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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하고 10년 넘게 등기 안 했으면 청구권이 사라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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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하고 10년 넘게 등기 안 했으면 청구권이 사라지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부동산을 사고 대금까지 다 치렀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등기를 미뤄 두다가 1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돈도 다 줬고 집도 내가 쓰고 있으니 내 것이나 마찬가지다”, “매도인이 어디 가겠나, 나중에 해도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매도인이 사망해 상속인이 등기를 거부하거나, 매도인이 같은 부동산을 제3자에게 넘기고 등기까지 마쳐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10년이 지났으니 청구권이 시효로 사라졌다”는 말까지 듣게 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매수인이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고 있는 동안에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반대로 점유를 잃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10년이 지난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이 어떤 경우에 살아 있고 어떤 경우에 사라지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은 채권이므로 원칙적으로 10년이면 시효에 걸립니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물권이 아니라 매매계약에서 나오는 채권입니다.

매매계약을 맺고 대금을 모두 지급했더라도, 등기를 마치기 전에는 소유권이 넘어오지 않습니다. 민법 제186조는 부동산 물권변동의 효력이 등기를 해야 생긴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매수인이 가진 것은 매도인에게 “등기를 넘겨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즉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는 채권입니다.

채권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기산점은 같은 법 제166조 제1항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이고, 매매에서는 통상 잔금을 지급한 날, 또는 잔금과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 등기 서류를 청구할 수 있게 된 날부터 셉니다. 그래서 단순히 “계약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시효가 완성된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시효의 원칙은 여기까지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이 10년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중요한 예외가 있고, 그 예외에 해당하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등기청구권은 채권이라 10년 시효의 대상이지만,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예외가 있습니다.


2. 부동산을 인도받아 쓰고 있다면 10년이 지나도 시효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점유·사용도 권리 행사이므로, 점유하는 매수인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매수인이 목적 부동산을 인도받아 점유하며 사용·수익하고 있는 이상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76. 11. 6. 선고 76다148 전원합의체 판결). 매도인 명의로 남아 있는 등기를 보호하기보다, 매수인의 현실적인 사용·수익 상태를 더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 법리는 이후 확대되었습니다. 매수인이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하다가 제3자에게 처분하고 점유까지 넘겨 준 경우에도 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인도, 등기 등 어느 한쪽에 대해서라도 권리를 행사하는 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매수인이 목적물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다가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여 그 점유를 승계해 준 경우에도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대법원 1999. 3. 18. 선고 98다32175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

실무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지금도 점유하고 있는가”입니다. 거주 중이라면 주민등록 전입, 공과금과 관리비 납부 내역, 임차인에게 받은 차임, 재산세 납부 영수증이 점유와 사용·수익을 보여 줍니다. 농지나 토지라면 경작 사실, 담장·건물 설치, 임대 사실이 입증 자료가 됩니다. 매도인 측 상속인이 시효를 주장하면 이런 자료로 점유가 이어져 왔음을 보여 줘야 합니다.

인도받아 쓰고 있다면, 10년이 아니라 20년이 지났더라도 등기청구권은 살아 있습니다.


3. 점유를 잃었거나 처음부터 인도받지 못했다면 시효 완성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점유를 상실한 때부터, 또는 처음부터 인도받지 못했다면 권리 행사 가능 시점부터 10년이 계산됩니다.

매수인이 부동산을 사용·수익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앞의 보호가 사라집니다. 대법원은 매수인이 목적물의 점유를 잃어 더 이상 사용·수익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그 점유를 잃은 시점부터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다40924 판결).

예를 들어 매수한 건물을 비워 두었다가 제3자가 점유를 차지했는데 이를 방치한 경우, 처음부터 대금만 치르고 인도는 받지 못한 채 방치한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점유를 잃은 날 또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던 날로부터 10년이 지났는지를 계산합니다.

다만 시효가 완성되었더라도 곧바로 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상 소멸시효는 매도인 또는 상속인이 재판에서 시효 완성을 주장(원용)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시효 진행 도중에 소 제기(민법 제168조 제1호), 매도인이 “등기해 주겠다”고 인정한 채무 승인(같은 조 제3호)이 있었다면 시효는 중단되어 다시 계산됩니다. 최고는 6개월 안에 소를 제기해야 중단 효력이 유지됩니다(민법 제174조).

매수인이 부동산을 인도받아 점유하다가 그 점유를 상실하였다면 점유를 상실한 때부터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다40924 판결 취지).

시효가 걸렸더라도 다른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닙니다. 매수 이후 20년 넘게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왔다면 민법 제245조 제1항의 점유취득시효를 근거로 등기를 청구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요건과 입증이 다르므로 사실관계를 구분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점유를 잃었다면 그때부터 10년이 흘렀는지, 중단 사유가 있었는지를 반드시 따져야 합니다.


