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유치권으로 버티는데 근저당이 먼저면 대항 못 하나요 | 건축/부동산 | 로톡
상사유치권으로 버티는데 근저당이 먼저면 대항 못 하나요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손해배상

상사유치권으로 버티는데 근저당이 먼저면 대항 못 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사대금이나 물품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가 건물을 점유한 채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그 건물에 걸린 근저당권과 충돌하는 분쟁이 경매 현장에서 자주 보입니다.

제가 상담한 점유자분들 중 상당수는 “우리는 대금을 못 받았으니 건물을 안 내어주면 된다”, “상인끼리의 거래라 상사유치권이 있으니 은행 근저당이 있어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매가 진행되어 낙찰자가 나타나면, “우리가 먼저 점유했다”, “유치권 신고를 했다”는 말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인도명령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실무와 대법원은 상사유치권이 성립하기 전에 이미 설정된 저당권에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경우에 그런 것은 아니어서, 유치권이 언제 성립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반대로 허위로 유치권을 꾸며 경매를 방해하면 경매방해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상사유치권이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는지, 근저당권이 앞서 있으면 왜 대항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경매 단계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상사유치권은 민사유치권보다 성립 요건이 느슨하지만 무조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상사유치권은 채권과 물건 사이의 견련성이 필요 없는 대신, 쌍방 상인 사이의 상행위로 생긴 채권이어야 합니다.

유치권에는 민법 제320조의 민사유치권과 상법 제58조의 상사유치권이 있습니다. 민사유치권은 유치하려는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는 견련관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건물 공사를 한 업자가 그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그 건물을 유치하는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상인간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때에는 채권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인하여 자기의 점유에 속한 채무자 소유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상법 제58조).

상사유치권은 이 조문에서 보듯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일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①채권자와 채무자가 모두 상인이어야 하고, ②채권이 상행위로 생긴 것이어야 하며, ③그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했어야 하고, ④채권자가 상행위로 인하여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어야 하며, ⑤목적물이 채무자 소유여야 합니다. 그리고 당사자 사이에 유치권을 배제하는 특약이 있으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놓치는 지점은 ⑤번과 변제기입니다. 건물 소유자가 채무자와 다른 제3자라면 상사유치권은 아예 성립하지 않고, 아직 변제기가 오지 않은 채권으로는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또 건축·인테리어 계약서에 “유치권 포기” 문구가 들어 있다면 이 특약이 성립을 가로막습니다.

상사유치권은 요건이 느슨해 보여도 상인 신분, 변제기, 채무자 소유, 점유가 모두 갖춰져야 성립하고, 포기 특약이 있으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2. 근저당권이 먼저 설정되어 있으면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하지 못합니다

유치권은 성립 당시 이미 설정된 저당권의 부담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질문하신 상황의 핵심은 순서입니다.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은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이미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나중에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그 상사유치권으로는 선행 저당권자와 그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이유는 상사유치권의 성격에 있습니다. 상사유치권은 채권이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어도 성립합니다. 그래서 이미 저당권이 설정되어 담보가치가 파악된 부동산에 나중에 상사유치권이 생겼다고 해서 저당권자가 예상하지 못한 부담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당권자는 설정 당시 그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평가하고 대출을 해주었는데, 뒤늦게 생긴 상사유치권이 이를 잠식하면 저당권 제도의 기초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언제를 기준으로 선후를 따지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기준은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접수일과, 상사유치권의 모든 성립 요건이 갖춰진 시점입니다. 점유를 먼저 시작했더라도 채권의 변제기가 근저당 설정 이후에 도래했다면 선행 저당권에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을구 접수일자, 계약서상 변제기, 점유 개시일을 나란히 놓고 비교합니다.

또한 근저당권이 성립한 뒤에 유치권을 얻었다는 사실만 입증되면 경매 매수인에게는 대항력이 없으므로, 점유자는 인도명령을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근저당권이 먼저 설정되어 있으면, 뒤에 성립한 상사유치권은 저당권자와 경매 매수인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3. 반대로 근저당 설정 전에 이미 성립했다면 버틸 여지가 남습니다

저당권 설정 전에 요건을 모두 갖춘 유치권은 경매에서도 매수인이 인수할 수 있습니다.

모든 상사유치권이 지는 것은 아닙니다. 근저당 설정등기보다 앞서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고 점유까지 갖춘 상태였다면, 선행 저당권에 눌린다는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유치권이 경매에서 어떻게 취급되는지가 문제입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은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이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으면 매각으로 소멸한다고 정하고, 제5항은 매수인이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즉 근저당권은 경매로 소멸하지만, 대항력 있는 유치권은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인수합니다. 그래서 유치권이 인정되면 낙찰자는 유치권자에게 피담보채권을 변제하지 않는 한 건물을 인도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경매가 시작된 뒤에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은 경매개시결정으로 압류의 효력이 생긴 뒤에 취득한 유치권으로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근저당 설정 전이라 하더라도 점유를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이후에 시작했다면 대항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점유 요건도 문제가 됩니다. 점유는 계속되어야 하며 중간에 점유를 잃으면 유치권이 소멸합니다. 또한 소유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임대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면 소유자가 유치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24조).

근저당 설정 전에 요건을 갖췄고 압류 전에 점유했다면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지만, 그 증명 책임은 유치권자에게 있습니다.


