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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음료에 체액을 넣은 것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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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음료에 체액을 넣은 것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직장, 학원, 지인 모임처럼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에서 상대방의 컵이나 음료에 몰래 이물질을 넣은 사건이 형사 사건으로 이어지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체액을 넣은 경우는 성범죄로 다뤄야 하는지가 오랫동안 다툼이 되어 왔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몸에 손을 댄 것도 아닌데 무슨 강제추행이냐”, “컵에 장난을 친 것이지 사람을 건드린 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셔버린 쪽에서 보면 이야기가 전혀 다릅니다. 알고 나서의 충격과 혐오감은 직접 신체를 만지는 것에 못지않고, 수사기관도 이 점을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문제에 대해 물건을 매개로 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마시던 컵에 몰래 체액을 넣어 마시게 한 사건에서, 강제추행 부분을 무죄로 본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몰래 음료에 체액을 넣은 행위가 어떤 경로로 강제추행죄에 해당하게 되는지, 처벌과 부수 처분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수사가 시작되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음료에 몰래 체액을 넣은 행위도 강제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신체를 만지지 않았더라도, 마시는 순간 피해자의 몸에 가해진 행위로 평가됩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범죄입니다. 많은 분들이 “폭행”을 때리거나 밀치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법원이 말하는 폭행은 훨씬 넓습니다. 피해자의 몸에 직접 닿지 않더라도 피해자의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유형력의 행사라면 폭행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도2156 판결 사안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마시던 컵에 몰래 자신의 체액을 넣어 피해자가 이를 마시게 했습니다. 검사는 재물손괴와 강제추행으로 기소했는데, 원심은 컵에 이물질을 넣은 행위를 피해자에 대한 폭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강제추행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을 파기해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겉으로는 컵이라는 물건을 대상으로 한 행위처럼 보이지만, 그 음료는 피해자가 곧 입에 넣을 것이었고 실제로 몸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다면 행위의 실질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해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 됩니다. 체액이 체내로 들어가면 정신적 충격뿐 아니라 육체적 불쾌감과 고통도 생길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됩니다.

컵을 만졌을 뿐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고, 음료를 통해 피해자의 몸에 가해진 행위인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2. 물건을 매개로 했다는 이유만으로 폭행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기습추행에서는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폭행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298조는 강제추행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298조).

대법원은 이른바 기습추행, 즉 상대방이 미처 반응하기 전에 불시에 이뤄지는 추행 유형에서는 폭행이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일 필요가 없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으면 족하다고 봅니다. 힘의 강약도 묻지 않습니다. 이 법리가 음료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는 이유는,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이뤄지는 행위 자체가 불시의 유형력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거부하지 못했다”, “저항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주장이 방어 논리로 힘을 얻기 어렵습니다. 피해자는 음료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거부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고, 법원은 바로 이 점을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로 봅니다.

또한 같은 행위에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컵과 음료를 먹을 수 없게 만든 것은 재물의 효용을 해친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 대법원 사건에서도 검사는 두 죄명으로 함께 기소했습니다.

폭행의 대상이 컵이냐 몸이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몸에 영향을 준 유형력 행사가 있었는지가 기준입니다.


3.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의 성적 의미와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고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면 추행입니다.

폭행이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가 “추행”이어야 강제추행이 됩니다. 법원은 추행을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풀이합니다. 단, 이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과 연령,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구체적 양태, 주위의 객관적 상황, 그리고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체액은 그 자체가 성적 의미를 가진 물질입니다. 이것을 상대방이 입에 넣도록 몰래 만든 행위는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고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추행 요건 판단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쟁점이 되는 것은 다른 부분입니다. 첫째, 컵에 들어간 물질이 정말 피고인의 체액인지입니다. 이 부분은 컵·음료의 감정 결과, 현장 CCTV, 피고인의 휴대전화 검색·촬영 기록, 주변인 진술로 입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넣은 사람이 피고인이라는 점이 입증되는지입니다. 같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있었다면 접근 가능성, 동선, 컵이 놓여 있던 시간이 다툼이 됩니다. 셋째, 피고인에게 그런 행위를 한다는 인식과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체액을 몰래 음료에 넣은 사실이 입증되면 추행 여부보다는 누가 어떻게 했는지의 입증이 사건의 승패를 가릅니다.


