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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도 아닌데 직원 횡령을 도왔으면 업무상횡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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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도 아닌데 직원 횡령을 도왔으면 업무상횡령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직원의 횡령이 드러나면서, 그 회사 직원도 아닌 가족·지인·거래처 사람이 “계좌만 빌려줬다”, “돈을 대신 받아줬다”는 이유로 함께 조사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그 회사 직원도 아닌데 무슨 횡령이냐”, “시키는 대로 계좌만 빌려줬을 뿐 돈은 만지지도 않았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원의 횡령이 드러나 수사가 시작되면, 수사기관은 돈이 흘러간 계좌의 주인부터 확인하고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법은 신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에 신분 없는 사람이 가담한 경우에도 공동정범·교사·방조의 규정을 적용합니다. 다만 업무상횡령의 무거운 형은 업무상 보관자 지위가 없는 가담자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처벌되느냐와 어느 형으로 처벌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래에서는 직원이 아닌 사람이 직원의 횡령을 도왔을 때 어떤 죄가 성립하고 어느 범위의 형이 문제되는지, 그리고 조사를 앞두고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직원이 아니어도 직원의 횡령에 가담하면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횡령의 정범은 재물 보관자이지만, 보관자가 아닌 사람도 공동정범·교사·방조로 가담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때 성립합니다. 즉 회사 돈을 맡아 관리하는 지위가 있어야 정범이 될 수 있는 신분범입니다. 그래서 회사 직원도 아니고 회사 돈을 맡은 적도 없는 사람이 혼자서 회사 돈을 횡령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형법 제33조 본문은 신분이 있어야 성립되는 범죄에 신분 없는 사람이 가담한 경우에도 제30조(공동정범)부터 제32조(종범)까지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원이 빼돌린 돈을 자기 계좌로 받아 주었거나, 횡령 수법을 알려 주었거나, 빼돌린 돈을 함께 나눠 썼다면 신분이 없더라도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유형은 직원이 거래처 대금이나 회사 자금을 배우자·친구·가족 명의 계좌로 돌리고, 그 계좌 주인이 입금된 돈을 다시 현금으로 인출해 전달하거나 자기 생활비로 쓰는 경우입니다. 이때 계좌 주인이 “직원이 아니라서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안심입니다.

직원이 아니라는 사정은 횡령 공범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2. 업무상횡령의 무거운 형은 신분 없는 가담자에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업무상 보관자 지위 때문에 무거워지는 형은, 그 지위가 없는 사람에게는 단순횡령의 형으로 제한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의 단순횡령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범한 업무상횡령은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같은 횡령인데도 업무상 보관자라는 지위 때문에 형이 무거워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형법 제33조 단서는 신분 때문에 형의 경중이 달라지는 경우에 신분이 없는 사람은 무거운 형으로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은 업무상횡령으로, 그 직원을 도운 직원 아닌 사람은 공범이 성립하더라도 단순횡령의 형 범위에서 처벌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이것은 죄가 가볍다는 뜻이 아니라 형의 상한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또 형식상 직원이 아니더라도 외부 경리대행업체 담당자나 자금 관리를 위임받은 사람처럼 실제로 그 회사 돈을 업무로서 맡아 관리했다면, 직함과 상관없이 본인이 보관자 지위에 있어 업무상횡령의 정범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직원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돈을 맡아 관리한 지위가 형의 무게를 가릅니다.


3. 공동정범인지 방조인지는 범행을 알았는지와 가담 정도로 갈립니다

범행을 알면서 실행을 쉽게 해 주었다면 방조, 함께 계획하고 이익을 나눴다면 공동정범으로 문제됩니다.

먼저 범행을 알았는지가 출발점입니다. 직원이 횡령한 돈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거래 대금을 잠시 받아 달라”는 말만 믿고 계좌를 빌려준 사람은 공범의 고의가 없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입금과 동시에 현금 인출을 요구받았거나, 금액을 여러 번 나눠 입금하게 했거나, 대가를 받았다면 수사기관은 그런 정황으로 범행을 알았다고 추단합니다.

범행을 알면서 계좌 대여, 돈의 인출·전달, 서류 작성 협조처럼 정범의 실행을 쉽게 해 주었다면 방조범(형법 제32조)이 됩니다.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됩니다. 반면 범행 계획 단계부터 역할을 나누고 빼돌린 돈을 함께 나눠 가졌다면 공동정범(형법 제30조)으로 평가될 수 있어, 방조와 달리 감경 없이 정범과 같은 범위의 형으로 처벌됩니다.

