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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책이 건넨 가짜 금감원 서류도 공문서위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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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책이 건넨 가짜 금감원 서류도 공문서위조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고액 아르바이트”로 알게 된 일을 하다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입건되었다는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감독원, 검찰청, 금융위원회 같은 기관 이름이 찍힌 서류를 피해자에게 직접 전달한 경우, 사기 말고도 서류와 관련된 죄가 따로 붙는지를 많이 물으십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서류는 시키는 대로 출력해서 건네기만 했다”, “내가 만든 게 아니라 메신저로 받은 파일을 인쇄했을 뿐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그 서류를 단순한 심부름 물건이 아니라 피해자를 믿게 만든 핵심 수단으로 보고, 위조 서류를 만든 사람과 건넨 사람을 나누어 각각의 죄를 따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고의를 판단할 때 피해자에게 제시하거나 교부한 공문서·사문서의 생성 경위와 작성명의자를 중요한 간접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서류를 건넨 행위는 그 자체로 별도의 죄가 되기도 하고, 사기의 고의와 공모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되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수거책이 건넨 가짜 금융감독원 서류가 공문서위조로 평가되는지, 사문서위조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직접 만들지 않았다면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서류를 직접 만들지 않았더라도 피해자에게 건네면 행사죄가 문제됩니다

위조죄와 행사죄는 별개이고, 수거책에게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은 대개 행사죄입니다.

위조와 행사는 서로 다른 행위입니다. 위조는 권한 없이 타인 명의의 문서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행사는 위조된 문서를 진짜인 것처럼 상대방이 볼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입니다. 수거책은 서류 제작 조직원이 따로 있고 자신은 출력물을 들고 가서 피해자에게 보여주거나 건네는 역할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형법 제229조는 위조공문서를 행사한 사람을 위조공문서 자체와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위조사문서를 행사한 경우에는 형법 제234조가 마찬가지로 위조사문서 자체와 같은 형을 정하고 있습니다. 즉 “나는 만들지 않았다”는 사정이 행사죄를 면하게 해주지는 않습니다.

행사의 핵심은 위조된 문서를 상대방이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는지입니다. 피해자에게 종이를 직접 건네고 도장을 확인시키거나, 현장에서 “금융감독원에서 나온 공문”이라며 읽게 한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반대로 메신저로 받은 이미지 파일을 어떻게 전달했는지, 출력물을 실제로 교부했는지는 사건마다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직접 만들지 않았더라도, 위조된 줄 알면서 피해자에게 건넸다면 행사죄 성립이 문제됩니다.


2. 금융감독원 명의 서류가 공문서인지 사문서인지는 작성명의자가 누구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공무소 자체가 아니라서, 공문서 여부는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직원’ 명의인지로 갈립니다.

형법상 공문서위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명의로 작성되는 문서를 위조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225조는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반 사문서위조는 형법 제23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같은 서류라도 공문서냐 사문서냐에 따라 법정형 상한이 두 배 차이가 납니다.

금융감독원은 정부기관이 아니라 특수법인이라서 곧바로 공무소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위원 또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으로서 공무원이 아닌 사람과 금융감독원의 집행간부 및 직원은 「형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에는 공무원으로 본다(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69조 제1항).

이 조문에 따라 금융감독원 집행간부와 직원(적용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합니다)이 작성명의자인 서류는 형법을 적용할 때 공무원 명의 문서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수사 단계에서는 사문서위조로 송치된 사건이 공문서위조로 공소장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서류에 찍힌 기관명, 직인, 직책, 담당자 이름이 무엇인지에 따라 죄명과 형량이 달라집니다.

한편 서류가 금융위원회나 검찰청처럼 처음부터 공무소 명의라면 공문서위조로 보는 데 이론이 적고, 반대로 은행·카드사 등 민간 금융기관 명의의 확인서라면 사문서로 다루어집니다. 가짜 금융감독원 서류에는 여러 기관 명의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문서 한 장 한 장을 따로 분석해야 합니다.

같은 가짜 서류라도 작성명의자가 공무원으로 평가되는지에 따라 공문서와 사문서로 나뉘고, 처벌의 상한이 달라집니다.


3. 서류를 건넨 사실은 사기 공모와 고의를 인정하는 강력한 정황이 됩니다

서류를 건넨 행위는 별도의 죄이기도 하지만, 사기의 고의를 입증하는 핵심 정황으로도 쓰입니다.

수거책이 가장 많이 하는 방어는 “이게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현금수거책의 공모와 고의를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공모사실이나 범의는 다른 공범과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함으로써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가 결합되어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족하다.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인 것으로도 충분하고 전체 보이스피싱 범행방법이나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인식할 것을 요하지는 않는다(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

같은 판결은 공모와 고의를 판단할 때 피해자에게 제시하거나 교부한 공문서나 사문서가 있는 경우 그 문서의 생성·작성 경위, 내용, 작성명의자와 피고인이 맡은 업무의 관련성을 살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금을 받으러 가면서 금융감독원 명의 서류를 들고 갈 이유가 정상적인 업무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의사연락 수단, 업무를 맡게 된 경위, 보수 수준과 지급 방식, 수거한 돈을 다른 계좌로 전달한 방법, 제3자 명의나 개인정보 사용 여부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서류를 건넨 사실이 확인되면 이 정황들과 합쳐져 “사기에 이용되는 줄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워집니다.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에 따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피해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류 관련 죄가 아니라 사기 공동정범 책임이 사건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류를 건넸다는 사실은 위조 관련 죄이면서 동시에 사기의 고의와 공모를 보여주는 정황입니다.


