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전세보증금을 지키지 못한 집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면서,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직접 입찰에 나설 수 있는지 묻는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내가 사는 집이니 내가 제일 잘 안다, 그냥 내 이름으로 입찰하면 되겠지”, “가족 이름으로 넣으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경매 절차에 접근하셨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채무자)인지, 세입자(임차인)인지에 따라 입찰 자격 자체가 갈리고, 잘못 접근하면 매각허가가 막히거나 오히려 형사 문제로 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사집행규칙은 채무자의 매수신청을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고, 임차인이라면 입찰할 수는 있지만 보증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따라 손익이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내가 사는 집이 경매에 나왔을 때 누가 입찰할 수 있는지, 임차인이 입찰할 때 보증금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입찰 절차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집주인인 채무자는 자기 집 경매에 입찰할 수 없습니다
경매를 당한 채무자는 법이 정한 매수신청 금지 대상입니다.
내가 소유하고 사는 집이 대출 연체로 경매에 넘어갔다면, 입찰 자격부터 막혀 있습니다. 민사집행규칙 제59조는 매수신청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채무자, 매각절차에 관여한 집행관, 매각 부동산을 평가한 감정인을 정하고 있습니다.
다음 각호의 사람은 매수신청을 할 수 없다. 1. 채무자 2. 매각절차에 관여한 집행관 3. 매각 부동산을 평가한 감정인(민사집행규칙 제59조).
따라서 채무자 본인 이름으로 입찰서를 내면 입찰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설령 접수되더라도 매각허가 단계에서 문제가 됩니다. 이 규정은 형식상 “채무자”만 적고 있으므로, 대출의 채무자가 아니라 담보만 제공한 물상보증인이 소유자인 경우에는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 개별 사안별로 따져봐야 합니다.
집을 지키고 싶은 채무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경매 입찰이 아니라, 매각 전에 채무를 변제해 경매개시결정을 취소시키거나, 채권자와 협의해 경매 신청을 취하받거나, 개인회생·임의매각처럼 경매 밖의 절차를 택하는 것입니다.
자기 집이 경매에 넘어간 소유자 겸 채무자는 직접 입찰할 수 없고, 입찰 외의 방법으로 집을 지켜야 합니다.
2. 가족·지인 명의를 내세운 입찰은 매각허가를 막고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자격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내세워 입찰하면 허가 이의 사유이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입찰을 못 한다는 것을 알고, 배우자나 부모, 지인 이름으로 입찰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21조 제3호는 부동산을 매수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최고가매수신고인을 내세워 매수신고를 한 때를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나 이해관계인이 이를 알게 되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매각불허가로 이어집니다.
형사 측면에서도 위험합니다. 형법 제315조는 위계 또는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사집행법 제108조 제4호는 형법 제315조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확정일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에 대해 집행관이 매수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쟁점은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진짜 자기 자금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입찰했는지, 아니면 채무자가 자금을 대고 실질적으로 입찰을 주도했는지입니다. 입찰보증금의 출처, 입찰 전후 채무자와 입찰자 사이의 연락, 낙찰 후 점유와 관리 주체를 통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무자가 명의만 바꿔 입찰하는 방식은 허가 단계에서 막히고, 사안에 따라 경매방해로 형사 문제가 됩니다.
3. 세입자는 직접 입찰할 수 있고, 보증금을 대금에서 빼고 낼 수 있습니다
임차인은 채무자가 아니므로 입찰할 수 있고, 배당받을 보증금은 대금과 맞바꿀 수 있습니다.
내가 사는 집이 전세나 월세로 산 집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임차인은 채무자가 아니라서 민사집행규칙 제59조의 금지 대상이 아니며, 일반 입찰자와 똑같이 입찰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보증금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마치면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기고, 같은 법 제3조의2 제2항에 따라 여기에 임대차계약서의 확정일자까지 갖추면 경매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를 할 때에 임차주택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이렇게 배당요구를 통해 배당받을 지위에 있는 임차인이 직접 낙찰받으면, 민사집행법 제143조 제2항에 따라 매각결정기일이 끝날 때까지 법원에 신고하고 배당받아야 할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대금만 배당기일에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2억원을 전액 배당받을 수 있는 임차인이 3억원에 낙찰받았다면, 현금으로는 1억원만 내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배당에 대해 이의가 제기되면 배당기일이 끝날 때까지 그 해당 금액만큼은 현금으로 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임차인은 입찰 자격이 있고, 배당받을 보증금만큼은 대금 지급에서 상계하듯 줄여 낼 수 있습니다.
4. 낙찰 후 대금 미납은 보증금 몰수로 이어지고, 임차인에게는 더 아픕니다
입찰보증금은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고, 대금을 못 내면 돌려받지 못합니다.
기일입찰에서 매수신청 보증금액은 원칙적으로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입니다(민사집행규칙 제63조 제1항).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다르게 정할 수 있어서, 사건별 매각물건명세서와 공고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낙찰 후에는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된 날부터 1개월 안의 날로 대금지급기한이 정해지고(민사집행규칙 제78조), 그 기한 안에 대금을 모두 내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142조 제2항). 이를 지키지 못하고 차순위매수신고인도 없으면 법원은 직권으로 재매각을 명하고, 재매각절차에서 전의 매수인은 매수신청을 할 수 없으며 보증을 돌려달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제138조 제1항·제4항).
