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이혼하면서 작성한 재산분할포기각서가 유효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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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이혼하면서 작성한 재산분할포기각서가 유효한지 

김춘희 변호사

합의이혼을 하면서 추후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포기각서를 작성한 경우, 이 재산분할포기각서는 유효하여 취소할 수 없는 걸까요?

대법원에서 재산분할청구권은 사전에 포기할 수 없다라고 하여, “재산분할포기각서는 유효하다는 원심판결이 잘못되었다며 파기환송한 판례가 있어서 소개해 드립니다.

 

중국인 아내 A씨는 2001년 한국인 남편 B씨와 혼인신고를 하고 12년동안 살다가 2013년에 이혼하기로 남편 B씨와 합의하였습니다. 그런데, 남편 B씨가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모두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달라고 요구하여, B씨가 요구하는대로 써주었고, 그날 바로 법원에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자녀가 없던 A씨와 B씨는 한 달 가량의 숙려기간을 거친 후에 법원에 출석하여 협의이혼의사확인서를 받고 구청에 협의이혼신고서를 제출하여, 이혼절차를 모두 마쳤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후, A씨는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수천 만원 이상의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전남편 B씨에게 화를 내면서 재산분할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자, 전남편 B씨는독립할 자금이 필요하면 주겠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고, 이에 A씨가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자, B씨는 태도가 돌변하여 재산분할포기각서를 썼으니 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A씨는 법원에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과 2심 법원은 A씨의 청구를 각하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는데요.

, “민법 제839조의 2 및 제843조에 의하면, 부부가 협의상 이혼 또는 재판상 이혼을 하는 경우, 부부의 일방은 타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쌍방 사이에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쌍방 사이에 이미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성립되었다면 재차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은 부적법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

 

또한,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발생하지도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그 성질상 허용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당사자들 사이에 협의이혼이 이루어질 것을 조건으로 하여 그러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고 그 협의 후 당사자들이 약정한대로 협의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의 재산분할 약정은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A씨와 B씨는 이미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성립되었고, 약정한대로 협의이혼이 이루어졌으므로 합의에도 불구하고 재차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A씨의 재산분할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A씨가 제기한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위와 같은 원심판결에 대해 재산분할청구권의 포기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라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환송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이 위와 같이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이유는,

민법 제839조의 2에 규정된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에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 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에 그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 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화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미리 포기하는 것은 그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한다. 결국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를 전제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서면을 작성한 경우,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 전부를 청산, 분배하려는 의도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액, 이에 대한 쌍방의 기여도와 재산분할방법 등에 관하여 협의한 결과 부부 일방이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할 뿐이므로, 쉽사리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로서의 포기약정이라고 보아서는 아니된다.

 

이 사건 사실관계에 비추어보면, A씨와 B씨 사이에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재산액이나 쌍방의 기여도, 분할방법 등에 관하여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또한, A씨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A씨가 비록 협의이혼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서면을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하다라고 판결이유를 밝혔는데요.

 

결국, 부부 사이에 이혼하면서 재산액이나 쌍방의 기여도, 재산분할방법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없이 배우자 중 일방이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각서를 작성하는 것은 유효한 약정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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