4. 등기를 미루면 매도인의 이중매매와 상속 문제로 권리를 잃을 위험이 커집니다

시효가 걸리지 않더라도, 등기하지 않은 매수인은 제3자에게 소유권을 대항하지 못합니다.

시효 문제와 별개로, 등기를 오래 미룬 매수인에게 더 현실적인 위험이 있습니다. 매도인이 같은 부동산을 제3자에게 다시 팔고 등기를 먼저 넘겨 버리면, 그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고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그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사망했다면 상속인 전원을 상대로 청구해야 하는데, 상속인이 많을수록 소재 파악과 협조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또한 이중매매에서 매도인이 중도금을 받은 뒤 제3자에게 처분하면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배임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형사 고소는 형사 처벌이 목적이지 등기를 되찾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세금과 과징금 문제도 있습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구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의 적용을 받는 계약에서 대금 지급 등 반대급부 이행이 완료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등기를 신청하지 않은 장기미등기자에게 부동산평가액의 100분의 30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고, 처벌 규정(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둡니다. 이 규정은 구 특별조치법이 적용되는 오래된 계약에 한정되므로, 계약 시기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집니다.

이런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우선 등기 청구와 동시에 처분금지가처분(민사집행법 제300조)을 신청해 매도인이 제3자에게 넘기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등기(부동산등기법 제88조)를 해 두는 것도 순위를 보전하는 수단입니다.

시효가 살아 있더라도 이중매매와 상속 위험이 있어, 등기는 하루라도 빨리 마쳐야 합니다.


5. 지금 등기를 되찾으려면 이런 순서로 진행합니다

점유 증거를 정리하고, 소송과 가처분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에서는 ①매매계약서·영수증·계좌이체 내역 등 대금 지급 증거와 점유 증거를 정리하고 → ②매도인(사망했다면 상속인 전원)에게 내용증명으로 등기 이행을 최고하며 → ③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과 처분금지가처분을 제기하고 → ④승소 확정판결로 매수인이 단독으로 등기를 신청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관할은 부동산 소재지 기준이어서 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및 관할 지원이 담당합니다.

소송에서는 다음 순서로 쟁점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서 원본이 있는지, 없다면 대금 지급 계좌 내역이나 증인으로 매매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현재 부동산을 점유·사용하고 있는지, 점유를 잃었다면 그 시점이 언제인지를 확인해 시효 기산점을 정리합니다.

  3.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매도인 명의가 그대로인지, 가압류·근저당 등 제3자 권리가 설정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매도인이 이미 사망했거나 연락이 끊겼다면 상속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이 먼저 필요하고, 이 작업이 전체 일정을 좌우합니다. 일정이 길어질수록 위험이 커지므로 가처분을 먼저 확보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대금을 다 치렀고 집도 쓰고 있으니 급할 게 없다는 생각 때문에, 등기가 한없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효 문제는 접어 두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매도인의 사망·이중매매·가압류 같은 위험이 쌓입니다.

오랫동안 등기를 하지 못한 매수인 입장에서는 점유 자료와 대금 지급 자료를 지금 정리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증인도 기억도 흐려집니다.

반대로 시효를 이유로 등기를 거절하려는 매도인·상속인 입장에서도 매수인이 점유를 이어 왔다면 시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점유 여부와 중단 사유를 먼저 확인하지 않으면 소송에서 불리해집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와 소유권 분쟁에서 매수인 쪽과 매도인·상속인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점유 여부 하나로 결론이 갈리는 사건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10년이 지났다는 말만 듣고 포기하기 전에, 먼저 사실관계부터 점검하십시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금을 다 내고 계약한 지 15년이 지났는데 청구권이 사라졌나요?

A. 그 부동산을 인도받아 계속 사용하고 있다면 시효가 진행하지 않으므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점유를 잃은 사정이 있다면 그때부터 10년을 따져야 합니다.

Q. 제가 사는 집이 아니라 세를 놓고 있는데도 점유로 인정되나요?

A. 임대를 통해 사용·수익하는 것도 사용·수익의 한 형태이므로 임차인에게 받은 차임, 임대차계약서가 점유 입증 자료가 됩니다.

Q. 매도인이 사망했는데 상속인에게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등기의무는 상속인에게 승계되므로 상속인 전원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게 됩니다.

Q. 상대방이 시효 완성을 주장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소멸시효는 상대방이 재판에서 주장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주장하지 않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시효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Q. 시효가 지났다면 완전히 방법이 없나요?

A. 아닙니다.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다면 점유취득시효에 따른 등기청구를 검토할 수 있고, 시효 중단 사유가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Q. 소송 중에 매도인이 제3자에게 처분하면 어떻게 하나요?

A. 그래서 소제기와 함께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처분 등기 이후에 이뤄진 처분은 매수인에게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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