흔한 변명이 “곧 채워 넣는다고 해서 도왔다”는 것인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정범이 나중에 돌려놓을 생각이었다는 사정은 횡령의 성립을 막지 못하고, 그 정범을 알고 도운 사람의 책임도 사라지게 하지 못합니다. 결국 가담자가 범행을 언제부터 어느 정도 알았는지를 객관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방조냐 공동정범이냐에 따라 감경 여부가 갈리므로, 내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받았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4.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전액 배상 책임까지 따져야 합니다

형사는 단순횡령의 형 범위이지만, 민사에서는 횡령액 전체에 대한 연대책임이 문제됩니다.

형사 절차에서 단순횡령의 형 범위로 제한된다고 해서 부담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760조에 따라 여럿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면 각자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직원이 3억원을 빼돌렸고 내 계좌가 그 돈의 통로였다면, 회사는 내가 얼마를 가져갔는지와 별개로 3억원 전체를 나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형사 고소와 함께 계좌에 대한 가압류가 먼저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입금된 돈을 이미 인출해 정범에게 넘겼다면 그 전달 경로를 증명하는 것이, 형사에서는 가담 정도를, 민사에서는 실제 이익을 얻었는지를 다투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양형에서는 초범 여부, 가담 경위와 정도, 얻은 이익, 피해 변제와 합의 여부가 참작됩니다. 정범이 아닌 방조 수준이고 이익을 얻지 않았다면 그 사정이 형을 정하는 데 크게 반영됩니다.

형사에서 가볍게 끝나더라도 민사 책임은 별도로 남을 수 있습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절차 흐름과 첫 진술 준비가 중요합니다

첫 진술에서 ‘몰랐다’는 점을 객관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합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찰이 입금 내역을 먼저 확보한 뒤 계좌 주인을 부르기 때문에, 조사 통보를 받은 시점에는 이미 돈의 흐름이 상당 부분 파악되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조사 전에는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직원과 주고받은 메신저·문자에서 계좌를 빌려준 경위와 돈의 용도에 대해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시간순으로 확인합니다.

  2. 내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발급받아 입금액 중 내가 인출해 전달한 돈, 내가 쓴 돈, 대가로 받은 돈을 구분해 정리합니다.

  3. 직원과의 관계, 내가 한 역할, 범행을 알게 된 시점을 정리해 첫 진술에서 일관되게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이러한 정리를 바탕으로 범행을 몰랐다는 주장과 방조에 그쳤다는 주장 중 어느 쪽이 사실관계에 맞는지 판단하고 방어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마치며

직원 아닌 사람이 직원의 횡령에 휘말린 경우, “가족이니까”, “친한 사이니까”라는 생각 때문에 계좌를 내주고도 문제의 심각성을 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빼돌린 회사 입장에서는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 어느 계좌로 돈이 흘러갔는지부터 확정해야 형사 고소와 민사 회수 모두에서 실익이 있습니다. 거래내역, 내부 결재 기록, 회계 자료가 쌓일수록 회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공범으로 의심받는 입장에서는 “직원이 아니다”라는 말만으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범행을 실제로 알았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익을 얻었는지에 따라 무죄에서 방조, 공동정범까지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횡령 사건에서 돈을 빼돌렸다는 쪽과 그 사건에 휘말렸다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에 따라 같은 사실관계도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원이 아닌데 직원 횡령을 도왔으면 업무상횡령으로 처벌받나요?

A. 횡령 공범은 성립할 수 있지만, 업무상 보관자 지위가 없다면 형법 제33조 단서에 따라 업무상횡령의 무거운 형이 아니라 단순횡령의 형 범위(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로 처벌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Q. 횡령한 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범행을 몰랐다면 공범의 고의가 없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몰랐다는 점은 대화 기록, 입금 경위, 대가 수수 여부 같은 객관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Q. 계좌만 빌려주고 돈은 만지지 않았는데도 방조가 되나요?

A. 범행을 알면서 계좌를 빌려줘 횡령의 실행을 쉽게 했다면 방조가 될 수 있습니다. 방조범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되지만, 죄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Q. 저는 한 푼도 받지 않았는데 민사 책임도 지나요?

A. 질 수 있습니다. 공동불법행위자는 민법 제760조에 따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어, 이익을 얻지 않았더라도 가담 정도에 따라 손해 전체에 대한 청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직원이 나중에 돈을 다 갚으면 저도 처벌되지 않나요?

A. 아닙니다. 사후에 반환·변상하는 의사가 있더라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다만 변제와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에서 범행을 알았는지와 역할을 어떻게 설명했는지가 이후 방조인지 공동정범인지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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