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개발 구역에서 분양신청 안내문을 받고도 “분담금이 얼마나 될지 몰라서 일단 두고 보자”며 시간을 보내다가, 뒤늦게 조합원 지위를 잃게 되었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분양신청은 했으니 계약은 천천히 해도 된다”, “분담금이 확정되면 그때 계약서에 도장 찍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합이 정한 계약 기간이 지나고 나면, 조합은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니 현금청산 대상자”라고 통지합니다. 입주권을 기대하고 있던 분들로서는 청산금을 받고 집을 비워야 하는 처지가 되는 셈입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을 현금청산 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최근 대법원도 분양신청 후 조합이 정한 기간 안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까지 현금청산 대상으로 보는 법리를 분명히 해 왔습니다. 다만 현금청산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집을 비워야 하는 것은 아니며, 청산금을 얼마에 언제 받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재개발 분양계약을 하지 않으면 어떤 경우에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그 이후 청산금과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분양신청을 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현금청산 대상이 됩니다
분양신청 기간은 입주권을 받을지 현금으로 정산받을지 선택하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도정법 제72조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 후 토지등소유자에게 분양대상 대지·건축물의 내역, 종전 자산 가격, 분담금 추산액, 분양신청기간을 통지하고 공고합니다. 분양신청기간은 통지한 날부터 30일 이상 60일 이내로 정해지며, 사업시행자가 관리처분계획 수립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면 20일의 범위에서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습니다.
분양을 받으려는 토지등소유자는 이 기간 안에 사업시행자에게 분양신청을 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이 기간 안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신청했다가 기간 종료 전에 철회한 사람은 도정법 제73조 제1항 제1호·제2호에 따라 현금청산 협의 대상이 됩니다. 관리처분계획에서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사람도 같은 항 제4호에 따라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실무에서는 “분담금 추산액이 너무 커서 보류했다가 기간을 놓쳤다”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분양신청 기간이 지나면 조합원 지위로 돌아갈 방법은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되어 분양공고를 다시 하는 경우, 조합이 정관이나 총회 의결로 정했다면 분양신청을 다시 하게 할 수 있습니다(제72조 제4항·제5항). 다만 이는 조합의 재량이므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분양신청 기간을 넘기면, 다른 의사표시 없이도 도정법 제73조에 따라 현금청산 대상이 됩니다.
2. 분양신청을 했어도 정해진 기간 안에 분양계약을 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대상이 됩니다
분양계약 체결은 조합이 정한 기간 안에 해야 하는 의무이고, 어기면 조합원 지위를 잃습니다.
분양신청을 마치면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조합원별 분양대상을 확정하고, 이후 조합원에게 분양계약 체결을 요구합니다. 많은 조합의 정관이나 관리처분계획은 “분양신청 기간 종료 후 일정한 기간 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 기간 내에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권리를 현금으로 청산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정관이나 관리처분계획에서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분양신청 기간 종료 후 일정한 기간 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 기간 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그 권리를 현금으로 청산한다’고 정한 경우, 이는 사업시행자가 조합원이었던 토지 등 소유자에게 해당 기간에 분양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방법으로 사업에서 이탈할 수 있는 기회를 추가로 부여한 것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정한 정관이나 관리처분계획은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분양계약 체결을 요구하는데도 분양계약 체결 의무를 위반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조합원을 현금청산대상자로 한다는 의미이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두51309 판결).
이 판결은 구 도정법 시기의 사건이지만, 판시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분양계약 체결을 하지 않는 것이 사업에서 이탈하겠다는 선택으로 평가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현금청산의 전제가 조합이 실제로 계약 체결을 요구했는데도 응하지 않은 경우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조합이 계약 체결 기간과 방법을 개별 통지했는지, 정관이나 관리처분계획에 “미체결 시 현금청산” 규정이 실제로 있는지, 기간 안에 계약 조건(분담금 납부 시기·방법 등)을 제시했는지가 다툼의 출발점이 됩니다. 반대로 이런 근거 없이 조합이 일방적으로 현금청산을 통보했다면 조합원 지위 확인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분양계약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 당연히 현금청산이 되는 것은 아니고, 조합이 정관·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체결을 요구했는데 응하지 않은 경우에 현금청산 대상이 됩니다.
3. 현금청산 대상이 되어도 청산금을 받기 전까지 곧바로 집을 비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합은 법이 정한 기한 안에 협의하고, 안 되면 재결을 신청해야 하며, 어기면 지연이자를 물어야 합니다.
도정법 제73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가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된 다음 날부터 90일 이내에 현금청산 대상자와 토지·건축물·그 밖의 권리의 손실보상에 관한 협의를 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사업시행자는 분양신청기간 종료일 다음 날부터 협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협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사업시행자는 그 90일이 끝난 날의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에 수용재결을 신청하거나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제73조 제2항). 재개발사업에서는 현금청산 대상자의 토지 등을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로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조합이 이 60일을 넘겨 재결 신청이나 소송 제기를 하면 지연일수에 따른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이자율은 연 15퍼센트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합니다(제73조 제3항).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사용·수익 문제입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고시가 있으면 종전 토지·건축물의 소유자는 이전고시일까지 이를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예외로 계속 사용·수익할 수 있습니다(제81조 제1항 제2호). 즉 청산금을 지급받거나 공탁되기 전에는 이주를 강제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기한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기한 경과를 확인하는 순간부터 지연이자 청구 근거가 생기므로,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일을 먼저 확인해 달력에 기한을 표시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청산금 지급이 이뤄지기 전에는 사용·수익권이 유지되고, 조합이 기한을 넘기면 지연이자 부담이 생깁니다.
