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이 계약서도 없이 "일단 작업부터 하라"고 하고 대금은 나중에 자기 기준으로 정하거나, 협력사 전체에 "단가 10% 내려달라"고 통보한다면, 이는 하도급법 위반이자 공익신고 대상인 공익침해행위입니다.
하도급법 위반을 신고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이 확정되면 내부 공익신고자는 확정 과징금의 30%를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확정'이 핵심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조선사 사건은 공정위가 208억 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대법원까지 간 끝에 남은 과징금은 4억 3,200만 원이었습니다. 위반행위는 전부 인정됐는데도 그렇습니다.
하도급법 위반은 왜 공익신고 대상인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별표에서 공익신고 대상 법률을 정하고 있고, 하도급법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하도급법 제25조의3은 공정위가 위반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의 2배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대표적인 과징금 대상 행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작업 시작 전 계약서면 미발급·지연발급(제3조)
일률적 단가 인하, 일방적인 낮은 단가 결정 등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제4조)
부당 감액(제11조), 기술자료 요구·유용(제12조의3), 보복조치(제19조)
하도급법은 자체 신고 제도도 두고 있어 누구든지 공정위에 신고할 수 있고(제22조 제1항), 부당 대금결정·감액·기술자료 유용 등을 증거와 함께 신고하면 별도 포상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제22조 제5항). 다만 같은 원인으로 다른 법령의 포상금을 받으면 반환해야 하므로(제22조 제7항), 공익신고 보상금과 하도급법 포상금은 중복 수령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 — 조선사 A사 과징금 208억 700만 원 사건
어떤 일이 있었나
대형 조선사 A사는 선박 임가공을 사내협력사에, 엔진 부품 제조를 사외협력사에 위탁하는 원사업자였습니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행위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선시공 후계약'입니다. 2014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202개 사내협력사에 공사 48,467건을 위탁하면서, 계약서면을 작업이 시작된 뒤 최소 1일에서 최대 416일이 지나서야 발급했습니다.
둘째, 일률적 10% 단가 인하입니다. 사외협력사 간담회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종전 대비 10% 인하된 구매목표금액으로 입찰을 통보해 48개 협력사와 10% 낮은 단가로 계약했습니다.
셋째, 일방적인 추가공수 삭감입니다. 대금을 정하지 않은 채 추가공사부터 진행시킨 뒤 A사 내부 절차만으로 공수를 정했고, 추가공사 9,940건 중 7,854건의 요청공수가 삭감됐으며 그중 1,785건은 협력사 제조원가보다 낮게 대금이 결정됐습니다.
공정위는 2020. 5. 11. 시정명령·공표명령과 함께 과징금 208억 7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공정위 의결 제2020-106호).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이 소송에는 사내협력사 대표였던 신고인이 공정위 측 보조참가인으로 직접 참여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세 가지 위반행위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전자계약서를 올린 날이 아니라 협력사가 서명한 날이 발급일이고, 조선업 특성상 추가공사가 잦다는 사정만으로 서면발급 의무가 면제되지 않으며, 선시공 후계약 구조에서는 예외적으로 협력사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낮은 단가'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과징금은 달랐습니다. 2016. 7. 25. 시행령·고시 개정으로 서면발급 위반에 정액 과징금이 적용되게 됐는데, 개정 전 행위에 종전 방식으로 산정한 203억 7,500만 원과 개정 후 정액 1억 6,200만 원 사이에 100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법원은 이를 현저히 부당한 불균형으로 보고 203억 7,500만 원 부분을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취소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1. 11. 선고 2020누45287 판결). 대법원은 양쪽 상고를 모두 기각해 이 결론을 확정했습니다(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4두35125 판결).
보상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6조에 따라 내부 공익신고자는 과징금 확정 후 국민권익위원회에 보상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구간별 누진표를 적용했지만, 2026. 9. 29. 시행령 개정으로 확정 금액의 일률 30%로 바뀌었고 지급 한도액은 없습니다(법 제26조의2, 시행령 제22조 제1항).
공정위 처분액 208억 700만 원 기준: 약 62억 4,210만 원
법원 확정액 4억 3,200만 원 기준: 1억 2,960만 원
(기계적 적용값이며, 증거의 신빙성·언론 공개 여부·기여도에 따라 감액될 수 있습니다.)
유의할 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하도급계약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 수급사업자와 그 대표도 내부 공익신고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법 제2조 제7호). 둘째, 보상금 신청은 확정을 안 날부터 3년, 확정된 날부터 5년 이내입니다(법 제26조 제3항). 이 사건처럼 처분에서 확정까지 4년 반이 걸릴 수 있습니다. 셋째, 공정위는 신고일부터 3년이 지나면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으므로(하도급법 제22조 제4항) 조사가 길어지면 이 기한이 쟁점이 됩니다.
이 지점부터는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이 사건은 공익신고가 '신고하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떤 위반 유형을 어느 기간으로 특정해 신고하는지, 계약서 발급일과 작업 착수일을 대조할 자료·단가 인하 공문·공수 삭감 내역 같은 증거를 어떻게 정리하는지에 따라 조사 착수 여부와 과징금 구조, 결국 보상금 액수가 달라집니다.
거래가 계속되는 협력사라면 변호사를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공익신고자 보호법 제8조의2)로 신분 노출 없이 신고할 수 있습니다. 신고 후 불이익조치에 대한 보호조치 신청, 소송 보조참가, 보상금 신청까지 절차 전반에서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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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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