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이 글은 '정우람 변호사 카페'에 이미 게시된 원고를 재가공하여 블로그에 옮긴 것입니다. 원문은 카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부산경찰청 또가스 방을 비롯해 지인능욕방 관련 사건을 여러 건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전에 언급드렸던 협박범 사안까지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번 글에서 두 가지를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부산경찰청에서 아직 피의자 소환이 이어지는 단계라 방 이름을 그대로 적기는 어렵습니다. 초성만 밝히면 'ㅂㅇㅇ'이고, 방 이름에도 초성이 섞여 있는 형태입니다.
구조 자체는 딥페이크룸과 유사하게 채널 형태로 되어 있고, 그 아래 세부 방으로 능욕방이 따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채팅만 쳤는데도 입건되나요? 이 질문을 꽤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사기관이 자료를 확보해 특정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입건됩니다.
시청죄가 신설된 배경을 보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텔레그램 방 안에는 자료가 쌓여 있는데 정작 그 안에서 채팅만 주고받은 사람이나 단순 참여자를 처벌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n번방 가담자들이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그래서 마련된 것이 시청죄이고, 채팅을 남겼다는 사실은 그 방이나 채널에 올라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는 의미가 되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수사기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박사방 시절에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가 존재하던 때였습니다. 박사가 자신의 방을 홍보하고 피해자를 겁주기 위해 피해자 이름을 검색하라는 미션을 내걸었는데, 당시에는 텔레그램 협조가 되지 않아 그 검색어를 입력한 사람들을 추려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신분위장수사가 허용된 이후에는 수사관이 직접 방에 들어가 개인 대화로 위장 서버 링크를 보내고 IP를 확보하는 방식도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이번 부산청 사건은 텔레그램 내 DB 서치 봇을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봇을 쓰면 텔레그램상 닉네임과 TID를 확보할 수 있고, 변경된 닉네임까지 추적이 가능합니다. 그 자료를 근거로 해외기업 공조를 신청해 회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공조 결과로는 연락처와 IP가 넘어옵니다.
수사기관은 그 IP로 통신이용자정보제공요청을 해 휴대전화 가입자를 확인합니다. 통신자료제공내역으로는 해당 IP로 가입된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가입일자, 해지일자, 통신사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차검증을 위한 절차인데, 유동 IP인 경우 해당 시간대의 접속 내역을 확보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카카오톡 친구 추가 기능을 활용해 조회된 이름과 일치하는지 확인한 뒤 수사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경찰서 내부 보고 체계 때문에 거치는 절차에 가깝고, 여기까지 하지 않아도 수사는 진행됩니다.
그 밖의 기법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증거인멸이나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더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다시 지인능욕방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해당 방에서 채팅을 친 사실만 확인되어도, 그 방에 올라와 있던 자료를 근거로 시청죄에 연루될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사건에서 시청죄가 특히 부담스러운 이유는 본인이 실제로 보지 않은 자료까지 한꺼번에 덮어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방이 오랜 기간 유지되었다면 수십 개를 넘어 수백 개의 영상이 쌓여 있을 텐데, 그 전부가 시청 대상으로 묶이면 상당히 불리해집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안에 섞인 자료의 성격입니다. 아청물과 불법촬영물, 딥페이크가 함께 있었다면 각각 별개의 죄로 성립하고 실체적 경합으로 묶여 형이 가중됩니다.
혐의별 법정형을 정리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허위영상물, 즉 딥페이크의 시청·소지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반포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상습으로 평가되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불법촬영물 시청·소지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아청법 제11조 제5항에 따라 시청·소지만으로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벌금형 자체가 없습니다. 일반 음란물 유포는 정보통신망법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같은 방에 있었더라도 그 안에 어떤 자료가 있었고 본인이 어디까지 관여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수사 과정에서 시청 범위가 무분별하게 넓어지지 않도록 하고, 가능한 한 줄여 불기소를 목표로 진행해야 합니다.
텔레그램 협박범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단속이 이뤄져도 겹지인방 같은 형태로 계속 파생되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협박범이 활동합니다.
수법은 이렇습니다. 겹지인을 찾으려고 단체방에 지역과 나이를 올리면 협박범이 접근해 그 사람을 안다는 식으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딥페이크나 불법촬영물, 능욕성 멘트를 주고받다가 연락처 추가를 유도하거나 IP를 수집할 수 있는 사이트 링크로 넘깁니다. 그렇게 신원을 확보한 뒤 피해자에게 연락하겠다며 협박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하고, 실제로 피해자 인스타그램에 해당 내용을 넘겨버리기도 합니다.
여기서 "피해자가 제가 그런 걸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답변드리기 애매한 질문입니다. 결국 피해자가 신고를 해야 사건이 시작되는 구조인데, 말로 회유가 된다면 좋겠지만 그 플랜까지 제가 짜드릴 수는 없습니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그 내용을 토대로 경찰 수사가 시작됩니다. 최근 이런 사례가 실제로 늘고 있어 정리해두는 것입니다.
본인이 어떤 행위를 했느냐에 따라 적용 혐의가 달라집니다. 능욕성 게시물을 올렸다면 명예훼손이나 모욕, 합성물을 만들어 유포했다면 허위영상물 제작·반포, 불법촬영물을 퍼뜨렸다면 촬영물 반포가 문제 됩니다.
이런 사안으로 입건되셨다면 무엇보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최우선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혐의가 여러 개 겹치는 구조라 각각을 어떻게 정리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결국 피해 회복 여부가 처분의 무게를 가장 크게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부산청 관련 소환 통보를 받으셨거나 협박 사안으로 조사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어느 방에 어떤 형태로 관여했는지부터 정리해 상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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