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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인테리어 시설을 임대인에게 사달라고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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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인테리어 시설을 임대인에게 사달라고 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기 침체로 폐업하거나 가게를 정리하는 상가 임차인이 늘면서, 수천만 원에서 억대까지 들인 인테리어 시설비를 임대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묻는 상담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상담 오시는 임차인분들은 대개 “내 돈 들여 가게를 이만큼 좋게 만들어 놨으니 건물주가 인수해야 한다”, “나갈 때 시설비는 당연히 받는 줄 알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계약이 끝나 시설비를 요구하면 임대인은 “원상복구 해놓고 나가라”고 답하고, 계약서에 적힌 원상복구 조항 한 줄 때문에 청구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 흐름은 임차인이 지출한 시설비라고 해서 모두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청구 근거와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인정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설의 성격, 임대인의 동의, 계약서의 특약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상가 인테리어 시설을 임대인에게 사달라고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막히는지, 막혔을 때 어떤 대안이 있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시설비 청구에는 법이 정한 세 갈래 근거뿐이고, 그 외에는 계약 내용이 전부입니다

시설을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길은 유익비 상환, 부속물 매수, 권리금 회수 셋으로 나뉩니다.

임차인이 인테리어에 쓴 돈은 그 자체로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채권이 아닙니다. 임대인이 시설비를 주기로 따로 약정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은 법이 정한 세 가지 길 가운데 하나에 들어맞는 경우에만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민법 제626조 제2항의 유익비 상환청구권입니다.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올린 비용을 임대차가 끝날 때 임대인에게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둘째는 민법 제646조의 부속물매수청구권으로,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건물에 붙인 설비를 임대인에게 사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셋째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로, 임대인이 아니라 새 임차인에게서 시설 가치를 회수하도록 임대인이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세 길은 요건과 상대방, 청구 시기가 모두 다릅니다. 같은 인테리어 공사라도 바닥·천장·배관 공사는 유익비로, 에어컨·조명·칸막이는 부속물로, 영업용 집기와 간판은 권리금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 시설을 항목별로 나눠서 판단해야 합니다.

시설비 청구는 ‘얼마를 썼는가’가 아니라 ‘어떤 근거에 어떤 시설이 해당하는가’에서 출발합니다.


2. 유익비는 건물 자체의 가치를 올린 경우에만, 임대차 종료 시점의 증가액 한도에서 인정됩니다

영업을 위한 시설은 유익비가 아니고, 건물 가치가 실제로 남아 있어야 상환받습니다.

민법 제626조 제2항은 임차인이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 종료 시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하여 임차인이 지출한 금액이나 그 증가액을 상환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을 줄지는 임대인이 고르기 때문에, 실제 지출액이 3천만 원이어도 감정 결과 가치 증가분이 1천만 원이라면 임대인은 1천만 원만 주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올렸는가입니다. 건물 전체의 가치를 올리는 공사, 예를 들어 노후 배관 교체, 방수 공사, 전기 증설, 외벽 보수 같은 공사는 이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반면 임차인의 특정 영업을 위한 설비는 대법원이 선을 긋고 있습니다.

민법 제626조 제2항에서 임대인의 상환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유익비란 임차인이 임차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투입한 비용을 말하는 것이므로, 임차인이 임차건물부분에서 간이 음식점을 경영하기 위하여 부착시킨 시설물에 불과한 간판은 건물부분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가액의 증가가 현존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 간판설치비를 유익비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389, 20396 판결).

즉 카페 바 테이블이나 미용실 샴푸대 같은 업종 전용 설비는 임차인이 나가고 나면 다음 임차인에게는 쓸모가 없을 수 있어 유익비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청구를 준비한다면 공사 견적서와 세금계산서, 시공 전후 사진, 감정평가로 가치 증가분이 남아 있음을 입증하는 순서로 자료를 갖추셔야 합니다.

유익비는 영업용 설비가 아니라 건물 가치를 올린 공사에서, 종료 시점에 남아 있는 증가분만큼 인정됩니다.


3. 임대인 동의를 받아 붙인 설비는 종료 시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속물매수청구권은 임대인의 동의와 건물 사용의 편익이라는 두 요건에서 갈립니다.

민법 제646조는 건물 임차인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건물에 부속시킨 물건이 있으면 임대차 종료 시 임대인에게 그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해 사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이 매수청구의 의사표시를 하는 순간 임대인의 승낙 여부와 상관없이 매매가 성립하는 형성권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실무에서 쟁점은 동의의 증명입니다. 계약서에 ‘임대인 승인하에 시설 가능’이라고 적혀 있거나, 공사 전 문자·카카오톡으로 ‘공사하셔도 됩니다’라는 답을 받아 두었다면 입증이 쉬워집니다. 묵시적 동의도 인정될 수 있어서, 임대인이 공사 현장을 보고도 이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참고가 됩니다.

임차인 지위가 중간에 승계된 경우에도 길이 있습니다.

점포의 최초 임차인이 임대인 측의 묵시적 동의하에 유리 출입문, 새시 등 영업에 필요한 시설을 부속시킨 후 점포의 임차권도 시설비 지급 여부 또는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에 관한 아무런 논의 없이 현 임차인에게 전전승계되어 왔다면, 종전 임차인의 지위를 승계한 현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차가 종료됨에 있어 임대인에 대하여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5다12927 판결).

