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집주인이 세금을 내지 못해 세무서가 집을 압류하고, 그 집이 공매에 넘어갔다는 통지를 받고 당황하는 임차인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차인분들 중 상당수는 “전입신고도 했고 확정일자도 받았으니 보증금은 안전하다”, “공매는 세금부터 가져가니 이미 끝난 일이다”라는 두 가지 극단적인 생각 사이에서 아무 조치 없이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공매는 경매와 달리 임차인이 스스로 배분요구를 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반대로 일부 세금을 제외하면 확정일자가 앞선 임차인은 세금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 법령은 임차인의 확정일자와 체납세금의 법정기일 중 무엇이 앞서는지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하고, 임차인에게 배분요구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체납 세금의 종류에 따라 결론이 뒤집히기도 하므로, 기준을 모르고 대응하면 받을 수 있는 보증금까지 놓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세금 체납으로 공매된 집에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배분받을 수 있는 조건과, 놓치기 쉬운 절차를 관련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공매로 팔린 집에서도 임차인은 보증금을 배분받을 수 있습니다
우선변제권은 경매뿐 아니라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세금을 체납한 집주인의 집은 세무서나 지방자치단체가 압류한 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등을 통해 공매로 처분됩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법원 경매가 아니라 세무 절차라는 점 때문에 보증금을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 점을 명확히 정하고 있습니다.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公賣)를 할 때에 임차주택(대지를 포함한다)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여기서 말하는 대항요건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이고, 확정일자는 임대차계약서에 받은 날짜 도장을 말합니다. 대항력은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부터 생기므로, 전입신고일과 확정일자일 가운데 늦은 날의 다음 날 0시부터 순위가 인정된다는 점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국세징수법 제96조 제1항도 공매대금의 배분 대상에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명시해, 공매에서도 임차인이 배분 대상 채권자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세금 체납으로 공매가 진행되어도, 요건을 갖춘 임차인의 보증금은 법이 보호하는 채권입니다.
2. 법정기일보다 확정일자가 빨라야 체납 세금보다 먼저 받습니다
세금과 보증금의 순위는 ‘법정기일’과 ‘대항요건·확정일자’ 중 어느 쪽이 앞서는지로 갈립니다.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은 국세를 다른 채권보다 우선하여 징수한다고 정하면서, 그 예외로 법정기일 전에 설정된 전세권·저당권, 그리고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권에 의하여 담보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국세보다 우선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임차인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가 세금의 법정기일보다 앞서면 보증금이 먼저, 뒤라면 세금이 먼저입니다.
법정기일이란 신고로 확정되는 세금은 신고일, 정부가 결정·고지하는 세금은 납부고지서 발송일, 압류와 관련하여 확정된 세금은 압류등기일을 말합니다(국세기본법 제35조 제2항). 세금을 체납한 시점이 아니라 이 기준일이 핵심이라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2024년 6월 1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쳤고, 집주인의 종합소득세 신고일(법정기일)이 2025년 5월 31일이라면 임차인의 보증금이 국세보다 앞섭니다. 반대로 집주인이 이미 세금을 신고·고지받은 뒤에 임대차계약을 맺고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그 세금이 보증금보다 먼저 배분됩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 집주인의 국세·지방세 완납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이 사전에 이런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고, 이미 입주한 뒤라면 공매 통지서를 받는 즉시 등기부등본으로 압류등기일과 확정일자를 대조해 보셔야 합니다.
체납 세금의 법정기일보다 대항요건과 확정일자가 빠른지가 보증금 우선 여부를 가르는 1차 기준입니다.
3.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는 확정일자가 빨라도 먼저 가져갑니다
해당 주택 자체에 부과된 당해세는 법정기일 비교와 무관하게 임차인보다 우선합니다.
앞의 원칙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국세기본법 제35조 제3항은 해당 재산에 대하여 부과된 상속세, 증여세, 종합부동산세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보다 우선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당해세로, 확정일자를 일찍 받았더라도 이 세금이 해당 주택에 부과되어 있다면 먼저 배분됩니다.
다만 임차인에게 완전히 불리하게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조 제7항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의 보증금이, 그 확정일자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해당 주택의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가 우선 징수될 순서를 대신하여 변제받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임차인보다 후순위인 담보권자(예: 임차인보다 늦게 설정된 근저당권자)의 몫이 있다면 그 한도에서 임차인이 먼저 보증금을 받도록 순서를 조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이 조정은 당해세가 우선 징수되더라도 임차인보다 앞서는 저당권 등의 변제액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만 적용되고, 임차인이 받는 금액도 당해세 징수액이 한도입니다. 따라서 어떤 세금이 체납되었는지, 그리고 그 세금의 법정기일이 확정일자보다 앞서는지 늦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정확한 배분액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체납 세금은 위 2섹션에서 본 법정기일 기준을 따르므로, 임차인으로서는 공매 통지서나 공매재산명세서에 적힌 체납 세목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당해세는 확정일자와 상관없이 앞서지만, 임차인이 우선변제를 대신 받을 수 있는 조정 제도가 있습니다.
4. 소액임차인은 세금보다도 먼저 보증금 일부를 최우선으로 받습니다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금은 국세에도 우선하는 별도의 보호 장치입니다.
확정일자의 순위와 별개로, 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인 소액임차인은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먼저 변제받을 권리가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4호는 이 최우선변제금에 관한 채권을 국세보다 앞서는 예외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10조·제11조에 따르면 서울특별시는 보증금 1억6천500만원 이하인 임차인이 5천500만원까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서울 제외)·세종·용인·화성·김포는 1억4천500만원 이하인 임차인이 4천800만원까지, 광역시 등은 8천500만원 이하인 임차인이 2천800만원까지, 그 밖의 지역은 7천500만원 이하인 임차인이 2천500만원까지 최우선변제를 받습니다. 다만 주택가액(대지가액 포함)의 2분의 1을 넘을 수 없습니다.
