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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기소유예가 억울한데 헌법소원을 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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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기소유예가 억울한데 헌법소원을 낼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재판에 넘겨지지는 않았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통지받고, 이 처분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해 보면 많은 분들이 “어차피 재판은 안 받으니 전과도 안 남는다”, “그냥 넘어가는 게 편하다”는 생각으로 처분을 받아들이려 합니다. 그런데 기소유예는 무혐의가 아니라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다는 처분입니다. 정말 아무 일이 없었다면 이 처분은 ‘혐의가 인정된다’는 낙인이 그대로 남는 결과가 됩니다.

이런 억울함을 다툴 수 있는 방법이 헌법재판소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입니다.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은 공권력의 행사이므로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다툴 수 있고, 헌법재판소는 검사가 증거 판단을 자의적으로 해 혐의를 인정한 경우 처분을 취소해 왔습니다. 다만 청구기간이 짧고 변호사 선임이 필요한 등 지켜야 할 요건이 분명합니다.

아래에서는 강제추행 기소유예에 대해 헌법소원을 낼 수 있는지, 어떤 경우에 받아들여지는지, 청구는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기소유예는 무혐의가 아니라 혐의를 인정한 처분입니다

기소유예가 확정되면 ‘혐의 없음’이 아니라 ‘혐의는 있으나 봐준다’는 기록이 남습니다.

검사가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은 크게 기소, 불기소로 나뉘고 불기소는 다시 혐의없음,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기소유예 등으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범인의 연령,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형사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에 따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입니다. 합의가 되었거나 초범이고 반성하는 사정이 있으면 검사가 기소유예로 정리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이 없으면 처분 내용을 제대로 따져보지 못한 채 그대로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기소유예가 재판을 거치지 않았을 뿐 범죄 사실이 인정된 처분이라는 점입니다. 수사경력자료에 기록이 남아 향후 수사나 재판, 일부 직업의 신원 조회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같은 사건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받는 경우에도 처분 사실이 부담이 됩니다. 반면 성폭력범죄의 신상정보 등록은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대한 제도이므로, 기소유예 자체가 곧바로 신상정보 등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소유예는 처벌을 면해 준 처분이 아니라, 혐의를 인정하되 재판에 넘기지 않은 처분이므로 억울하다면 다툴 실익이 분명합니다.


2. 피의자는 항고할 수 없어 곧바로 헌법소원을 낼 수 있습니다

기소유예를 받은 피의자에게는 다른 구제절차가 없어, 헌법소원이 사실상 유일한 불복 수단입니다.

헌법소원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근거입니다.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不行使)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여기서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검찰 항고와 재정신청은 고소인·고발인이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는 제도이고, 피의자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이를 다툴 항고나 재정신청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상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는 별도의 구제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도 이를 적법한 청구로 심리해 왔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것이 아닌데 기본권 침해가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으나, 혐의 없는 사람에게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처분을 하는 것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공권력 행사로 다뤄집니다. 따라서 “재판도 안 받았는데 헌법소원이 되겠느냐”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소유예를 받은 피의자는 항고 대신 헌법소원으로 바로 다툴 수 있고, 이것이 사실상 유일한 길입니다.


3. 청구기간은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변호사 선임은 필수입니다

기간을 넘기면 내용을 보지도 않고 각하되므로, 가장 먼저 날짜를 계산해야 합니다.

헌법소원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청구기간입니다.

제68조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기소유예 처분을 통지받은 날, 즉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서를 접수해야 하고, 처분 통지를 늦게 받았더라도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두 기간 중 먼저 끝나는 쪽이 기준이므로 불기소 결정서에 적힌 처분일과 통지받은 날을 정확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또한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은 사인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으면 심판청구를 하거나 심판 수행을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자격이 없다면 본인이 청구서를 직접 낼 수 없고,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야 합니다. 다만 변호사를 선임할 자력이 없다면 제70조에 따라 국선대리인 선임을 신청할 수 있고, 이 경우 청구기간은 국선대리인 선임신청이 있는 날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청구서에는 침해된 기본권, 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 행사(해당 기소유예 처분), 청구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단순히 억울하다는 호소가 아니라, 어떤 증거를 어떻게 잘못 판단해 혐의를 인정했는지를 짚어야 합니다.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일부터 1년이라는 기간과 변호사 선임 요건을 놓치면 내용 판단 없이 끝납니다.


4. 헌법재판소는 검사의 증거 판단이 자의적인지를 봅니다

혐의가 정말 인정되는지, 검사가 증거를 제대로 따져봤는지가 인용 여부를 가릅니다.

