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가 임대차 만료를 앞두고 임대인이 갑자기 “다음 달에 비워 달라”고 통보하면서, 장사를 접어야 할지 막막해하시는 임차인분들의 상담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계약서에 만료일이 적혀 있으니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주인이 직접 장사하겠다는데 어쩔 수 없겠죠”입니다. 반대로 임대인 쪽에서는 “만료 전에 말은 했으니 문제없다”, “내 건물을 내가 쓰겠다는데 왜 안 되느냐”고 생각하다가 명도소송에서 뜻밖의 결과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가 갱신 여부를 둘러싼 법정 기간이라고 정해 두고 있습니다. 만료 보름 전의 통보는 이 기간을 이미 넘긴 것이어서,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래에서는 만료 보름 전 퇴거 통보가 법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임차인이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만료 보름 전의 퇴거 통보는 법이 정한 갱신 거절 기간을 넘긴 것입니다
갱신 여부는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정해지고, 그 기간을 지나면 임대인은 거절할 수 없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이 기간은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는 창구이면서,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하거나 조건 변경을 통지해야 하는 창구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임대인이 이 기간 안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때입니다. 같은 조 제4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임대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이 경우에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1년으로 본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
만료일이 11월 30일이라면 갱신 거절·조건 변경 통지의 마감은 10월 31일 무렵입니다. 11월 15일에 “나가 달라”고 말한 것은 이미 기간이 지난 뒤의 통보이므로, 이 조항에 따라 보증금·차임 등 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1년간 갱신된 것으로 취급됩니다. 임차인이 따로 갱신 계약서를 쓰지 않았거나, 임대인이 문자·구두로 퇴거를 요구했다는 사정은 이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만료 보름 전의 통보는 법정 기간을 넘긴 것이므로, 임차인은 나가야 할 의무가 생기지 않고 기존 조건으로 1년 갱신된 것으로 보게 됩니다.
2. 임대인이 직접 사용하겠다는 사정은 갱신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아닙니다
갱신 거절 사유는 법에 8가지로 열거되어 있고, 임대인의 직접 사용은 그중에 없습니다.
기간 안에 통지했다고 해서 임대인이 마음대로 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10조 제1항 단서가 정한 사유는 ① 3기의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②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③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④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 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건물을 파손한 경우 ⑥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⑦ 철거·재건축이 필요한 경우 ⑧ 임차인이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로 한정됩니다.
“가족이 직접 장사를 하겠다”, “건물을 팔아야 한다”, “더 높은 월세를 낼 사람이 있다”는 사정은 이 목록 어디에도 없습니다. 철거·재건축 사유도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와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지했거나, 건물이 노후·훼손되어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거나,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인정됩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계약갱신 의사가 없고 상가를 직접 이용하겠다고 밝힌 사안에서, 임차인이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252823, 252830 판결). 직접 사용 계획이 있다는 말만으로 임차인의 권리가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판단입니다.
거절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임대인이 입증해야 하며, “직접 쓰겠다”는 말만으로는 갱신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3. 갱신되더라도 10년 한도와 차임 증액 제한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전체 10년까지이고, 갱신 시 차임·보증금 증액은 연 5% 한도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제10조 제2항은 계약갱신요구권을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이미 10년 가까이 영업해 왔다면, 이번 갱신으로 10년을 채우는지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10년을 넘겨서는 갱신요구권이 없기 때문에 임대인이 거절해도 법적으로 막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임차인이 빈손으로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당시 규정)을 넘겨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제10조의4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고(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5312, 225329 판결), 현행법상 10년이 지난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임대차기간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거나 과도한 차임·보증금을 요구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기고 그 한도는 신규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종료 당시 권리금 중 낮은 금액입니다.
갱신이 되는 경우 임대인은 보증금과 차임을 올리고 싶어 합니다. 제10조 제3항에 따라 갱신된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이 원칙이고,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의 범위에서만 증감할 수 있습니다. 증액 청구는 시행령이 정한 비율, 즉 직전 금액의 5%를 넘지 못하고, 직전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임대인이 “갱신해 줄 테니 월세를 30% 올리라”고 한다면 그 초과분은 따를 의무가 없습니다.
갱신은 10년까지만 가능하지만, 그 한도를 넘더라도 권리금 회수기회는 별도로 보호되고, 갱신 시 증액은 5%를 넘을 수 없습니다.
