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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다쳤는데 국가배상은 못 받는다는 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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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다쳤는데 국가배상은 못 받는다는 게 맞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복무 중 훈련이나 근무 도중 크게 다쳐 전역한 뒤에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분, 또는 자녀가 군에서 다쳤다며 상담을 요청하시는 부모님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가장 먼저 듣는 말은 “군인은 국가배상이 안 된다더라”, “어차피 보훈 보상 받으면 끝이라던데”라는 이야기입니다. 부대의 잘못이 분명해 보이는데도 이 한마디에 포기하고, 시간이 흘러 소멸시효까지 지나버리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봅니다.

그러나 군인의 국가배상청구권 제한은 ‘모든 경우’가 아니라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가해자가 누구인지, 다친 상황이 직무집행과 관련되었는지, 다른 법령상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이중배상금지 조항의 구조와, 군에서 다친 경우 국가배상이 가능한 예외, 그리고 실제 청구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1. 군인에 대한 국가배상 제한은 헌법에 근거를 둔 제도입니다

“군인은 국가배상 불가”라는 말은 헌법 제29조 제2항과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나왔습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국가가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군 간부의 부당한 지시, 안전조치 소홀, 부실한 의료 조치도 이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같은 항 단서입니다.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 본인이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사망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법과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이 내용은 헌법에 그대로 있습니다.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가 전투·훈련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헌법 제29조 제2항).

헌법재판소도 이 단서가 헌법 제29조 제2항에 직접 근거한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고(헌법재판소 2001. 2. 22. 선고 2000헌바38 결정), 그래서 제한 자체를 다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제한 조항은 존재하지만, 그 적용 범위는 조문의 요건에 묶여 있습니다.


2. 제한은 ‘직무집행 관련’ 손해와 ‘보상 수령 가능성’이 모두 있을 때만 작동합니다

두 요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국가배상을 다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단서가 적용되려면 첫째, 피해자가 군인 등 신분이어야 하고, 둘째, 손해가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발생해야 하며, 셋째, 다른 법령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가운데 직무집행과 무관한 사고, 예를 들어 휴가 중 군 시설과 무관하게 발생한 사고나 사적 영역의 사건은 단서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보상은 ‘지급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이지, 실제로 이미 받았는지가 기준이 아닙니다. 군인연금법상 공무상 요양·상이연금·장해보상금,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 상이군경 보상,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상 재해부상군경 보상이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부상의 성격상 이러한 법령의 보상 대상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단서의 전제가 무너지므로 국가배상 청구 여지가 생깁니다.

실무에서는 부대가 “보훈 신청하면 된다”고만 안내하고, 정작 보상 대상인지·상이등급이 얼마나 나오는지는 따져보지 않은 채 국가배상을 접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상 요건에 해당하는지부터 판정을 받아봐야 어느 쪽 길이 열려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직무집행 관련성과 보상 수령 가능성을 따져보지 않고 “군인이라 안 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3. 가해자가 군 밖의 사람이라면 일반 불법행위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중배상금지는 ‘국가’에 대한 청구를 막을 뿐, 민간인 가해자에 대한 청구까지 막지 않습니다.

복무 중 민간 차량 운전자, 외부 업체 직원, 민간 시설 관리자 등 군인이 아닌 제3자의 과실로 다쳤다면 그 제3자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치료비, 일실수입, 위자료가 모두 청구 대상입니다. 이때 국가유공자·보훈보상 등 별도 보상을 받는다고 해서 가해자에 대한 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군인과 민간인이 함께 불법행위를 한 공동불법행위의 경우는 복잡해집니다. 헌법재판소는 1994년 결정(93헌바21)에서, 직무 중인 군인과의 공동불법행위로 다른 군인이 공상을 입은 경우에 민간인이 배상한 뒤 국가를 상대로 가해 군인 몫의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까지 막는 해석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 법리는 군 사고의 상대방이 민간인인 경우 책임 분담 구조를 설계할 때 중요합니다.

한편 가해자가 같은 부대의 선임병이나 간부라면 개인에게 민법상 책임을 묻는 방법이 있고, 폭행·가혹행위라면 형사 고소와 병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국가 책임과 개인 책임은 별개 문제로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누가 가해자인지에 따라 청구 상대방과 법적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4. 유족의 위자료와 소멸시효를 놓치면 길이 닫힙니다

2025년 개정으로 유족 본인의 위자료 청구가 가능해졌고, 청구기간은 짧습니다.

