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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 받고 비싸게 사준 구매담당자는 배임죄도 함께 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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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 받고 비싸게 사준 구매담당자는 배임죄도 함께 지나요 

김상훈 변호사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평소보다 비싼 가격에 물품이나 용역을 사 준 구매담당자가, 회사 감사나 수사 단계에서 "뒷돈 받은 것"만 문제 삼는 줄 알았는데 배임 혐의까지 함께 적용됐다는 통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거래 가격은 정상적이었다고 생각해 배임은 해당 없다고 보다가, 회사가 입은 손해액이 계산되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금품을 받은 행위와 회사에 손해를 끼친 행위는 법적으로 별개의 범죄로 취급되기 때문에, 하나가 성립한다고 해서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따라오지도, 자동으로 면제되지도 않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배임수재와 업무상배임이 따로 성립하는 구조와 함께 적용되는 경우

구매담당자가 거래업체로부터 대가를 받고 그 업체에 유리하게 거래를 성사시킨 사안에서는, 보통 두 가지 죄명이 검토됩니다. 하나는 배임수재(형법 제357조 제1항)이고, 다른 하나는 업무상배임(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입니다.

두 죄는 보호하는 대상과 성립요건이 다릅니다. 배임수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성립합니다.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요건이 아닙니다. 반면 업무상배임은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하여 본인(회사)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합니다. 즉 뒷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배임수재까지만 문제되고, 시가보다 비싸게 사 줘서 회사에 손해가 났다는 점이 입증될 때 업무상배임이 추가로 문제됩니다.

그래서 "함께 지나요"라는 질문의 답은 사안에 따라 함께 적용될 수 있다입니다. 실제로 뒷돈이 오갔고, 그 대가로 계약 단가가 부풀려졌으며, 그 차액만큼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면 두 죄가 모두 성립하는 전형적인 구조가 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부정한 청탁, 임무위배, 손해액 산정과 경합범 가중의 기준

먼저 배임수재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형법 제357조 제1항). 돈을 준 업체 쪽은 배임증재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그리고 받은 금품은 몰수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이 추징됩니다(같은 조 제3항). 형량과 별도로 받은 돈 전부를 토해내야 한다는 점이 실무에서 부담이 큰 대목입니다.

배임수재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부정한 청탁"입니다. 청탁의 내용이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가 기준입니다. 단가를 높게 쳐 주거나, 경쟁 업체를 배제하거나, 검수를 느슨하게 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명절 선물처럼 거래와 무관한 사교적 의례 수준이고 업무와의 대가관계가 없다면 다르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으로 오갈 필요는 없고, 거래 관행과 금품의 규모·시기·전달 경위를 종합해 묵시적 청탁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업무상배임에서는 두 가지가 쟁점이 됩니다. 첫째는 임무위배입니다. 구매담당자는 회사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구매해야 할 임무가 있으므로, 뒷돈 때문에 비교견적 없이 특정 업체를 고르거나 시가보다 높은 단가를 승인했다면 임무위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재산상 손해입니다. 시가보다 비싸게 산 경우 그 차액이 손해의 핵심이고, 손해액은 계약금액에서 객관적 시가 또는 적정 단가를 뺀 금액으로 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단가 비교가 얼마나 객관적인지, 동종 물품의 같은 시기 거래 사례나 감정으로 뒷받침되는지가 다툼의 중심이 됩니다. 다만 손해액이 불분명하더라도 손해 발생의 위험이 구체적으로 인정되면 배임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기본 입장이어서, "차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안 나오니 배임은 안 된다"는 주장이 항상 통하지는 않습니다.

또 하나 짚을 점은 뒷돈과 가격 차액의 관계입니다. 업체가 단가를 부풀려 받은 차액 중 일부를 구매담당자에게 되돌려 준 구조라면, 그 뒷돈은 곧 회사가 더 낸 돈에서 나온 것이어서 두 범죄의 금액이 겹쳐 보입니다. 그렇다고 한쪽이 다른 쪽에 흡수되는 것은 아니고, 별개의 죄로 취급됩니다. 죄수 관계로 보면 두 죄는 실체적 경합이 되어 경합범 가중이 적용됩니다. 각 죄의 형 중 가장 무거운 죄의 장기를 기준으로 그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고, 다만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를 합산한 기간을 넘을 수 없습니다(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업무상배임의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법 제356조)이므로, 이론상 처단형의 상한이 그만큼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회사에 입힌 이득액이 큰 경우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도 문제됩니다. 배임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되며, 이 경우 집행유예가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손해액이 얼마로 산정되느냐가 형량의 구간 자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득액은 거래 전체가 아니라 시가와의 차액을 기준으로 따져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단가 산정 방법을 다투는 실익이 큽니다.

수수 시점과 횟수도 중요합니다. 여러 번에 걸쳐 받았다면 각각의 수수가 별개의 범죄가 될 수 있지만, 같은 청탁과 같은 업체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이어진 경우 하나의 포괄적 범의로 묶어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묶이느냐에 따라 공소사실의 구성과 추징액 계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청탁 성격·단가 적정성·수수 경위를 나눠 다투는 순서

두 죄를 한꺼번에 방어하면 쟁점이 뒤섞입니다. 다음과 같이 나누어 접근합니다.

  • 수수한 금품의 성격부터 정리 — 받은 돈이 거래 대가인지, 개인적 채무 변제나 사적 거래대금인지, 사교적 선물인지를 객관 자료로 가립니다. 계좌이체 내역, 메시지, 차용증, 정산 자료가 기본이며, 돈이 오간 시기가 계약 시점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 단가의 적정성 입증 — 업무상배임 부분은 계약 단가가 시가보다 비쌌는지가 핵심이므로, 같은 시기 다른 업체의 견적, 이전·이후 거래 단가, 물품 사양의 차이를 비교해 정상 범위였다는 점을 소명합니다. 사양이나 납기, 사후관리까지 포함하면 단가 차이가 합리적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의사결정 구조 확인 — 구매 승인이 담당자 단독 판단이었는지, 팀장·임원 결재와 내부 비교견적 절차를 거쳤는지를 살핍니다. 결재 라인과 내규에 따라 정당하게 진행된 구매였다면 임무위배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손해액과 추징액의 다툼 — 검사가 산정한 손해액 산식을 검토하고, 부풀려진 차액과 실제 수수액의 관계를 따져 이중 계산이 없는지, 이득액 구간(특경법 5억 원·50억 원 기준)을 넘는지를 점검합니다.

  • 피해 회복과 합의 — 혐의가 일부 인정되는 사안이라면 회사와의 합의, 변제, 반환 노력이 양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므로, 수사 초기부터 회복 가능한 부분을 정리해 둡니다. 수사기관 출석 전에는 진술이 앞뒤가 어긋나지 않도록 진술 방향과 자료를 먼저 맞춰 두어야 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감사 단계부터 정리해 두어야 하는 이유

회사 내부 감사에서 작성한 확인서나 진술서는 이후 수사 단계에서 그대로 증거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뒷돈 수수 사실만 가볍게 인정했다가 그 진술이 업무상배임의 임무위배와 손해 인정의 근거로 쓰이기도 합니다.

배임수재와 업무상배임은 따로 성립하고 함께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어느 쪽이 쟁점인지와 손해액이 어떻게 산정되는지부터 확인하시고 진술 전에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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