사고를 발생한 것처럼 조작하여 보험금을 수령하도록 하는 행위, 또는 이미 발생한 보험사고의 원인, 시기 또는 내용 등을 조작하거나 피해의 정도를 과장하여 보험금을 수령하도록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보험업법 제102조의3 제1호·제2호 요지).
이 조문의 핵심은 행위의 주체가 ‘보험금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으로 하여금 받게 하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설계사가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고객이 사고 내용을 조작하거나 피해를 부풀리도록 유도하고 그 방법을 알려주었다면 이 조문의 금지 행위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전형적인 모습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통원으로 충분한 치료를 입원으로 처리하도록 권하고 병원 소개나 입퇴원 확인서 발급을 도와주는 경우입니다. 둘째, 가입 전에 이미 발생한 질병이나 사고를 가입 후에 생긴 것처럼 꾸며 청구하도록 날짜를 맞춰주는 경우입니다. 셋째, 같은 사고로 여러 보험사에 중복 가입시킨 뒤 청구 서류를 대신 작성해주는 경우입니다. 세 경우 모두 설계사의 수수료나 실적과 연결되어 있다는 이유로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쉽습니다.
설계사는 보험금을 받지 않았더라도, 고객이 보험금을 받도록 사고를 조작하거나 부풀리게 하는 순간 이미 제102조의3 위반 행위를 한 것입니다.
2. 등록취소는 처분 사유와 재량 여부에 따라 두 갈래로 갈립니다
제102조의3 위반은 금융위원회가 업무정지 또는 등록취소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재량 사유입니다.
보험업법 제86조는 설계사 등록을 취소하는 경우를 두 갈래로 나눕니다. 제1항은 반드시 취소해야 하는 경우, 제2항은 6개월 이내 업무정지를 명하거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보험사기에 관여한 설계사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제2항입니다. 제86조 제2항 제3호는 제102조의3을 위반한 경우를 처분 사유로 열거하고 있고, 같은 항 제2호는 설계사 본인이 보험금을 취득할 자로서 제102조의2를 위반한 경우도 처분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문언이 “취소할 수 있다”로 되어 있으므로 곧바로 취소되는 것이 아니라 위반의 경위, 횟수, 금액, 고의 여부와 반성·피해 회복 정도에 따라 업무정지에 그칠지 등록취소까지 갈지 판단됩니다.
반면 제1항의 필요적 취소는 보험업법 제84조 제2항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한 경우, 업무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은 경우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결격사유 가운데 형사처벌 관련 항목이 “이 법 또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제84조 제2항 제3호)와 금고 이상 집행유예 기간 중인 경우(같은 항 제4호)로 적혀 있다는 것입니다. 법문상 연동되는 법률은 보험업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이므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나 형법 위반으로 받은 형은 이 조항에 문언상 바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형사 사건에서 인정된 사실관계가 제2항 제3호의 처분 사유 판단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처분 절차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제1항이든 제2항이든 등록을 취소하거나 업무정지를 명하려면 반드시 청문을 해야 하고(제86조 제3항), 처분 사실은 이유를 적은 문서로 설계사와 소속 회사에 통보됩니다(같은 조 제4항). 청문 단계는 위반 정도에 비해 처분이 과한지를 다툴 수 있는 사실상 첫 기회입니다.
보험사기에 관여한 설계사의 등록취소는 대개 제86조 제2항의 재량 처분이며, 청문 절차에서 경위와 책임의 정도를 소명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3. 보험금을 받지 않은 설계사도 알선·권유만으로 같은 형으로 처벌받습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보험사기를 ‘권유한 사람’을 ‘보험금을 취득한 사람’과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형사책임은 등록취소와 별개로 진행됩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2조 제1호는 보험사기행위를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하여 보험자를 기망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제5조의2는 누구든지 보험사기행위를 알선·유인·권유 또는 광고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 2. 제5조의2를 위반하여 보험사기행위를 알선·유인·권유 또는 광고한 자(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 제1항).
이 조문의 중요한 점은 제1호와 제2호가 같은 형을 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계사가 고객에게 입원을 권유하고 서류 작성을 안내했다면,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더라도 제2호의 알선·권유에 해당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 제1호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에는 고객이 보험금을 받도록 직접 청구서류를 꾸며준 설계사도 포함됩니다.
수사에서는 이 외에도 형법상 사기죄의 공동정범(형법 제30조)이나 방조범(형법 제32조)이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보험사기행위의 조사·방지 및 처벌에 관해서는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하도록 정한 제3조에 따라, 보험금 편취 사안의 기본 틀은 특별법으로 정리됩니다. 설계사 입장에서 무죄를 다투는 쟁점은 대개 두 가지로 모아집니다. 고객의 청구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는지(고의), 그리고 단순 서류 안내를 넘어 편취에 가담했다고 볼 만한 구체적 행위가 있었는지입니다.
실무에서는 설계사와 고객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통화 녹취, 병원 소개 기록, 청구서류 작성 시점과 작성자 필적 등이 고의를 가르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이 자료는 수사기관이 압수·분석하기 전에 본인의 입장에서 먼저 정리해두는 것이 방어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설계사가 보험금을 받지 않았다는 사정은 알선·권유 행위의 처벌을 막아주지 못하고, 쟁점은 허위 청구라는 사실을 알았는지와 구체적 가담 행위의 유무입니다.
