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이나 상가를 비워주지 않는 임차인 때문에, 임대인이 명도 약속서를 공증받아 두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듣는 말은 “공증까지 받아뒀으니 안 나가면 바로 강제집행하면 된다”, “각서에 공증도 있으니 소송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약속한 날이 지나 집행을 하려고 하면, 법원에서 “그 공증으로는 명도집행을 할 수 없다”는 답을 듣고 처음부터 소송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 사이 임대인은 차임을 받지 못한 채 몇 달을 더 보내게 됩니다.
최근 실무에서도 부동산 인도(명도)를 약속한 공정증서만으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모르고 소송 시기를 놓치면 그만큼 손실이 불어납니다.
아래에서는 명도 약속 공증이 왜 집행력을 갖지 못하는지, 그 공증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로 명도를 받아내려면 어떤 집행권원을 어떤 순서로 확보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명도 약속을 공증받아도 그 공정증서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습니다
공증이 집행력을 갖는 범위는 ‘금전·대체물·유가증권’의 지급에 한정됩니다.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가 곧바로 강제집행의 근거(집행권원)가 되려면 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이 조항은 공정증서 중에서도 일정한 금액의 지급이나 대체물 또는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관하여 작성되고,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는 것만 집행권원으로 인정합니다.
건물이나 토지를 비워 넘겨준다는 부동산 인도(명도) 청구는 돈의 지급도, 대체물의 급부도 아닙니다. 그래서 “임대차 종료 시 건물을 명도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즉시 강제집행을 당해도 이의가 없다”는 문구를 공정증서에 아무리 분명히 적어 넣어도, 그 부분은 집행권원이 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공증사무실에서 작성해 준 문서에 ‘강제집행 인낙’ 문구가 있다는 사실이 안심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집행문 부여 단계에서 법원 사무관 등은 해당 청구가 집행증서의 대상인지를 보고, 명도 청구라면 집행문을 내주지 않습니다. 설령 형식적으로 집행문이 붙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청구이의나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로 다툴 수 있고, 집행관이 점유를 풀어주는 집행으로 나아가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명도 약속은 공증받더라도 그 공증만으로는 강제집행이 되지 않습니다.
2. 같은 공증서라도 연체 차임 같은 금전 약속 부분은 집행이 가능합니다
명도 약속은 막혀도, 돈 약속은 공증으로 바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증이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같은 공정증서에 연체 차임, 관리비, 명도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지연 손해금)을 일정 금액으로 정하여 지급하기로 하고 강제집행을 승낙한 문구가 있다면, 그 금전 부분은 제56조 제4호의 집행증서로서 별도의 소송 없이 집행문을 받아 임차인의 예금,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급여 등에 대한 강제집행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일정한 금액’이어야 하므로 “명도 완료일까지 월 얼마씩”처럼 금액이 계산 가능한 방식으로 특정되어 있어야 하고, “손해 전부를 배상한다” 정도의 막연한 문구로는 집행이 어렵습니다. 또 공증서는 임차인이 다툴 여지를 남깁니다. 이미 갚았다거나 약정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연체 차임 등을 보증금에서 공제하는 정산도 함께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금전 약속을 공증으로 받아 두되, 그것이 명도까지 해결해 준다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집을 돌려받는 일은 별도의 집행권원이 필요합니다.
공증은 돈 문제에서만 힘이 있고, 집을 비우는 문제에는 힘이 없습니다.
3. 명도를 받아내려면 판결·제소전화해·조정조서 같은 집행권원이 필요합니다
명도집행의 출발점은 공증이 아니라 인도 청구에 대한 법원의 확정된 결론입니다.
부동산 인도 집행의 근거가 되는 대표적인 집행권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건물(토지) 인도를 명하는 확정판결 또는 가집행선고부 판결입니다. 임대차 종료 후 임차인이 나가지 않는다면 임대인은 소유권 또는 임대차 종료에 따른 반환청구권에 기해 건물인도(명도) 소송을 제기하게 되고, 연체 차임·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는 제소전 화해조서입니다. 민사소송법 제385조는 분쟁이 소송으로 가기 전에 지방법원 또는 시·군법원에 화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화해가 성립해 조서에 적히면 같은 법 제220조에 따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임대차 계약을 맺는 단계에서 “계약이 끝나면 건물을 명도한다”는 내용을 제소전 화해로 남겨 두면, 공증과 달리 명도 청구도 집행권원이 됩니다. 실무에서 공증 대신 제소전 화해를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셋째는 소송 중 또는 조정 절차에서 작성되는 화해조서·조정조서입니다. 재판 진행 중 임차인이 “몇 월 며칠까지 비우겠다”고 합의하면 그 내용이 조서에 기재되고, 이 조서에 기해 곧바로 집행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공증이 아닌 판결·화해조서·조정조서가 있어야 명도집행이 가능합니다.