헌법재판소는 기소유예 처분이 검사의 재량에 속하더라도, 그 재량이 헌법상 한계를 넘어 자의적으로 행사되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경우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실질은 “검사가 사실을 잘못 인정했거나 법리를 오해해 혐의를 인정한 것이 아닌가”를 다시 따져보는 데 있습니다.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먼저 ‘추행’ 해당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법원은 추행을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행위의 경위·부위·강도, 당사자 관계, 행위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우연한 신체 접촉이었는지, 의도가 있었는지가 핵심인 사건이 많습니다.

다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쟁점입니다. 진술이 일관되는지, 객관적 자료(CCTV, 메신저 대화, 목격자 진술)와 부합하는지,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있는지를 봅니다. 반대로 피의자 쪽에서는 현장 CCTV에 접촉 장면이 찍히지 않았다는 점, 피해자 진술이 중간에 바뀐 점, 사건 직후 두 사람의 태도나 연락 내용이 진술과 맞지 않는 점이 핵심 자료가 됩니다.

실무상 기소유예는 피의자가 수사 단계에서 “죄송하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이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어 이뤄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당시 진술이 혐의 인정이 아니라 상황을 모면하려는 사과였다는 점, 혐의 부인 취지의 일관된 진술이 있었다는 점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용 여부는 억울한 감정이 아니라, 검사가 혐의를 인정한 증거 판단이 자의적이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5. 인용되면 처분이 취소되지만, 그 이후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헌법소원이 인용되어도 곧바로 무혐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사건을 다시 처리합니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를 취소할 수 있고, 인용결정은 제75조 제1항에 따라 모든 국가기관을 기속합니다. 기소유예 처분이 취소되면 검사는 그 결정 취지에 맞춰 사건을 다시 수사하고 처분해야 합니다.

다시 수사한 결과 혐의없음으로 정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정 취지와 증거 상황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인용이 곧 무혐의를 뜻한다고 보면 곤란합니다. 따라서 청구 전에 증거 상황을 냉정하게 점검해, 재수사가 진행되었을 때 오히려 불리해질 부분은 없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절차는 통상 ①기소유예 불기소결정서 확보와 통지일 확인 → ②수사기록 열람·등사(관할 수원이라면 수원지방검찰청 등에서 불기소 사건기록 열람 신청) → ③변호사 선임 후 헌법재판소(서울 종로구 소재)에 심판청구서 접수 → ④헌법재판소의 심리 및 결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청구를 결정하기 전에는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1. 불기소결정서에서 처분일과 통지받은 날을 확인해 90일 이내인지부터 계산합니다.

  2. 수사기록을 열람해 피해자 진술, CCTV, 대화 내용 등 검사가 혐의 인정의 근거로 삼은 증거가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3. 그 증거에 모순이나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본인의 수사 단계 진술이 혐의 인정으로 해석될 소지가 없는지 점검합니다.

이러한 검토를 거쳐 헌법소원이 실익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건 기록 분석과 청구서 작성을 함께 준비할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강제추행 기소유예를 받은 분들은 “어차피 재판은 피했으니 끝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청구기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90일이 지나면 같은 처분을 다시 다툴 방법이 거의 사라집니다.

정말 아무 일이 없었는데 혐의를 쓰게 된 분에게는, 처분 이유와 수사기록을 확인해 헌법소원 실익을 따져보는 일이 우선입니다. 조사 당시의 진술이 어떻게 기재되었는지, 객관적 증거가 무엇인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행위 자체는 있었다는 분도 기소유예를 헌법소원으로 뒤집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선택은 아닙니다. 인용 이후 재수사로 더 무거운 처분이 나올 가능성까지 따져봐야 하고, 이미 기소유예로 정리된 사건을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의자와 피해를 주장하는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도 증거의 배열과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이 억울하다면, 청구기간이 남아 있을 때 기록부터 확인하십시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검찰에 항고할 수는 없나요?

A. 피의자는 항고할 수 없습니다. 항고와 재정신청은 고소인·고발인이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는 제도이고, 기소유예를 받은 피의자는 헌법소원으로 다투게 됩니다.

Q. 헌법소원은 언제까지 내야 하나요?

A.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입니다. 두 기간 중 먼저 끝나는 쪽이 기준이므로 통지받은 날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변호사 없이 직접 청구서를 낼 수 있나요?

A. 변호사 자격이 없다면 낼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에 따라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야 하며, 자력이 없으면 국선대리인 선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사과했는데도 헌법소원이 가능한가요?

A.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사과가 혐의 인정으로 해석되었는지, 일관되게 부인했는지, 객관적 증거가 무엇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수사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Q. 헌법소원이 인용되면 바로 무혐의가 되나요?

A. 아닙니다. 기소유예 처분이 취소되면 검사가 결정 취지에 따라 사건을 다시 처리하고, 그 결과는 재수사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기소유예를 받으면 성범죄자 신상정보에 등록되나요?

A. 신상정보 등록은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하는 제도이므로 기소유예만으로 곧바로 등록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사경력자료에는 기록이 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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