4. 대항하지 못하는 유치권을 고집하면 경매방해죄 위험까지 생깁니다

허위 채권이나 허위 점유로 경매를 방해하면 유치권 분쟁이 형사 사건으로 번집니다.

경매 현장에서는 실제 공사를 하지 않았거나 대금을 이미 받았는데도 유치권을 신고해 입찰자를 줄이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형법 제315조의 경매·입찰방해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위계 또는 위력 기타 방법으로 경매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가 처벌 대상입니다.

점유자가 “대금을 못 받았으니 정당하다”고 믿었더라도, 채권액이 부풀려졌거나 점유가 형식적이었다면 수사기관은 계약서, 세금계산서, 이체내역, 공사 사진, 현장 출입 기록을 대조해 허위 여부를 판단합니다. 다만 유치권이 결과적으로 대항력이 없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채권과 점유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경매를 방해할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유치권 신고를 할 때에는 채권의 실체, 변제기, 점유 개시 시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먼저 갖춰야 합니다. 반대로 허위 유치권을 의심해 대응하는 낙찰자나 채권자 입장에서는 이 자료의 모순을 근거로 유치권 부존재 주장과 형사 고소를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피해가 큰 사건이라면 채권액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도 따를 수 있습니다. 형사 문제와 민사 문제가 동시에 걸리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합니다.

유치권을 주장하는 쪽이든 의심하는 쪽이든, 채권과 점유를 입증하는 자료의 신빙성이 형사 책임 여부까지 좌우합니다.


5. 경매가 진행되면 이런 순서로 대응합니다

등기부 접수일과 점유 개시일을 맞춰 보는 것이 첫 번째 확인입니다.

유치권 분쟁은 통상 ①채권자의 임의경매 신청(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본원 또는 관할 지원) → ②경매개시결정과 압류 → ③유치권자의 권리신고 및 매각물건명세서 기재 → ④매각과 매수인의 대금 납부 후 인도명령 또는 명도소송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유치권이 신고되어 있더라도 매각물건명세서에는 그 성립 여부가 확정된 것으로 기재되지 않으므로, 입찰자나 소유자 모두 별도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매수인이 대금을 납부한 뒤에는 민사집행법 제136조에 따라 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점유자가 대항력 있는 권원이 있음을 소명하면 인도명령이 기각될 수 있으므로, 유치권자는 점유 개시 시점과 채권 발생 시점을 증명해야 하고, 낙찰자는 선행 저당권이 있음을 등기부로 입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주장이 갈리면 유치권 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상사유치권으로 버티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서 근저당권 설정등기 접수일, 가압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일자를 확인하고 상사유치권 성립일과 비교합니다.

  2. 채권의 변제기와 계약서상 유치권 포기 특약이 있는지, 거래 상대방이 쌍방 상인인지, 목적물이 채무자 소유인지를 점검합니다.

  3. 점유 개시일과 점유 계속을 보여 주는 자료(출입기록, 전기·수도 사용내역, 사진)와 채권을 증명하는 세금계산서·이체내역을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민사상 유치권 다툼과 형사상 경매방해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불필요한 형사 리스크 없이 채권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억울함 때문에 “일단 점유하고 버티자”는 선택을 하고, 그 판단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금을 못 받은 업체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근저당 설정일, 채권 변제기, 점유 개시일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순서에 따라 유치권이 인정되는지, 다른 회수 수단을 택해야 하는지가 갈립니다.

반대로 허위 유치권을 의심하는 낙찰자나 소유자 입장에서도 단정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공사와 점유 여부를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되면 인도명령, 부존재확인, 형사 고소 중 어떤 경로가 적절한지가 달라집니다.

저는 부동산 경매와 유치권 분쟁에서 점유자 쪽과 낙찰자·채권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날짜 몇 개의 선후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사유치권이 있으면 근저당이 있는 건물을 낙찰자에게 넘겨주지 않아도 되나요?

A. 근저당 설정 이후에 상사유치권이 성립했다면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선행 저당권자와 그 경매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로 보기 때문에 인도명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근저당보다 먼저 점유했으면 무조건 유치권이 인정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점유뿐 아니라 채권의 변제기 도래 등 성립 요건이 모두 갖춰진 시점이 근저당 설정보다 앞서야 합니다.

Q. 공사대금 채권이면 상사유치권이 아니라 민사유치권으로 주장할 수 있나요?

A.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해당 건물에 관하여 공사로 생긴 채권이라면 견련관계가 인정되어 민사유치권이 문제될 수 있고, 이 경우 점유 시점과 압류 시점의 선후가 주된 쟁점이 됩니다.

Q. 계약서에 유치권 포기 문구가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상법 제58조 단서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있으면 상사유치권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포기 약정의 해석과 적용 범위는 계약서 문구에 따라 달라집니다.

Q. 허위 유치권을 신고하면 처벌받나요?

A. 채권이나 점유가 허위이고 경매의 공정을 해할 고의가 인정되면 형법 제315조 경매방해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Q. 경매 매수인이 됐는데 유치권자가 나가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나요?

A. 대금 납부 후 인도명령을 신청하고, 유치권이 대항력 없음을 등기부 접수일과 점유 개시일로 소명합니다. 다툼이 크면 유치권 부존재확인과 명도소송을 병행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2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