4. 처벌 수위는 편취 금액과 반복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보험사기이득액 5억원부터 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올라가고, 상습이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이득액이 큰 사건과 반복 사건을 따로 무겁게 처벌합니다. 제11조는 보험사기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고, 이 경우 보험사기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8조 제2항은 보험금을 취득한 경우 징역형과 벌금형을 함께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제9조는 상습으로 제8조의 죄를 범한 사람의 형을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고, 제10조는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설계사의 경우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같은 병원이나 같은 브로커를 통해 여러 고객의 청구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건별로는 소액이어도 수사기관은 이를 묶어 상습성을 인정하거나 이득액을 합산하려고 시도합니다.
그리고 이 대목이 등록취소와 연결됩니다. 형사 재판에서 어떤 형이 확정되는지, 즉 벌금인지 집행유예인지 실형인지는 금융위원회의 제재 수위뿐 아니라 소속 보험회사나 보험대리점이 설계사 위탁계약을 해지할지 판단하는 데 큰 영향을 줍니다. 위탁계약이 해지되면 그 회사에서 모집 활동을 계속할 수 없고, 다른 회사에서 새로 위촉받는 일도 쉽지 않아집니다.
다만 초범인지, 편취에 기여한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피해 보험금을 반환했는지, 수사에 협조했는지는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수사 초기에 어떤 진술을 했는지가 이후 양형과 처분의 방향을 크게 좌우합니다.
이득액 5억원 이상이면 형이 크게 올라가고, 상습성과 반환 여부, 수사 협조 정도가 형사 결과와 행정 제재를 함께 좌우합니다.
5. 조사부터 처분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보험회사의 자체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이 이후 수사와 행정처분의 출발점이 됩니다.
보험사기 사건은 통상 ①보험회사 특별조사팀(SIU)의 자체 조사 → ②금융감독원 또는 보험회사의 수사기관 고발·수사의뢰(특별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보험사기행위로 의심할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으면 고발 또는 수사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 ③경찰 수사(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와 검찰 송치(수원지방검찰청)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와 별도로 금융위원회가 제86조에 따라 업무정지·등록취소 여부를 판단하고, 처분 전에 청문을 거칩니다.
수사기관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입원의 적정성 심사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특별법 제7조). 허위·과다 입원 사건에서는 이 심사 결과가 수사의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에, 설계사가 입원을 권유했다는 대화가 있다면 그 입원이 의학적으로 필요했는지를 입증할 진료기록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의심을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먼저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험회사의 조사 출석 요구나 소명 요청이 오면 진술하기 전에, 문제 된 청구 건의 계약일·사고일·청구일과 본인이 관여한 범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고객과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통화 내역과 청구서류 작성 경위를 보존하고, 관여한 부분과 하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정리합니다.
소속 회사의 위탁계약서와 보험사기 관련 내규를 확인하고, 수사 개시나 처분 통지가 오기 전에 형사 대응과 청문 대응의 일정을 함께 세웁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방어와 행정처분 대응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형사 사건의 결과와 청문에서의 소명은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따로따로 대응하면 한쪽에서 한 진술이 다른 쪽에서 불리하게 쓰이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설계사분들은 “고객 편의를 봐준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조사 초기에 사안을 가볍게 보고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회사의 소명 요청에 응해 한 진술이 그대로 수사기관에 넘어간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됩니다.
의심을 받는 설계사 입장에서는 허위 청구라는 사실을 알았는지, 어디까지 관여했는지를 증거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알선·권유가 아니라 단순 안내였다는 점, 수수료 외 이익이 없었다는 점 등이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될수록 형사와 청문 양쪽에서 결과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설계사에게 속아 보험사기에 연루된 고객 입장에서도, 설계사가 시켰다는 말만으로는 면책되지 않습니다.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고 수령한 사람은 제8조 제1항 제1호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설계사와의 대화 기록을 확보해 자신의 인식 정도를 입증해야 합니다.
저는 보험사기 사건에서 연루를 의심받는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보험금을 받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별법 제8조 제1항 제2호는 보험사기를 알선·유인·권유한 사람을 보험금을 취득한 사람과 같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Q.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면 등록취소도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업법 제86조 제2항 제3호는 제102조의3 위반 자체를 처분 사유로 정하고 있어서, 형사 결과와 별개로 업무정지 또는 등록취소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Q.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자동으로 등록이 취소되나요?
A. 보험업법 제84조 제2항 제3호의 결격사유는 “이 법 또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벌금 이상 형으로 적혀 있어 문언상 특별법 위반 형이 바로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102조의3 위반을 이유로 한 재량 처분은 별도로 가능하므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Q. 청문에서 무엇을 다투나요?
A. 위반 사실의 존재 여부와 함께, 업무정지가 아니라 등록취소까지 가는 것이 과도한지를 다툽니다. 관여 정도, 횟수, 금액, 반성과 피해 회복 정도가 핵심 소명 자료입니다.
Q. 보험회사에서 소명서를 쓰라고 하는데 그대로 써도 되나요?
A. 신중해야 합니다. 보험회사 조사 단계의 진술은 이후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에 자료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쓰기 전에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법적 쟁점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Q. 이득액이 5억원이 넘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특별법 제11조에 따라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되고, 이득액 이하의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고의 여부 판단의 방향을 정하고, 이후 청문과 위탁계약 해지 여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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