4. 임차인이 차임을 연체했다면 갱신은 물론 계약 자체가 위험해집니다
3기 차임 연체는 갱신 거절 사유이자 해지 사유이므로, 먼저 연체 현황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거절 통보를 하면서 실제로 근거로 삼는 것은 대개 차임 연체입니다. 제10조 제1항 제1호와 제10조의8은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경우를 갱신 거절 사유이자 해지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월 차임 300만원이라면 연체 합계가 900만원에 이르는 순간입니다. 연체가 이어지던 시기에 일부를 변제해 연체 합계가 3기 미만으로 내려갔다 하더라도, 갱신 거절 사유로는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가 문제되므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 밖에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 용도 외 사용, 건물 파손 등의 사정이 있다면 제8호의 ‘의무의 현저한 위반’이 주장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런 사정이 전혀 없다면 임차인은 법정 갱신의 보호를 온전히 받게 됩니다. 임대인이 주장하는 거절 사유가 무엇인지 문서로 확인해 두는 것이 이후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연체가 있었던 경우에는 임대인과의 협상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거절 사유가 있다면 갱신 자체보다 권리금 회수와 이전 시기를 조율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꿔야 하고, 합의로 퇴거하는 경우에도 제10조 제1항 제3호의 ‘상당한 보상’이 오가는지 반드시 서면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5. 통보를 받은 날부터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내용증명으로 갱신 의사를 남기고, 점유와 영업을 유지하면서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만료 보름 전 퇴거 통보를 받았다면 ①통보 내용과 일시를 문자·녹취·내용증명으로 남기고 → ②임차인 명의로 “법정 기간 도과로 동일 조건 갱신되었음을 주장하며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 ③임대인이 명도소송을 제기하면 관할 법원(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지방법원 본원 또는 관할 지원)에서 갱신 여부를 다투고 → ④필요하면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이나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임차인이 먼저 나가면 갱신 주장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영업과 점유는 유지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반드시 확인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계약서상 만료일과 임대인이 통보한 날짜를 대조해 6개월 전~1개월 전 기간을 지났는지부터 계산합니다.
사업자등록과 확정일자를 갖추고 있는지, 최초 계약일부터 합산한 임대차기간이 10년을 넘는지 확인합니다.
차임 연체 여부와 임대인에게 받은 통지 자료, 신규임차인 후보와 주고받은 권리금 관련 자료를 정리해 둡니다.
임대차가 실제로 종료되는 경우에도 제9조 제2항에 따라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보므로, 보증금 반환 없이 열쇠를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마치며
상가 임대차 만료가 가까워지면 임차인은 “내가 법을 몰라서 손해 보는 것 아닐까”라는 불안 때문에 임대인의 한마디에 곧바로 가게를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만료 보름 전 통보는 법정 기간이 이미 지난 뒤의 통보라는 점, 직접 사용이라는 사정은 거절 사유가 아니라는 점만 알아도 대응은 크게 달라집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통보 내용과 날짜를 남기고 점유를 유지하면서, 갱신 주장과 권리금 회수기회를 함께 챙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임대인 입장에서도 기간을 놓친 통보로 명도를 요구하면 오히려 갱신 효과와 권리금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으니, 다음 계약부터는 거절 사유와 통지 시기를 미리 점검하셔야 합니다.
저는 상가 임대차 사건에서 임차인과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통지 시기와 거절 사유 하나로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만료일이 코앞이라 시간이 많지 않다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만료 한 달 전에 통보하면 유효한가요?
A. 기간의 마지막 날인 만료 1개월 전까지의 통보는 법정 기간 안이므로 시기상 유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거절 사유가 제10조 제1항 단서 8가지에 해당해야 하므로, 시기와 사유를 모두 따져봐야 합니다.
Q. 계약서에 ‘만료 시 무조건 명도한다’고 적혀 있는데 어떻게 되나요?
A.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으로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5조에 따라 효력이 없습니다. 법이 정한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계약서 문구로 배제할 수 없습니다.
Q. 월세 연체가 두 달 있었는데 갱신에 문제가 되나요?
A. 월 차임의 3기 분에 이르지 않았다면 제1호 사유는 아닙니다. 다만 연체가 반복되면 제8호의 ‘현저한 의무 위반’이 주장될 수 있으므로 연체액부터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Q.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는 상가도 갱신 요구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3항에 따라 제10조 제1항, 제2항, 제3항 본문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조항은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초과해도 적용됩니다. 다만 차임 증액 상한(제11조) 등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 더 높은 보증금을 요구해 계약이 무산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나요?
A. 제10조의4 제1항 제3호의 현저히 고액의 차임·보증금 요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종료일부터 3년 안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며, 신규임차인과의 대화 기록과 권리금 계약서가 핵심 증거입니다.
Q. 법정갱신된 뒤 중간에 나가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제10조 제5항에 따라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