4. 집행권원을 받은 뒤에도 점유자가 달라지면 집행이 막힐 수 있습니다
집행은 ‘누가 점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립니다.
부동산 인도 집행은 민사집행법 제258조에 따라 집행관이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빼앗아 채권자에게 인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집행관은 현장에서 점유를 풀고 짐을 꺼내 보관하는 등의 조치를 하며, 그 비용은 우선 채권자가 예납하고 나중에 채무자에게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가장 큰 위험은 소송 중에 점유자가 바뀌는 경우입니다. 판결을 받았는데도 임차인이 건물을 제3자에게 넘기거나 전대해 버리면, 판결의 상대방이 아닌 사람이 점유하고 있어 그대로는 집행할 수 없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소송 제기 전후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처분이 집행된 뒤에 점유를 넘겨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승계집행문(민사집행법 제31조)을 받아 집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한편 임대인이 자물쇠를 바꾸거나 짐을 내놓는 이른바 자력구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임대인이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으로 형사 문제에 휘말릴 수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법원 절차를 거치지 않은 명도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야 합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없이 소송만 진행하면 판결을 받고도 집행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5. 명도 분쟁은 가처분, 소송, 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임대차가 끝난 날부터 바로 자료를 정리해야 집행까지의 기간이 줄어듭니다.
임차인이 계약 종료 후에도 점유를 계속하는 사건은 통상 ①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본원 또는 관할 지원) → ②건물인도 및 차임·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제기와 판결(또는 조정·화해 성립) → ③확정 후 집행문 부여 및 집행관 사무실(수원지방법원 집행관사무소)에 인도집행 신청 → ④계고와 강제집행 실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임대인이 소송 전에 아래 순서로 준비해 두면 절차가 빨라집니다.
임대차계약서, 계약 종료 사실(해지 통보·갱신거절 통지의 도달 증빙)을 먼저 정리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나 묵시적 갱신 여부에 따라 명도 청구의 승패가 갈릴 수 있습니다.
연체 차임·관리비 내역, 보증금 액수, 공증서·각서 원본을 확인해 금전 부분과 명도 부분을 구분합니다.
현재 실제 점유자가 누구인지, 전대나 점유 이전이 있었는지 확인한 뒤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 여부를 정합니다.
이러한 확인이 끝나면 소송과 집행을 함께 설계해 명도 청구와 금전 청구를 한 번에 진행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며
명도 문제는 “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나가겠지”라는 기대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증까지 받아 둔 임대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공증서를 믿고 기다리기보다, 곧바로 어떤 집행권원을 확보할지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가처분과 소송, 집행의 순서를 정해 두면 불필요한 임대료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도 요구를 받은 임차인 입장에서도 공증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쫓겨나는 것은 아닙니다. 갱신요구권이나 보증금 반환 문제, 실제 약정의 효력 범위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집니다.
저는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서류를 준비하고 어떤 절차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명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때가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명도 약속을 공증받으면 바로 강제집행이 되나요?
A. 되지 않습니다. 공정증서는 금전 등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대해서만 집행권원이 되므로, 부동산 인도 청구는 공증만으로 집행할 수 없습니다. 판결이나 제소전 화해조서 등이 필요합니다.
Q. 공증서에 연체 차임을 적어두었다면 그 부분은 어떻게 되나요?
A. 일정한 금액으로 특정하고 강제집행을 승낙한 문구가 있다면 금전 부분은 집행문을 받아 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제소전 화해는 어떻게 신청하나요?
A. 민사소송법 제385조에 따라 상대방의 주소지 등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나 시·군법원에 신청합니다.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어 명도 청구도 집행할 수 있습니다.
Q. 임차인이 점유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어떻게 되나요?
A. 판결의 상대방이 아닌 사람이 점유하면 그대로는 집행이 어렵습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미리 받아 두었다면 승계집행문을 통해 집행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Q. 임차인 짐을 직접 빼고 문을 잠그면 안 되나요?
A. 안 됩니다. 자력구제는 허용되지 않고 형사·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집행관을 통한 법원 절차로 진행해야 합니다.
Q. 명도 소송 중에도 차임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계약 종료 후 점유를 계속하는 기간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을 명도 청구와 함께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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