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학생 A(가명)는
평소 다니던 축구교실에서 배운 운동 동작을 친구들과 함께 따라 하며 이른바 ‘선생님 놀이’를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운동장을 돌거나 손을 들고, 엎드려 뻗쳐와 비슷한 자세를 따라 하는 놀이였습니다.
이후 다른 학생 측 부모가 이러한 행동을 문제 삼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였고,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A에게 3호 학교에서의 봉사 2시간, 학생 특별교육 및 보호자 특별교육 조치를 결정했습니다.
A 부모님은 “아직 초등학교 2학년이고,
친구들끼리 함께 하던 놀이였는데 왜 학교폭력으로까지 판단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운동장 돌기나 엎드려 뻗쳐 같은 행동이 있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재판에서는
아이들이 원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을 수 있었는지,
실제 강제가 있었는지,
친구들 사이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A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같은 반 학생들의 진술, 축구교실에서 실제로 배운 동작에 관한 자료, 평소 놀이 방식과 친구들 사이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강하였습니다.
목격학생들은 “안 해도 된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재미있어서 같이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A가 다른 학생들을 강제로 복종시킬 정도의 우월적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운동장 돌기 등 일부 벌칙은 실제로 집행되지 않았거나 A가 스스로 철회한 경우도 있었고, 거부에 따른 불이익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A는 당시 8세, 초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법원은 이처럼 어린 학생은 아직 사물의 의미를 충분히 판단하거나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이 성숙하지 않은 단계이므로,
이런 연령대의 행동을 학교폭력으로 판단할 때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A의 행동이 바람직했다고 본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벌칙을 정하거나 체벌을 흉내 낸 행동은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보다는 부모와 교사의 생활지도와 훈육을 통해 우선 바로잡는 것이 적절한 사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A에게 내려진 3호 학교에서의 봉사 2시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초등학교 저학년의 미숙한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학교폭력 조치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아이의 연령, 놀이의 맥락, 강제성 여부, 평소 관계, 실제 피해 정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판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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