4. 강제추행 유죄가 되면 형사처벌에 더해 부수 처분이 따라옵니다

벌금형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고, 신상정보 등록 같은 불이익이 함께 따라옵니다.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재물손괴가 함께 인정되면 경합범으로 처리되고, 사안이 계획적이었는지, 같은 피해자에게 반복했는지, 피해자와의 관계(직장 내 상하관계 등)가 어땠는지가 양형에서 무겁게 평가됩니다. 일회성 장난이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부수 처분입니다. 강제추행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됩니다. 또한 법원은 형을 선고하면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함께 명할 수 있습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도 이수명령을 병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때문에 단순히 벌금 액수만 보고 사건을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강제추행은 과거와 달리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더라도 수사와 재판이 멈추지 않습니다. 친고죄 조항은 2013년 6월 19일 형법 개정으로 삭제되었기 때문입니다. 합의는 처벌 여부를 정하는 요소가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합의가 곧 사건 종결을 뜻하지 않고,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같은 부수 처분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이후 방어의 방향을 정합니다.

음료 이물질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또는 신고 접수 → ②피해자 진술과 피의자 조사, 컵·음료 등 증거물 확보와 감정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증거물이 이미 확보되어 있다면 조사 전에 피의자의 주거지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런 사건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부인하거나 사과 문자를 보내기 전에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건 당일 어디에서 누구와 있었는지, 컵이 놓여 있던 위치와 시간, 접근할 수 있었던 사람이 누구인지를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2.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와 주고받은 통화·SNS 내용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존합니다. 삭제는 증거인멸로 오해받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3.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거나 합의를 시도하기 전에, 변호인을 통해 접촉 방식과 합의 시점을 먼저 정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음료가 남아 있다면 즉시 마시지 않고 보관하고, 컵과 음료를 사진으로 남긴 뒤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액은 시간이 지나면 감정이 어려워지므로, 초기 증거 확보가 사건 전체를 좌우합니다.


마치며

이런 사건은 “이게 정말 범죄인가”라는 의문과 부끄러움 때문에 신고도, 변호사 상담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증거는 시간이 갈수록 사라지고, 첫 진술은 이후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선택지는 줄어듭니다.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무엇을 먹었는지 확실하지 않아 신고를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음료와 컵을 보관하고 당시 상황을 곧바로 기록해 두면 이후 감정과 수사에서 큰 힘이 됩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쪽에서도 “장난이었다”, “몸에 손댄 것이 아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누가 넣었는지, 어떤 경위였는지, 증거가 어디까지 확보되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혐의를 받는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의 몸을 만지지 않았는데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컵에 체액을 넣어 마시게 한 사건에서 물건을 매개로 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의사에 반해 피해자의 몸에 영향을 준 유형력 행사가 있었는지가 기준입니다.

Q. 피해자가 음료를 마시지 않고 알아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실제로 마셨는지가 양형과 죄명 판단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마시지 않았더라도 재물손괴 등 다른 죄가 문제될 수 있고, 강제추행의 성립 여부는 구체적 경위에 따라 따로 판단되므로 사안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강제추행은 2013년 친고죄 규정이 삭제되어 합의만으로 수사나 재판이 끝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되므로 시기와 방식을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Q. 장난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하면 성립하지 않나요?

A. 장난이라는 주관적 동기만으로 추행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행위의 객관적 양태와 피해자가 느낀 성적 수치심 등을 함께 보기 때문에 체액을 사용한 행위는 불리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Q. 유죄가 되면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이 되나요?

A. 강제추행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됩니다. 벌금형이라도 마찬가지이므로 형량만이 아니라 등록 여부까지 고려해 대응해야 합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고, 증거물 확보 방식과 압수수색 대응까지 초기에 함께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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