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수업 중 선생님이 어깨나 허리, 허벅지를 만지거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서 이게 범죄가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학생은 그 자리에서 싫다는 말도 못 하고 굳어 있었고, 수업이 끝난 뒤에야 불쾌감과 두려움이 밀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선생님이 성적과 진도, 수업 지속 여부를 쥐고 있는 관계라면 "거절하지 못한 것"이 곧 "동의한 것"으로 읽히지는 않는지 걱정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이 글에서는 위력 추행이 성립하는 기준과 과외라는 관계가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정리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폭행·협박이 없어도 성립하는 위력 추행, 학생의 나이에 따라 갈리는 적용 법조
추행죄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하는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이고, 다른 하나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는 유형입니다. 과외 선생님 사건은 후자로 문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체를 억누르거나 위협하지 않았더라도, 선생님이라는 지위와 수업이라는 상황을 이용해 학생이 거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면 위력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법조가 적용되는지는 학생의 나이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19세 미만(아동·청소년)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5항이 위력으로 아동·청소년을 추행한 사람을 제3항의 예에 따라 처벌합니다. 즉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13세 미만 또는 13세 이상 16세 미만 — 형법 제305조에 따라 폭행·협박이나 위력 여부를 따지지 않고 추행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16세 미만인 경우 행위자가 19세 이상이어야 하고, 이 경우 형법 제298조의 예에 의합니다.
19세 이상(성인 대학생·수험생 등)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이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그래서 "과외 선생님이 학생을 추행하면 위력 추행이 되나요"라는 질문의 답은 "위력이 인정되는 사실관계라면 된다"이고, 구체적인 형량과 적용 조문은 학생이 몇 살인지, 선생님이 그 학생을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위력의 의미, 보호·감독 관계 인정 여부, 소극적 대응이 갖는 무게
법원은 위력을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이해합니다. 폭행·협박 같은 유형적 힘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권세, 그 사람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주변 상황을 이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중요한 점은 피해자의 의사가 현실적으로 제압되었을 것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힘을 이용했다면 충분하고, 피해자가 실제로 저항 불능 상태에 빠졌는지는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과외 사건에서 위력 여부를 가르는 사실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관계의 비대칭 — 선생님과 학생의 나이 차이, 학생이 미성년인지, 성적 향상이나 입시 준비를 선생님에게 의존하고 있었는지, 수업료 지급과 수업 중단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봅니다.
장소와 상황 — 학생 집인지 선생님의 작업실·카페·차량 같은 폐쇄된 공간인지, 보호자가 같은 공간에 있었는지, 학생이 자리를 피하기 쉬운 상황이었는지를 봅니다.
접촉의 양상 — 접촉 부위, 지속 시간, 반복 여부, 수업과 무관한 접촉이었는지, 접촉 전후의 말과 태도(비밀 유지 요구, 수업 중단 암시 등)를 봅니다.
사후 정황 — 학생이 수업 거부, 위축, 성적 하락, 불면 같은 변화를 보였는지, 누구에게 언제 처음 이야기했는지 봅니다.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뚜렷하게 거부하지 못한 점은 "동의했다"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관계 때문에 즉시 거부하지 못하거나 이후에도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합니다. 피해 직후 곧바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보지도 않습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접촉이 수업 지도 과정의 우연한 신체 접촉이었다거나 오히려 학생이 호의적이었다고 다투는 경우가 많아, 결국 접촉의 의도와 방식, 관계의 성격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성인 학생일 때는 한 가지 쟁점이 더 붙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은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이라는 요건을 두고 있어, 과외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그런 관계가 있었는지가 다퉈집니다. 법률에 명시된 업무·고용 관계뿐 아니라 "그 밖의 관계"까지 포함하는 문언이고, 사실상의 지도·감독 관계도 판단 대상이 됩니다. 다만 단순히 수업을 해 주는 관계였는지, 학업과 진로에 관한 실질적 지도·평가 권한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릴 수 있어 사안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 요건이 인정되지 않는 성인 사건이라면 폭행·협박을 요건으로 하는 강제추행으로 의율되기 어려워 처벌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학생이 19세 미만이면 위 보호·감독 요건 자체가 문제 되지 않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5항은 위력으로 아동·청소년을 추행하면 족하고, 선생님이라는 지위가 곧 위력의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이 법에 따른 유죄가 확정되면 형 외에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수강명령·이수명령 같은 부수 처분이 따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공소시효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1항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를 피해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학생 시절에는 말하지 못했던 사건도 성인이 된 뒤에 고소할 수 있고, 반대로 오래전 일이라도 시효가 이미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피해를 입은 학생 측과 의혹을 받는 선생님 측의 대응 순서
어느 쪽에 서 있느냐에 따라 우선순위가 다릅니다. 먼저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보호자 측입니다.
증거 보존부터 — 카카오톡·문자 등 선생님과의 대화, 수업 일정과 장소 기록, 수업료 입금 내역을 그대로 보관합니다. 대화 내용을 임의로 지우거나 상대에게 따지면서 증거가 사라지는 일이 가장 흔합니다.
진술의 일관성 확보 — 언제, 어디서, 어떤 접촉이 있었는지를 기억나는 대로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처음 이야기한 상대와 시점도 적어 둡니다. 사건 초기 진술이 이후 신빙성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고소 및 보호 절차 —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피해자 진술 조사에서 신뢰관계인 동석, 진술조력인 같은 보호 절차가 마련돼 있으니, 수사기관 조사 전에 이를 확인하고 임합니다.
다음은 의혹을 받는 선생님 측입니다.
경찰 조사 전 사실관계 정리 — 접촉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상황에서 왜 생겼는지를 먼저 정리합니다. 사실과 다른 진술은 이후 번복이 어렵고 오히려 신빙성을 해칩니다.
다툴 지점 선별 — 접촉 사실 자체를 다툴지, 접촉은 인정하되 추행의 고의와 위력 이용을 다툴지, 성인 학생 사건이라면 보호·감독 관계 요건을 다툴지를 증거에 맞춰 정합니다.
피해자 측과의 직접 접촉 자제 — 연락해서 사과하거나 회유하는 행위는 2차 가해나 증거인멸 시도로 해석될 수 있어, 합의가 필요하다면 변호인을 통해 진행합니다.
자료 확보 — 수업 장소의 CCTV, 수업 일정, 학생과 나눈 대화 전체,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의 진술처럼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 줄 자료를 서둘러 확보합니다.
수사 단계에서의 진술은 이후 재판에서 쉽게 되돌릴 수 없습니다. 피해자 측이든 의혹을 받는 쪽이든, 조사 일정이 잡히면 그 전에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하고 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위력 판단은 사실관계와 초기 증거에서 갈립니다
위력 추행은 폭행이나 협박 같은 눈에 띄는 증거가 없는 만큼, 대화 기록과 정황, 처음의 진술 같은 초기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록은 사라지고 기억은 흐려지며, 진술의 세부가 달라졌다는 이유로 신빙성을 공격받기도 쉽습니다.
학생의 나이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달라지고 성인이라면 보호·감독 관계 요건까지 쟁점이 되므로, 어느 쪽 입장이든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고 대응 방향을 먼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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