4. 위조 관련 죄와 사기가 함께 인정되면 형은 사건 전체로 무거워집니다

서류 관련 죄는 사기와 별개로 성립하므로, 건수와 피해액이 늘수록 병합된 형량이 커집니다.

수거책 사건에서는 보통 사기, 위조공문서행사(또는 위조사문서행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 함께 기소됩니다. 위조 행사와 사기는 성격이 다른 범죄여서, 서류를 한 번 보여주고 현금을 받았다면 일반적으로 두 죄가 모두 문제됩니다. 이처럼 여러 죄가 인정되면 경합범 가중이 적용되어 처단형의 상한이 올라갑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피해자별로 별개 사건으로 기소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같은 기간에 이루어진 범행이라도 사건이 나뉘어 진행되다 보면 먼저 확정된 재판의 영향으로 뒤의 재판에서 불이익이 생길 수 있어, 처음부터 사건 전체를 놓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형에서는 피해 규모와 건수, 가담 기간, 조직 내 역할, 피해 회복 여부가 핵심입니다. 피해자와의 합의와 공탁, 수사 초기부터의 협조와 반성은 실무상 중요한 감경 사정이고, 반대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에도 범행을 계속하거나 증거를 없앤 경우는 매우 불리하게 평가됩니다.

위조 서류를 건넨 사실이 더해지면 같은 사기 사건이라도 죄명이 늘고 선고 형량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5. 입건부터 재판까지, 첫 조사 전에 서류 관련 자료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첫 진술에서 서류를 어떻게 받았고 어떻게 건넸는지가 이후 쟁점을 거의 결정합니다.

수거책 사건은 통상 ①피해 신고 후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피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CCTV 추적과 계좌 분석으로 입건 → ②피의자 조사와 압수수색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구속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보이스피싱은 조직범죄라 구속 수사가 비교적 흔합니다.

서류 관련 혐의를 다툴 수 있는지 확인하려면 아래 순서로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조직원과 나눈 메신저 대화를 통째로 보존하고, 서류를 어떤 형태(파일·이미지·실물)로 받았는지, 누가 출력을 지시했는지를 확인합니다.

  2. 피해자에게 서류를 보여주기만 했는지, 실제로 교부해 가져가게 했는지, 서류에 어떤 기관명과 직인이 있었는지를 정리합니다.

  3. 업무를 제안받은 경위, 보수 약정, 이전 수거 횟수를 시간순으로 적어 고의 판단의 근거가 될 정황을 미리 파악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위조 서류의 성질(공문서·사문서)과 행사 여부, 사기 고의를 각각 따로 다투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므로 합의 가능성도 초기부터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마치며

수거책으로 일한 분들은 대개 “불법인 줄 알았다면 하지 않았다”는 말씀부터 하십니다. 그러나 조사가 시작되면 그 말을 입증할 자료를 갖추지 못한 채 첫 진술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고, 바로 그 진술이 이후 재판의 방향을 정합니다.

피해를 입은 분의 입장에서는 가짜 서류가 얼마나 정교했고, 수거책이 그 서류를 어떻게 이용해 신뢰를 만들었는지가 사기 피해 회복과 처벌에서 중요한 근거입니다. 받은 서류 원본과 대화 기록을 그대로 보존하시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수거책으로 입건된 분의 입장에서도 서류를 만든 사람이 아니라는 사정, 고의의 정도, 조직 내 위치는 형량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무엇을 다툴 수 있고 무엇을 인정하고 선처를 구해야 하는지는 사실관계를 따져 정해야 합니다.

저는 보이스피싱과 사기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의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서류 한 장의 성격과 전달 경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다면, 첫 조사 전의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류를 제가 만들지 않았고 건네기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위조된 사실을 알면서 피해자에게 건넸다면 위조공문서행사 또는 위조사문서행사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행사죄는 위조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Q. 금융감독원 서류는 무조건 공문서위조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공무소가 아니라 특수법인이고, 금융위원회법상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직원이 작성명의자인지, 문서에 어떤 기관과 직책이 적혀 있는지에 따라 공문서와 사문서로 나뉩니다.

Q. 서류가 위조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고의는 미필적인 인식으로도 충분합니다. 법원은 서류 입수 경위, 업무 제안 방식, 보수, 이전 수거 이력 등을 종합해 위조 사실이나 보이스피싱 범행을 알았는지 판단합니다.

Q. 메신저 파일을 출력해서 건넸는데도 문서위조인가요?

A. 출력물이 일반인이 진짜 문서로 오인할 만한 외관을 갖추었는지, 피해자에게 실제로 교부되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전달 방식에 따라 행사 여부가 다투어지기도 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사기와 문서 관련 죄는 합의로 곧바로 공소가 기각되는 범죄가 아닙니다. 다만 피해 회복과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에서 서류의 입수 경위와 고의에 대한 내용이 굳어지고, 구속 여부 판단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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