소액임차인이 되려면 법문상 경매신청의 등기 전에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쳐야 하고, 공매에서는 압류등기 시점이 그 기준 역할을 하는 것이 실무입니다. 따라서 세금 체납 압류가 이루어지기 전에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쳤다면 확정일자가 없거나 늦었더라도 이 부분만큼은 먼저 받을 수 있습니다.
최우선변제를 받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보증금은 앞서 본 확정일자 순위에 따라 일반 배분 대상이 됩니다. 소액임차인이라고 해서 전부 최우선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시행령이 정한 한도까지만이라는 점을 구분하셔야 합니다.
소액임차인이라면 최우선변제금은 세금보다 앞서고, 나머지 보증금은 확정일자 순위로 다툽니다.
5. 배분요구 종기를 놓치면 받을 수 있는 보증금도 받지 못합니다
공매에서 임차인은 배분요구를 해야 하고, 그 마감일은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공매는 일반적으로 ①체납 세금에 대한 압류 및 공매공고(관할 세무서 또는 지방자치단체,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세무서 등) → ②공매공고 등기와 공매통지 → ③배분요구의 종기까지 임차인이 배분요구 → ④매각결정과 대금납부 후 배분기일에 배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국세징수법 제76조 제1항은 공매공고의 등기 전까지 등기되지 않은 채권, 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가진 임차인은 배분요구의 종기까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배분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96조 제1항은 배분요구를 한 채권에 대해서만 배분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종기는 최초의 입찰서 제출 시작일 이전으로 정해지므로(국세징수법 제72조 제4항), 공매공고를 받으면 서두르셔야 합니다.
또한 임차인은 임차주택을 양수인(매수인)에게 인도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받을 수 없으므로(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3항), 배분을 받는 시점에는 명도확인서 등 인도에 관한 서류가 필요합니다. 한편 배분 순위나 금액에 이의가 있으면 체납처분청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해관계인이 이의신청일부터 7일 이내에 소를 제기한 사실을 증명하면 해당 보증금은 소송이 끝날 때까지 유보됩니다(같은 법 제3조의2 제4항·제6항). 이 경우 소송은 수원지방법원 등 관할 법원에서 진행됩니다.
공매 통지를 받은 뒤에는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부등본과 공매재산명세서로 압류등기일, 체납 세목, 그리고 내 전입신고일·확정일자와의 선후를 먼저 대조합니다.
공매공고에 적힌 배분요구의 종기를 확인하고, 그 전에 임대차계약서 사본·주민등록등본·보증금 입금 내역을 첨부해 배분요구서를 제출합니다.
대항력이 있어 보증금 전액을 배분받지 못하는 경우 매수인이 임차권을 인수할 수 있는지(공매공고·공매재산명세서의 인수 사항)를 확인한 뒤 이사 시점을 결정합니다.
특히 집주인이 가까운 사람과 짜고 허위로 임대차 계약을 해 체납세금 징수를 어렵게 하는 경우에는 세무서장이 법원에 계약 취소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국세기본법 제35조 제6항), 정상적인 임차인이라면 입주 경위와 보증금 지급 사실을 증빙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공매 통지를 받으면 “세금이 먼저니까 어차피 못 받겠지”라고 지레 포기하거나 “확정일자가 있으니 알아서 되겠지”라고 안심하다가 배분요구 종기를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증금을 지키려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법정기일과 확정일자의 선후, 체납 세목이 당해세인지,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정리하고 배분요구를 서둘러야 합니다. 이 세 가지만 챙겨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세금을 체납한 집주인 입장에서도 임차인에게 설명도 없이 공매를 방치하면 보증금 반환 문제와 민사상 책임이 겹칠 수 있으므로, 체납세액 정리와 임차인 안내를 서둘러야 합니다.
저는 임대차와 부동산 분쟁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쪽과 반환 책임을 지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확정일자 하루, 서류 한 장의 차이로 배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공매 통지를 받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배분요구 종기가 지나기 전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입신고만 하고 확정일자는 받지 않았는데 보증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확정일자가 없으면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아 일반 채권자 지위가 됩니다. 다만 소액임차인 요건을 갖췄다면 최우선변제금은 별도로 받을 수 있습니다.
Q. 집주인이 낸 세금이 아니라 지방세가 체납된 경우도 같은가요?
A. 지방세 체납 역시 법정기일 등 기준일과 임차인의 대항요건·확정일자의 선후로 순위를 가리는 구조가 기본입니다. 세목별 예외가 있으므로 공매통지서의 체납 세목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Q. 배분요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공매에서는 배분요구의 종기까지 요구한 채권에 대해서만 배분하므로, 요구하지 않으면 배분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공매공고에 적힌 종기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Q. 보증금을 전액 받지 못하면 새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나요?
A. 대항력이 있는 임차권이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에게 인수되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인수 여부는 공매공고와 공매재산명세서에 표시되므로 입찰 전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임대인이 상속세를 체납한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A. 해당 주택에 부과된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는 확정일자와 무관하게 임차인보다 우선합니다. 다만 국세기본법상 임차인이 후순위 담보권자의 몫을 대신 변제받는 조정 제도가 있습니다.
Q. 공매 통지를 받으면 바로 이사해야 하나요?
A.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보증금을 배분받기 전에 인도하면 대항요건을 잃을 수 있으므로, 배분 일정과 인수 여부를 확인한 뒤에 이사 시점을 정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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