4. 청산금은 협의로 정하지만, 안 되면 수용재결일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청산금 액수와 지급 시기는 협의 결렬 이후 재결 절차에서 가장 크게 갈립니다.
현금청산 대상자가 받는 청산금은 우선 사업시행자와의 협의로 정합니다. 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토지보상법에 따라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을 통해 보상금이 정해집니다. 이때 기준 시점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도시정비법령은 수용보상금의 가격산정기준일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현금청산대상자들의 토지 등에 대한 수용보상금은 토지보상법 제67조 제1항에 따라 토지 등의 수용재결일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두51309 판결).
즉 청산금은 분양신청 당시나 사업시행계획인가 당시의 종전자산 가격이 아니라, 수용재결 시점의 가격이 기준이 됩니다. 협의 단계에서 조합이 제시한 금액이 낮다면, 협의에 응하기 전에 감정평가를 받아보고 재결에서 어떤 금액이 나올지 가늠한 뒤 선택해야 합니다.
재결에 불복한다면 토지보상법 제83조에 따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같은 법 제85조에 따라 보상금 증액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불복 기한이 짧으므로 재결서를 받으면 곧바로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청산금은 시세가 아니라 법이 정한 보상 평가 방법에 따라 산정되므로, 입주권을 받았을 때의 가치(프리미엄)와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분양계약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하기 전에 이 차이를 반드시 비교해 보셔야 합니다.
청산금은 재결일 가격이 기준이므로, 협의 단계의 제시액과 감정평가를 비교하는 것이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5. 분양계약 미체결 후 절차는 이렇게 진행되고, 대응 순서가 중요합니다
통지서와 기한 확인, 조합원 지위 다툼 여부 판단, 청산금 감정 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현금청산 절차는 통상 ①분양신청 기간 종료 → ②관리처분계획 수립과 인가·고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해당 구청장 또는 수원시장의 인가) → ③사업시행자와의 청산금 협의(인가·고시 다음 날부터 90일) → ④협의 불성립 시 수용재결 신청(경기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 및 보상금 지급·공탁 → ⑤재결에 불복하는 경우 이의신청 또는 보상금증감소송(수원지방법원 등 관할 행정법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금청산 대상 자체를 다투려면 조합을 상대로 조합원 지위 확인이나 관리처분계획 취소를 다투는 소송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분양계약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 통지를 받았거나, 계약 기간이 임박해 고민하고 있다면 다음 순서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정관과 관리처분계획에서 분양계약 체결 기간, 미체결 시 현금청산 규정, 조합의 개별 통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일을 기준으로 협의 90일과 재결 신청 60일의 기한이 지켜지고 있는지 계산합니다.
감정평가를 통해 예상 청산금을 산정하고, 입주권을 받을 때의 분담금·프리미엄과 비교해 선택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비사업 분쟁에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조합원 지위를 다툴지, 청산금 협상에 집중할지를 사건 초기에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재개발 분양계약은 분담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불안 때문에 미루다가 기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고, 한번 기간이 지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입주권을 지키고 싶은 조합원 입장에서는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조합에 서면으로 계약 조건을 확인하고, 분담금 문제로 다툼이 있다면 그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기간이 지난 뒤에는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반대로 현금청산을 받고 사업에서 빠지려는 입장에서도 “계약을 안 하면 알아서 정산해 주겠지”라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청산금은 협의가 아니라 재결일 가격으로 결정될 수 있고, 기한과 이자, 사용·수익 문제를 챙겨야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과정에서 조합원 입장과 현금청산 대상자 입장,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기간 문제라도 통지 방법과 규정의 문구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약 기간이 임박했거나 현금청산 통지를 받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분양신청은 했는데 분양계약만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정관이나 관리처분계획이 정한 계약 기간 안에 계약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조합이 계약 체결을 요구했는데도 이를 어긴 조합원을 현금청산 대상자로 본다고 판시했습니다.
Q. 분양신청 기간을 놓쳤는데 다시 신청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사업시행계획 변경으로 분양공고를 다시 하는 경우에 조합이 정관 또는 총회 의결에 따라 재신청을 허용할 수 있을 뿐이어서, 조합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Q. 현금청산 대상자가 되면 바로 집을 비워야 하나요?
A. 아닙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고시 후에도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계속 사용·수익할 수 있습니다(도정법 제81조 제1항 제2호).
Q. 조합이 청산금을 주지 않고 늦추면 어떻게 되나요?
A. 조합은 인가·고시 다음 날부터 90일 이내 협의, 협의가 안 되면 60일 이내에 수용재결 신청이나 소송 제기를 해야 합니다. 이를 넘기면 지연일수에 따른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Q. 청산금은 어느 시점의 가격으로 정해지나요?
A. 협의가 안 되어 수용재결로 가는 경우, 대법원은 토지보상법 제67조 제1항에 따라 수용재결일 가격을 기준으로 본다고 판시했습니다. 감정평가를 통해 예상액을 미리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Q. 현금청산 통보를 받았는데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하나요?
A. 조합이 계약 체결을 실제로 요구했는지, 현금청산 규정이 정관·관리처분계획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근거가 부족하다면 조합원 지위를 확인받는 소송을 검토할 수 있으니, 통지를 받은 초기에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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