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경찰조사, 거짓말탐지기 유리할까? | 성폭력/강제추행 | 로톡
✅강제추행 경찰조사, 거짓말탐지기 유리할까?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미성년 대상 성범죄디지털 성범죄

✅강제추행 경찰조사, 거짓말탐지기 유리할까? 

정우람 변호사

안녕하세요,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이 글은 '정우람 변호사 카페'에 이미 게시된 원고를 재가공하여 블로그에 옮긴 것입니다. 원문은 카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최근 유료 상담 시간까지 조율해가며 진행해야 할 정도로 사건이 몰렸습니다.

​

텔레그램 관련해 이슈가 된 건들과 폴리마켓 진행 중인 사건이 겹치다 보니 아무래도 의뢰인 사건 쪽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

그러다 보니 글 주제도 디지털 범죄 쪽으로 치우친 감이 있어, 이번에는 강제추행을 다뤄보려 합니다.

​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만 놓고 보면 폭행이나 협박이 반드시 앞서 있어야 성립하는 것처럼 읽히는데, 실무는 그렇지 않습니다.

​

폭행이나 협박이 따로 없어도 강제추행은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이른바 기습추행, 즉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신체를 만지는 행위에 대해 그 추행 행위 자체를 폭행으로 봅니다. 이때의 폭행은 힘의 세기를 따지지 않고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

생각해보면 당연한 측면이 있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제압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면 지하철이나 술자리에서 순간적으로 이뤄지는 기습적 접촉은 처벌의 공백에 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

여기에 더해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폭행·협박이 선행하는 유형에서도 종래 요구되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는 기준을 폐기했습니다. 강제추행의 성립 문턱은 전반적으로 낮아진 흐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성범죄 사건의 또 다른 특징은 객관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

사건 대부분이 밀폐된 공간이나 순간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다 보니 CCTV나 목격자가 없는 사안이 흔합니다.

​

그럼에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전후 정황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평가되면, 그 진술만으로 기소 의견 송치가 이뤄지고 유죄까지 나아가기도 합니다.

​

실무적으로 보면 이전부터 성범죄는 수사관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 부담스러워하는 영역이었습니다. 애매한 부분이 있어도 일단 송치하고 검사의 판단을 받도록 하는 흐름이 많았습니다.

​

여기에 올해 10월부터 시행된 개정 수사준칙이 더해졌습니다. 성범죄나 아동학대 같은 중요 사건은 송치 전에 경찰이 검사와 의견을 교환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었고, 불송치 결정을 할 경우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결정서와 기록 전부를 검사에게 보내도록 절차가 강화되었습니다. 검사가 불송치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횟수 제한도 폐지되었습니다.

​

결국 불송치 의견으로 정리되더라도 그 판단이 검사의 검토를 거치는 구조이고, 경찰 입장에서는 그만큼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의견을 받아내려면 쟁점을 어떻게 정리해 제시하느냐가 중요해집니다.

​

그래서 혐의를 다투는 사건에서의 방어는 결국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작업이 됩니다.

​

진술이 시점에 따라 달라진 부분은 없는지, 사건 직후의 연락이나 행동이 진술 내용과 어긋나지 않는지, 시간과 장소처럼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지점에 모순이 없는지를 자료와 함께 정리해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막연히 "그런 적 없다"고만 반복하는 것은 방어가 아닙니다.

​

이 과정에서 DNA 채취나 거짓말탐지검사 같은 절차가 함께 거론되는데, 두 가지 모두 기대만큼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DNA는 옷 위 접촉이나 짧은 접촉이 대부분인 추행 사건의 특성상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반대로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정 역시 워낙 일반적인 결과라 무혐의의 근거로서 큰 힘을 갖지 못합니다.

​

거짓말탐지검사는 피의자 입장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합니다. 진실 반응이 나오면 참고자료에 그쳐 본전이지만, 거짓이나 판단불가가 나오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해 기소 의견 송치의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관계에 확신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응하는 것을 신중히 판단하시라고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

결국 강제추행은 객관적 증거가 없는 사안에서도 진술의 결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그리고 조사에서의 진술 한 번이 성범죄 전과와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억울한 사안일수록 감정적으로 부인하기보다, 어느 지점을 어떤 자료로 다툴지 처음부터 설계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

강제추행 사건으로 경찰조사를 앞두고 계시거나 이미 입건되어 대응 방향이 고민되는 상황이라면 편하게 상담 주시기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정우람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8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