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법 부정수입죄 성립요건, 밀수입죄와 수입요건 위반 처벌 기준 | 고소/소송절차 | 로톡
관세법 부정수입죄 성립요건, 밀수입죄와 수입요건 위반 처벌 기준
법률가이드
고소/소송절차수사/체포/구속세금/행정/헌법

관세법 부정수입죄 성립요건, 밀수입죄와 수입요건 위반 처벌 기준 

박상석 변호사

수입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통관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정상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이고 수입신고도 했는데, 국내에서는 별도의 허가나 승인, 인증이 필요한 물품이었다는 사실을 통관 단계에서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처음 관세조사를 받는 업체에서는 세금을 빼돌린 것도 아니고 수입신고도 했는데 왜 형사사건이 되느냐고 묻습니다. 관세법에서는 수입신고를 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법령에서 해당 물품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허가, 승인, 추천, 증명이나 별도의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면 그 요건까지 갖추어야 합니다. 관세법 제226조도 이러한 물품은 세관장에게 필요한 조건을 갖추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수입신고를 하고 물품을 들여왔다면 관세법 제270조 제2항, 이른바 부정수입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단순 서류 누락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관세사건에서 가장 먼저 구별해야 할 것이 밀수입죄와 부정수입죄입니다. 둘 다 정상적인 통관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처벌하지만 적용되는 상황이 다릅니다.

관세법 제269조 제2항의 밀수입죄는 원칙적으로 수입신고 자체를 하지 않고 물품을 들여오거나, 신고는 했지만 실제 수입물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의 벌금입니다.

반면 관세법 제270조 제2항은 수입신고 자체는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다른 법령에서 요구하는 수입 허가, 승인, 추천, 증명이나 그 밖의 조건을 갖추지 않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갖춘 상태에서 수입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신고 없이 들여온 문제가 중심이면 제269조를, 신고는 했지만 해당 물품에 필요한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은 문제가 중심이면 제270조 제2항을 먼저 검토하게 됩니다.

수입요건 구비의무에서 확인해야 할 허가·승인·인증

모든 수입물품에 별도의 허가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개별 법령에서 일정한 품목에 대해 별도의 조건을 정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관세법 제226조는 수출입 과정에서 법령상 허가, 승인, 표시나 그 밖의 조건이 필요한 물품이라면 해당 조건을 갖추었다는 점을 세관장에게 증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관세청도 세관장 확인 대상 물품과 수입요건을 별도의 고시와 품목별 목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입업체가 확인해야 할 것은 관세율이나 HS코드만이 아닙니다. 해당 품목에 다른 법률이 적용되는지, 수입 전 요건확인기관의 허가나 인증을 받아야 하는지, 통관 단계에서 세관장이 어떤 서류를 확인하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특히 새로운 제품을 처음 수입하거나 기존 제품의 규격과 성분이 변경됐다면 과거에 같은 품목이 통관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수입도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관세법 제270조 부정수입죄의 핵심은 수입신고와 요건 미구비

부정수입죄에서 먼저 확인할 요소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수입신고를 한 물품이어야 하고, 법령에서 해당 물품을 수입하기 위해 일정한 허가나 승인 등 조건을 요구해야 하며, 그 조건을 갖추지 않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갖춘 상태에서 실제 수입이 이루어졌는지를 봅니다.

여기서 단순히 회사 내부 서류 하나가 빠졌다는 것과 법령상 필수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은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 내부 결재문서나 거래명세서가 누락된 것과, 법률상 없으면 해당 물품을 수입할 수 없는 허가나 인증을 받지 않은 것은 법적 의미가 다릅니다.

따라서 관세청이나 세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됐다면 어떤 서류가 없었다는 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서류가 어느 법령에서 요구되는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수입요건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가 부정수입죄 성립 여부의 출발점입니다.

수입요건을 몰랐던 경우의 고의 판단

실무에서는 수입업체가 그런 인증이 필요한 줄 정말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처벌은 단순히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13조는 범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처벌하지 않는다는 고의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정수입죄 사건에서도 수입자가 해당 물품에 수입요건이 필요하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통관 과정에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과거에도 같은 물품을 취급했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다만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고의가 바로 부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전 통관 과정에서 이미 요건 미비를 지적받은 적이 있거나, 관세사 또는 인증기관으로부터 필요한 절차를 안내받고도 수입을 반복했다면 고의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 취급하는 제품이었고 품목분류나 적용 법령 자체에 객관적으로 해석의 여지가 있었으며, 전문기관의 안내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볼 자료가 있다면 그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허위 인증서와 타인 명의 서류가 만드는 부정수입 위험

관세법 제270조 제2항은 단순히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은 경우만 처벌하지 않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요건을 갖추어 수입한 경우도 포함합니다. 따라서 다른 제품에 발급된 인증서를 사용하거나 실제 물품의 규격과 맞지 않는 서류를 제출한 경우, 타 업체에 발급된 허가를 자신의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제출한 경우에는 사안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단순 업무착오라는 설명과 의도적인 통관 회피를 구별하게 됩니다. 누가 서류를 준비했는지, 대표자나 담당자가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 관세사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했는지, 해외 공급자가 제공한 서류를 그대로 사용한 것인지까지 확인합니다.

회사 내부 이메일과 메신저, 관세사와 주고받은 자료가 중요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통관 당시 누구까지 문제를 알고 있었는지가 형사책임의 범위를 가를 수 있습니다.