임차인에게 이 위험은 더 큽니다. 낙찰을 받으려고 이사 비용이나 새 거처를 미루고 있다가, 대금을 못 맞춰 보증금을 몰수당하면 집도 잃고 돈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입찰 전에 내가 낼 현금 대금을 먼저 계산하고, 은행 대출이 가능한지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입찰가는 낮출수록 유리해 보이지만, 내가 배당받을 순위와 금액이 얼마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다면 그 뒤의 보증금은 배당표상 전액을 받지 못할 수 있고, 이때는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이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있어 매수인에게 인수되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임차인이 낙찰받는 경우에도 대금지급기한을 넘기면 입찰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5. 입찰 전 확인 순서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매각물건명세서와 배당 순위를 확인하지 않고 입찰하면 보증금을 잃을 수 있습니다.
내가 사는 집이 경매에 나왔을 때 절차는 통상 ①경매개시결정 및 배당요구 종기 공고 → ②현황조사·감정평가 및 매각물건명세서 작성(민사집행법 제105조) → ③매각기일 입찰 → ④매각결정기일 및 매각허가결정 확정 → ⑤대금 납부 및 배당기일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원 지역 주택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본원이나 해당 지원 경매계가 관할하게 됩니다.
세입자라면 가장 먼저 배당요구 종기 안에 배당요구를 해두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88조 제1항은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는 채권자에게 배당요구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임차인이 이를 하지 않으면 경매에서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없을 수 있습니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단서에 따라 보증금이 모두 변제되지 않은 대항력 있는 임차권은 경매로 소멸하지 않아서, 낙찰자에게 인수될 수 있습니다.
내가 입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낙찰받는 경우에도 따져봐야 합니다. 대항력이 없거나 순위가 밀려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집을 비워야 할 수 있고, 대금을 낸 매수인은 6개월 이내에 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다만 점유자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인정되면 인도명령은 나오지 않습니다.
등기부등본에서 근저당·가압류 설정일과 내 전입신고·확정일자 날짜를 비교해 내가 선순위인지 후순위인지부터 확인합니다.
법원에 비치된 매각물건명세서·현황조사보고서를 열람해 내 보증금이 어떻게 기재되어 있고 배당요구가 접수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예상 배당액을 계산해 현금으로 내야 할 대금과 입찰보증금(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을 정한 뒤 입찰가를 결정합니다.
이러한 확인을 바탕으로 입찰 여부를 정하면, 매각허가 이의나 배당이의 같은 뒤따르는 분쟁에서도 대응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마치며
내가 사는 집이 경매에 나왔다는 통지를 받으면 당황해서 “일단 내가 사겠다”는 생각부터 하게 되고, 그러다 입찰 자격이나 보증금 처리 같은 기본 문제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유자이자 채무자인 입장에서는 직접 입찰이 막혀 있다는 점을 먼저 받아들이고, 변제·협의·회생 같은 대안을 서둘러 정리해야 합니다. 명의를 바꿔 입찰하는 방법은 허가 이의와 형사책임이라는 더 큰 위험을 부릅니다.
반대로 세입자 입장에서는 입찰은 가능하지만, 배당요구와 대항력·확정일자, 대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보증금과 입찰보증금을 모두 잃을 수 있습니다.
저는 경매에 넘어간 집의 소유자 쪽과 임차인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날짜 하나와 서류 한 장에 따라 결론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매각기일이 정해졌다면 지금이 입찰 여부를 판단할 마지막 시간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 집이 경매에 나왔는데 아내 명의로 입찰하면 안 되나요?
A. 형식상 아내가 입찰자라도 실질적으로 채무자가 자금을 대고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면, 민사집행법 제121조 제3호의 이의 사유가 되어 매각허가가 막힐 수 있고 사안에 따라 경매방해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세입자인데 입찰하려면 보증금은 어떻게 되나요?
A.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추고 배당요구를 했다면 배당받을 금액을 제외한 대금만 배당기일에 낼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143조 제2항). 다만 배당에 이의가 제기되면 해당 금액은 현금으로 내야 합니다.
Q. 전입신고만 하고 확정일자는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전입신고와 인도로 대항력은 생기지만 우선변제권은 확정일자를 받아야 생깁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순위가 후순위 채권자보다 앞서지 못해 배당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Q. 입찰보증금은 얼마를 준비해야 하나요?
A. 기일입찰에서는 원칙적으로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입니다. 다만 법원이 다르게 정할 수 있으므로 사건별 공고를 확인해야 합니다.
Q. 낙찰받고 대금을 못 내면 어떻게 되나요?
A. 법원이 재매각을 명하고, 전의 매수인은 재매각에서 입찰할 수 없으며 입찰보증금도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민사집행법 제138조).
Q. 다른 사람이 낙찰받으면 바로 집을 비워야 하나요?
A.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서 보증금을 다 받지 못했다면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어 인도명령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대항력이 없거나 보증금을 전액 배당받았다면 대금 납부 후 6개월 이내 인도명령이 가능합니다.
Q. 경매 중에 소유자가 채권자와 합의하면 집을 지킬 수 있나요?
A. 채무를 변제하거나 채권자가 경매 신청을 취하하면 경매를 멈출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있는 단계에서는 취하에 최고가매수신고인 등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시점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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