국가배상법은 2025년 개정으로 제2조에 제3항을 신설해, 전사하거나 순직한 군인 등의 유족이 단서에도 불구하고 유족 자신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25. 1. 7. 시행되었고 그 이후 전사·순직이 인정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부상이 아닌 사망 사건의 유족이라면 이 개정 여부와 적용 시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기간도 중요합니다. 국가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민법 제766조, 국가재정법 제96조). 군 사고는 후유증이 뒤늦게 드러나거나 순직 인정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 ‘언제부터 기산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기산점에 관한 개별 사정은 사건마다 달라 검토가 필요합니다.

부대 내 사건처럼 사실관계가 군 기록에 의존하는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록 보존기간과 증인 기억 문제도 불리해집니다.


5. 청구는 증거 확보부터 배상심의회 또는 소송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보상 신청과 국가배상 검토를 동시에 설계해야 놓치는 권리가 없습니다.

실무 순서는 대체로 ①사고 경위와 상병을 입증할 자료(진단서, 진료기록, 사고조사 결과, 진술서)를 확보하고 → ②공무상 요양 승인과 국가유공자·보훈보상 등록 신청으로 보상 가능성을 확인하며 → ③국가배상심의회 신청 또는 수원지방법원 등 관할 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 ④법원이 직무집행 관련성, 보상 수령 가능성, 부대의 안전의무 위반과 인과관계를 심리하는 순서입니다. 배상심의회 신청은 필수 전치절차가 아니라 선택이어서 곧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길을 택하든 아래 순서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고가 직무집행 중 발생했는지, 부대의 안전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사고 보고서와 진술로 정리합니다.

  2. 공무상 요양·국가유공자·보훈보상 중 어떤 보상이 가능한지, 이미 신청해 결정이 났는지 확인합니다.

  3. 가해자가 군 밖의 사람인지, 소멸시효 기산점이 언제인지 따져 청구 상대방과 기한을 확정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 변호사와 함께 보상 절차와 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하면,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고 가장 유리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군에서 다친 분들은 “국가를 상대로 뭘 하겠나”, “보훈 받으면 됐지”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친 장병과 가족 입장에서는 보상과 배상 중 하나만 보지 말고, 가해자가 누구이고 어떤 법령으로 보상이 가능한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진단서와 사고 기록, 보훈 신청 결과가 쌓일수록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군인이나 간부 입장에서도 국가 책임과 별개로 개인에게 민사·형사 책임이 따로 물어질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대응 수위를 정해야 합니다.

저는 군 관련 사건과 손해배상·형사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책임을 추궁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군인이라 안 된다”는 말만 듣고 포기하기 전에, 자신의 사건이 제한 조항 안에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군에서 다치면 정말 국가배상은 전혀 못 받나요?

A. 아닙니다. 직무집행과 관련된 공상이고 다른 법령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됩니다. 직무와 무관하거나 보상 대상이 아니면 국가배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국가유공자 등록이나 보훈보상을 받으면 다른 청구는 안 되나요?

A. 국가를 상대로 한 배상은 막힐 수 있지만, 군 밖의 제3자 가해자에 대한 민사 청구는 별개입니다.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가 청구 가능 범위를 가르므로 결정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Q. 선임병의 폭행으로 다쳤는데 누구에게 청구하나요?

A. 개인에게는 민법 제750조상 책임을, 형사로는 고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국가에 대한 청구는 이중배상금지 요건에 해당하는지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Q. 전역한 지 몇 년 지났는데 아직 청구할 수 있나요?

A.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5년이 원칙이지만 후유증 발현 시점과 기산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서둘러 확인해야 합니다.

Q. 순직한 아들의 부모는 위자료를 받을 수 있나요?

A. 2025년 개정 국가배상법 제2조 제3항으로 유족 본인의 위자료 청구 길이 열렸습니다. 다만 시행일 이후 전사·순직이 인정되는 경우부터 적용되므로 적용 시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Q. 국가배상심의회를 거쳐야 소송을 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심의회 신청은 선택이고 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증거 확보 상황에 따라 순서를 달리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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