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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가 있다며 공사대금 전부를 안 주는데 정당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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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가 있다며 공사대금 전부를 안 주는데 정당한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인테리어, 신축, 증축, 상가 시공 등을 마친 뒤 도급인은 “하자가 있다”며 잔금을 미루고, 수급인은 “공사는 끝났으니 잔금을 달라”며 맞서는 분쟁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하자가 있으니 잔금은 한 푼도 못 준다”, “고쳐 주기 전에는 줄 필요 없다”는 생각으로 공사대금 전부를 묶어 두신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공업체가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내면, 하자가 인정되더라도 “잔금 전부를 거절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받고 지연이자까지 부담하게 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도 대법원은 하자를 이유로 한 공사대금 지급 거절을 하자 보수 또는 그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만 인정하는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대금 전부를 안 줘도 되는 것은 아니며, 거꾸로 하자가 큰데도 잔금을 먼저 다 주면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하자를 이유로 공사대금을 어디까지 안 줘도 되는지,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하고 어떤 절차로 대응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사대금 전부를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대금 지급 거절은 ‘하자의 크기’만큼만 정당화되는 방어 수단입니다.

민법 제664조는 도급 보수를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667조는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면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 보수를 청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하자가 있을 때 도급인이 가진 권리는 ‘대금 전부를 안 낼 권리’가 아니라 ‘보수 또는 손해배상을 요구할 권리’입니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은 공사가 ‘완성’되었는지입니다. 공사가 중도에 중단되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경우와, 일은 마쳤으나 일부에 결함이 남은 경우는 법적 취급이 다릅니다. 앞의 경우는 미완성의 문제이고, 뒤의 경우가 하자의 문제입니다. 예정된 최종 공정까지 일응 마쳤다면 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완성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구분을 놓쳐 “공사가 엉망이니 대금 지급 의무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시지만, 일을 마친 이상 수급인의 공사대금 채권은 존재하고, 도급인은 하자에 상응하는 만큼을 대금에서 빼는 방식으로 다투게 됩니다.

하자는 대금 전부가 아니라, 하자에 상응하는 만큼을 깎는 사유입니다.


2. 하자보수 또는 손해배상 청구와 연결되어야 지급 거절이 인정됩니다

하자 주장만 하고 보수나 배상을 청구하지 않은 채 대금을 거절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입니다. 도급인의 하자 관련 청구권과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권은 서로 동시이행 관계에 있어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이는 도급인이 실제로 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도급인이 인도받은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만을 이유로 하자의 보수나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바로 보수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

이 판결은 하자의 보수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청구권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권과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는 점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은 하자보수와 함께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채권이나 하자 때문에 확대된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채권도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하자를 발견했다면 구두로 불만을 말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하자 내용과 보수 기한을 특정해 통지하고 보수 또는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남겨 두어야 합니다.

지급 거절은 하자 보수나 손해배상 청구와 짝을 이룰 때 비로소 정당한 항변이 됩니다.


3. 하자가 사소하거나 보수비가 과다하면 보수 청구는 막히고 손해배상만 가능합니다

민법 제667조는 하자의 중요성과 보수 비용에 따라 도급인이 쓸 수 있는 수단을 나눕니다.

모든 하자에 대해 ‘다시 고쳐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667조 제1항 단서는 하자가 중요하지 않으면서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보수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도급인은 손해배상은 청구할 수 있으므로, 대금에서 감액하는 길은 남아 있습니다.

도급인이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려면 그 하자가 중요한 경우이거나 중요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아니할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

여기서 말하는 하자의 ‘중요성’은 당초 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시공되었는지, 그 하자로 목적물의 사용 목적이나 안전, 가치가 얼마나 훼손되었는지를 기준으로 봅니다. 누수, 구조 균열, 방수 불량, 방화·단열 성능 미달 같은 문제는 중요한 하자로 보기 쉽고, 마감재의 미세한 색 차이나 경미한 오차는 보수 비용 대비 효용이 낮아 손해배상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하자로 인해 목적물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라면 계약 해제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민법 제668조는 건물이나 그 밖의 토지 공작물에 대해서는 하자가 중대하더라도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도 하자 보수나 손해배상으로 해결하는 구조라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사소한 하자는 보수가 아닌 금전 감액으로, 중대한 하자는 보수나 배상으로 각각 연결됩니다.