반복 수입과 초범 사건의 형량 차이

같은 수입요건 위반이라도 한 번 발생한 사건과 장기간 반복된 사건은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처음 수입한 소량 제품에서 요건 확인을 놓친 경우와, 수입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여러 차례 같은 방식으로 물품을 들여와 국내에 판매한 경우는 범행 경위와 규모가 다릅니다.

다만 반복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별도의 상습범 가중규정이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복 횟수, 기간, 범행 방식, 수입 규모와 조직성 등을 종합해 상습성이 인정되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동일한 방식의 위반이 장기간 계속됐다면 단순 착오라는 주장은 약해질 수 있고, 범행 횟수와 수입 규모 역시 양형에서 불리한 요소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조사 대상이 된 한 건의 신고서만 볼 것이 아니라 과거 동일 품목의 수입내역 전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입물품 원가 2억원부터 달라지는 가중처벌 기준

부정수입죄의 기본 법정형만 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하지만 수입 규모가 커지면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는 관세법 제270조 제2항 위반 물품의 원가가 2억원 이상이면 별도의 가중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입한 물품 원가가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입한 물품 원가 상당의 벌금도 병과됩니다. 이 차이는 상당합니다. 소규모 수입요건 위반 사건과 수억원대 반복 수입 사건을 같은 관세법 제270조 위반이라고만 보고 대응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조사 초기에 전체 수입물품 원가가 얼마인지부터 정확하게 계산해야 합니다.

규모뿐 아니라 상습성도 주의해야 합니다. 특정범죄가중법은 단체나 집단을 구성하거나 상습적으로 관세법 제269조부터 제271조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매우 무겁게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현행법은 이러한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규정합니다.

물론 몇 차례 같은 물건을 수입했다고 바로 이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습성은 반복 횟수만으로 결정되는 개념이 아니고 범행기간, 수법, 규모, 반복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세관으로부터 이미 문제를 지적받은 뒤에도 거래처나 명의를 바꾸어 같은 수입을 계속하거나, 여러 업체를 이용해 요건 확인을 피한 정황이 있다면 사건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반복 수입 사건에서는 개별 신고 건수를 하나씩 방어하는 것과 동시에 전체 사건이 상습 범행으로 평가될 위험까지 살펴야 합니다.

관세법 제269조 밀수입죄가 함께 문제 되는 통관 구조

수입요건 문제가 있다고 해서 항상 제270조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예 수입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실제 물품과 다른 물품을 신고해 반입했다면 제269조 제2항의 밀수입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도 밀수입죄의 주체를 단순히 명의상 화주나 납세의무자로 한정하지 않고, 실제 통관절차에 관여하면서 밀수입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지배한 사람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3도1907 판결은 물품 수입 경위, 실제 통관절차에 관여한 방법과 정도, 관세 납부 방법 등을 종합해 실질적인 수입행위자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도16984 판결 역시 같은 기준을 확인했습니다. 명의만 다른 회사에 빌려주었으니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정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회사 대표, 실제 수입 담당자, 통관업무를 지시한 사람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세법 위반 조사를 받게 되면 기억에 의존해서 설명하기보다 통관자료부터 다시 모아야 합니다. 수입신고필증, 인보이스, 패킹리스트, 계약서, HS코드 검토자료, 요건확인 신청자료, 인증서와 허가서, 관세사에게 전달한 이메일, 해외 공급자의 제품 설명서 등을 시간순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같은 제품을 여러 차례 수입했다면 각 회차마다 어떤 자료를 제출했는지를 비교해야 합니다. 최초 수입 때는 정상적인 인증을 받았지만 이후 제품 사양이 변경된 경우도 있고, 과거에는 요건을 갖췄지만 인증기간이 만료된 뒤 수입이 계속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수입요건 위반 사건의 고의 여부는 이런 기록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제 처음 문제를 알게 되었고 그 이후 회사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관세법 부정수입죄 대응에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관세법 제270조 부정수입죄로 조사를 받는다면 먼저 해당 물품에 실제 어떤 법령상 수입요건이 적용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세관이 문제 삼았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요건의 법적 근거를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전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그다음에는 회사와 담당자가 그 요건을 알고 있었는지를 봐야 합니다. 최초 수입인지, 과거 동일 제품을 수입한 경험이 있는지, 관세사나 인증기관에서 사전에 안내받은 내용이 있는지, 서류를 부정하게 변경한 정황이 있는지가 고의 판단과 연결됩니다.

마지막으로 전체 수입 규모와 횟수를 계산해야 합니다. 물품 원가가 2억원을 넘으면 특정범죄가중법 적용 여부가 생길 수 있고, 동일한 행위가 장기간 반복됐다면 상습성이나 양형 문제가 훨씬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관세법 사건은 수입요건 하나를 빠뜨렸다는 설명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물품을 어떤 법령에 따라 들여왔는지, 누가 통관을 결정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어느 규모로 수입했는지를 함께 봅니다.

세관에서 소명자료 제출 요구를 받았거나 관세법 제269조 밀수입죄 또는 제270조 부정수입죄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수입신고필증과 인증자료만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과거 수입내역 전체를 먼저 정리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입요건의 법적 근거, 고의 여부, 물품원가와 반복 횟수에 따라 적용 죄명과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초기 조사 전에 관세·형사 사건을 함께 다루는 변호사와 자료를 검토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박상석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