다만 이 권리는 임대차가 끝날 때 행사하는 것이어서, 이미 폐업하고 점포를 비운 뒤에는 실익이 줄어듭니다. 또한 임대인이 동의한 적이 없는 설비나 건물 사용과 무관하게 영업만을 위한 집기는 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부속물 매수청구는 임대인의 동의를 증명할 수 있고 건물 사용의 편익에 기여한 설비라면, 종료 시점에 행사할 수 있습니다.


4. 원상복구 특약이 있으면 유익비는 포기한 것으로 보아, 계약서 문구가 승패를 가릅니다

원상복구 조항 한 줄이 유익비 청구권을 없앨 수 있으나 부속물매수청구권은 쉽게 막히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부딪히는 장벽이 계약서의 원상복구 조항입니다. 위 94다20389 판결은 임대인의 승인하에 개축·변조는 할 수 있으되 반환 시 임차인이 일체 비용을 부담해 원상복구하기로 약정했다면, 이는 임차인이 유익비 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기로 한 특약으로 본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626조는 당사자 합의로 배제할 수 있는 규정이라는 취지입니다.

반면 민법 제652조는 제646조를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설비 일체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어도 부속물 매수청구권까지 당연히 막히지는 않으며, 해당 조항이 실제로 임차인에게 불리한지를 따져야 합니다. 같은 취지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5조도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에게 시설을 사달라고 하기 어렵다면, 세 번째 길인 권리금이 남아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권리금에는 영업시설·비품 등 유형 재산의 가치도 들어갑니다. 임대인은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차인이 데려온 신규 임차인과 계약하는 것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거나, 터무니없는 임대료를 요구해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면 안 되고, 이를 어기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이 손해배상청구권은 임대차 종료일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원상복구·포기 조항이 있다면 유익비는 어렵더라도, 부속물과 권리금으로 우회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5. 청구는 종료 직후 6개월 안에, 증거부터 갖추고 진행해야 합니다

반환받은 날부터 6개월 제척기간이 흐르므로 종료 전후의 대응 순서가 중요합니다.

시설비 분쟁은 통상 ①공사 자료 정리와 임대인에게 내용증명 발송 → ②합의가 안 되면 임대인 소재지 또는 건물 소재지 관할 법원에 소송이나 지급명령 신청(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지방법원 및 관할 지원) → ③유익비 증가액을 다투는 경우 감정평가 신청 → ④판결 확정 후 강제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특히 기간을 놓치면 안 됩니다. 민법 제654조는 제617조를 임대차에 준용하고 있어, 임차인이 지출한 비용의 상환청구는 임대인이 목적물을 반환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정당한 시설비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보증금 반환과 목적물 인도는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시설비 문제로 다툴 때도 점포 인도 시점과 보증금 반환 시점을 서면으로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시설비 청구를 준비하신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임대차계약서에 원상복구, 시설 포기, 개축·변조 승인에 관한 조항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2. 공사 견적서, 세금계산서, 이체 내역, 시공 전후 사진과 임대인의 동의를 보여주는 문자·메일을 시설 항목별로 정리합니다.

  3. 종료 예정일과 점포 인도 예정일을 계산해 6개월 기간과 권리금 회수 가능 기간(종료 6개월 전부터)을 달력에 표시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유익비·부속물·권리금 중 어느 근거가 가장 유리한지 판단해 청구 방향을 정하면, 같은 시설비라도 회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마치며

임대인과 사이가 나빠질까 봐, 혹은 계약서 문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시설비 문제를 종료 직전까지 미루는 임차인이 많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라는 기간과 동의 증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시설비를 돌려받으려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얼마를 썼는지보다 어떤 시설이 어떤 근거에 해당하는지를 나누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시설비 청구를 받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계약서의 원상복구 조항과 동의 여부에 따라 지급 의무가 없을 수도 있으니, 무조건 거절하거나 무조건 지급하기보다 법적 근거를 따져 보셔야 합니다.

저는 상가 임대차에서 시설비를 청구하는 쪽과 그 청구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 한 줄과 동의 자료 하나에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시설비 문제로 임대인과 이견이 생겼다면, 기간이 지나기 전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인테리어 비용 전부를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건물 가치를 올린 공사는 유익비로 증가액 한도에서, 임대인 동의를 받은 설비는 부속물로, 영업용 시설은 권리금으로 나뉘어 다뤄집니다. 항목별로 근거가 달라 전부 인정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Q. 계약서에 원상복구 조항이 있으면 시설비를 한 푼도 못 받나요?

A. 유익비 청구는 포기 특약으로 보아 막힐 수 있습니다. 다만 부속물매수청구권은 민법 제652조의 강행규정이 적용되어 불리한 약정이 무효가 될 수 있고, 권리금 회수 방법도 남아 있습니다.

Q. 임대인이 인테리어에 동의한 증거가 문자 한 통뿐인데 충분한가요?

A. 충분할 수 있습니다. 명시적 문자·메일은 좋은 증거이고, 공사를 알고도 이의하지 않은 사정이 묵시적 동의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공사 전후 사진과 함께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Q. 간판이나 주방 설비도 유익비로 인정되나요?

A. 대법원은 특정 영업을 위해 설치한 간판은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올린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업종 전용 설비는 유익비보다 권리금 쪽에서 회수 방안을 찾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 시설비 청구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임대인이 목적물을 반환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은 임대차 종료일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Q. 임대인이 시설을 인수하겠다고 구두로만 말했는데 어떻게 하나요?

A. 구두 약속만으로는 입증이 어렵습니다. 대화 녹취, 문자, 증인 등 가능한 자료를 확보하고, 지금이라도 서면으로 인수 조건과 금액을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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