4. 거절할 수 있는 금액은 하자보수비 상당액이고, 나머지 잔금은 지급해야 합니다

하자 보수비가 잔금보다 작으면 차액은 지급해야 하고, 지연되면 이자가 붙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91다33056 판결 요지가 정리하듯, 하자를 이유로 한 지급 거절은 하자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범위로 한정됩니다. 구체적으로는 두 경우로 나뉩니다. 첫째, 잔금이 5,000만 원인데 감정으로 인정된 하자보수비가 1,500만 원이라면 도급인은 1,500만 원에 대해서만 동시이행 항변을 하고 나머지 3,500만 원은 지급해야 합니다. 둘째, 하자보수비가 잔금 이상으로 산정되면 잔금 전액에 대해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초과분은 별도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더 위험한 것은 지연 이자입니다. 거절 범위를 넘어 대금을 묶어 두면, 소송에서 그 부분은 이행지체로 인정되어 지연손해금을 물게 되고 소송 중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높은 법정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하자 비용은 목적물 완성 당시가 아니라 손해배상 청구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한다는 점도 대법원이 밝혀 둔 기준입니다.

청구 기한도 중요합니다. 민법 제670조는 하자담보 권리를 목적물 인도를 받은 날부터 1년 안에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671조는 토지·건물 등 공작물에 대해 인도 후 5년(석조·석회조·연와조·금속 기타 유사한 재료로 지은 것은 10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계약서나 건설산업기본법령에서 정한 하자담보책임기간이 따로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5. 하자 통지부터 소송까지, 대응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송이 시작되기 전 하자 증거와 보수비 산정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도급 하자 분쟁은 통상 ①하자 통지 및 보수 요구(내용증명) → ②수급인의 공사대금 청구 또는 도급인의 하자 손해배상 청구(수원 지역 현장이라면 수원지방법원 관할) → ③법원 감정을 통한 하자 유무와 보수비 산정 → ④판결 또는 조정으로 대금과 손해배상액 정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급인이 공사대금 소송을 먼저 제기하면 도급인은 하자 손해배상을 반소 또는 항변으로 주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감정 결과에 따라 승패와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하자를 의심하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공사계약서, 설계도면, 견적서, 추가공사 합의서 등을 정리해 약정한 시공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하자 부위의 사진과 영상, 발견 시점, 수급인에게 통지한 문자·내용증명을 시간순으로 모아 둡니다.

  3. 제3의 전문업체나 건축사의 견적·진단서로 보수비를 추정하고, 이미 지급한 대금과 남은 잔금을 대비해 거절 가능한 범위를 계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자 보수 청구와 대금 정산을 함께 설계하면, 불필요한 지연이자 부담 없이 필요한 범위에서만 지급을 보류하고 분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시공 분쟁은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업체가 알아서 고쳐 주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증거를 모으는 시기와 청구 기한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자로 피해를 입은 도급인 입장에서는 불만의 강도보다 하자의 범위와 보수비를 자료로 증명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통지 기록, 사진, 견적, 감정이 쌓일수록 대금 거절의 정당성과 손해배상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대금을 받지 못한 수급인 입장에서도 시공을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결과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하자 주장이 어느 범위까지 받아들여지는지, 보수 의무를 이행할 기회를 어떻게 확보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저는 건축·부동산 분쟁에서 도급인과 수급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통지를 하고 어떤 증거를 남겼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잔금을 주어야 할지, 얼마까지 보류해도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연이자와 청구 기한이 문제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자가 있으면 공사대금 전부를 안 줘도 되나요?

A. 아닙니다. 지급 거절은 하자 보수 또는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만 인정됩니다. 그 금액을 넘는 잔금은 지급해야 하고, 지체되면 지연손해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Q. 하자 보수를 요구하지 않고 대금만 거절해도 되나요?

A. 위험합니다. 대법원은 하자 보수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고 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하자 내용과 보수 요구를 서면으로 남겨 두셔야 합니다.

Q. 하자가 사소한데 고치는 데 큰 돈이 든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하자가 중요하지 않고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든다면 보수 청구는 제한되지만,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합니다. 이 경우 손해배상액만큼 대금에서 감액하는 방식으로 정리됩니다.

Q. 하자가 심하면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건물이나 그 밖의 토지 공작물은 하자가 중대하더라도 민법 제668조에 따라 해제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하자 보수나 손해배상 청구로 대응하게 됩니다.

Q. 하자 청구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민법상 인도받은 날부터 1년(건물 등 공작물은 5년 또는 10년) 안에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계약서나 관련 법령상 하자담보책임기간이 다르게 정해져 있을 수 있으니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Q. 업체가 소송을 냈다는 서류가 왔는데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답변서를 내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답변서에서 하자 주장과 동시이행 항변, 반소 여부가 정해지고 이후 감정 방향도 여기서 갈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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