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딥페이크 제작·유포, 초범이면 집행유예가 가능할까요?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화이트의 형사전문변호사 고채경입니다.
“친구 사진으로 장난삼아 만들었는데 처벌받나요?”
“인터넷에 올리지 않고 혼자 가지고 있었어도 문제가 되나요?”
“아직 학생이고 처음 저지른 일인데, 선처받을 수 있을까요?”
미성년자의 사진을 이용한 성적 딥페이크 사건에서는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먼저 말씀드리면,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합성물을 만들었는지, 누구에게 얼마나 전송했는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한 쟁점입니다. 적용되는 법에 따라 처벌 수준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성적 딥페이크는 만들기만 해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얼굴이나 신체 등을 성적인 형태로 합성하면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제작죄가 문제됩니다.
현행법은 이러한 제작행위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포행위도 원칙적으로 같은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2024년 10월 16일 개정으로 제작죄의 ‘반포 등을 할 목적’이라는 요건이 삭제되었습니다. 따라서 개정법이 적용되는 범행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보낼 생각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범행 시점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언제 제작하고 언제 전송했는지를 구분해 확인해야 합니다.
미성년자 얼굴을 합성하면 모두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일까요?
이 부분은 조금 더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5년 8월 14일 선고한 2024도17801 판결에서, 실제 아동·청소년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 등에 합성한 경우의 판단 기준을 설명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16세 피해자의 얼굴 사진을 이용한 합성물 제작을 의뢰한 행위가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혐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그렇다고 “실제 촬영한 영상이 아니라 합성물이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아니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실제 아동·청소년이 성적 행위를 한 모습을 촬영한 경우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되는 표현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담은 경우를 구분했습니다. 딥페이크도 후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때는 합성물 속 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 상태, 실제 나이와 신원, 제작 경위, 배경과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결국 미성년자의 얼굴을 사용했다는 사실과 함께, 완성된 합성물이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죄가 적용되는지가 중요한 이유
법에서 정한 처벌 범위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구분법정형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제작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반포 등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아동·청소년성착취물 배포·제공3년 이상의 유기징역
※ 영리 목적 등 별도의 가중처벌 사유가 없는 경우를 중심으로 비교한 내용입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에는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적용 죄명에 대한 검토가 중요합니다.
다만 법정형은 법률이 정한 처벌 범위입니다. 실제 선고형은 감경 여부와 개별 양형 사정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건 전체가 무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제작·유포에 대한 책임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초범이라면 법원은 무엇을 살펴볼까요?
초범이라는 사실은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처벌 수준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사건을 검토할 때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먼저 제작 횟수와 범행 기간입니다.
한 차례 제작한 경우와 수개월 동안 반복해서 제작한 경우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몇 명인지도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유포 범위와 추가 확산 가능성입니다.
제작에 그쳤는지, 다른 사람에게 전송했는지, 다수가 참여하는 대화방에 올렸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한 번 전송한 파일도 계속 복제될 수 있기 때문에, 전송 횟수만으로 피해의 크기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협박이나 불법촬영 등 다른 범죄가 함께 있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합성물을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실제 불법촬영까지 한 사건이라면, 딥페이크 제작행위만 있는 사건과 같은 기준으로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 노력입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피해자의 의사, 범행 이후의 태도, 상담·교육 참여 등은 구체적으로 검토할 사항입니다.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합의하거나 공탁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을까요?
피해 회복은 중요하지만, 합의나 공탁이 선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공탁은 피해자가 용서했다는 의미와 같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는지, 피해 회복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는지 등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주변 사람을 통해 압박하면 추가적인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사건에서 합의 여부만 확인하기보다,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실제로 어떤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해자도 미성년자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가해자가 학생이라고 해서 가볍게 끝날 것이라고 예상해서는 안 됩니다.
정확한 나이와 사건 내용에 따라 적용되는 절차가 달라질 수 있고, 소년이라는 사정 외에도 범행의 반복성, 유포 범위, 피해 정도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보호자는 우선 자녀가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차분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접 합성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제작을 의뢰했는지, 전달받은 파일을 다시 전송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부모에게 설명한 내용과 대화 기록,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가 일치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잘못이 확인된다면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반대로 실제로 하지 않은 행동까지 막연하게 인정하는 일이 없도록 사실관계도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수사 초기에는 적용 법률과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미성년자 대상 딥페이크 사건은 “초범이니 선처해 달라”는 말만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저라면 먼저 다음 사항을 확인하겠습니다.
제작·전송 시점과 당시 적용되는 법률
합성물의 내용과 아동·청소년성착취물 해당 여부
직접 제작, 제작 의뢰, 저장, 전송 등 실제 관여 범위
피해자 수와 유포 범위
피해 회복 및 재발 방지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
인정해야 할 사실과 법적으로 다투어야 할 쟁점을 구분해야, 조사와 재판에서 일관된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경우에도 제작자뿐 아니라 유포 경로와 추가 확산 상황을 함께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 자료를 무분별하게 재전송하기보다는 게시 위치, 계정, 대화 내역 등을 정리해 적절한 증거 확보와 삭제 지원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적 딥페이크는 합성된 이미지라도 피해자에게 현실적인 고통을 남길 수 있습니다. 동시에 형사책임은 구체적인 행위와 증거, 적용 법률에 따라 정확하게 판단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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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 고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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