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으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받은 사건
강제추행으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받은 사건
해결사례
성폭력/강제추행 등

강제추행으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받은 사건 

이주형 변호사

무죄

제****

3줄 요약

사건: 술자리 이후 직장 동료를 추행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강제추행 사건

쟁점: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신체접촉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였는지

결과: 1심 무죄, 2심 무죄(확정)


변호사의 핵심포인트

1) 형사사건에서 CCTV 영상이 증거로 제출되어 있는 경우, 전후 사정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전체 영상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2)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은 일관성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자료와 진술이 부합하는지도 상당히 중요한 판단기준이 됩니다.

​3) 형사 사건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원하는 답변을 얻어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증인의 전체적인 답변 태도가 녹취서에 기재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밤중 술자리 이후, 의뢰인은 강제추행 혐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의뢰인과 피해자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던 사이였습니다. 두 사람은 저녁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한 뒤 새벽 시간대에 식당을 나왔고, 다음 날 피해자는 의뢰인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의뢰인은 새벽 시간 길에서 술에 취한 피해자를 뒤에서 끌어안고 양손으로 가슴을 만졌으며, 피해자가 제지했는데도 계속 끌어안았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피해자가 귀가하지 않으려고 했고, 택시에 태워 보내려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의뢰인이 뒤에서 피해자를 끌어안게 된 것은 맞지만 추행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CCTV였습니다. 수사기관은 조사 과정에서 CCTV 영상 중 일부 장면을 보여주었고, 해당 장면에서는 의뢰인이 피해자를 뒤에서 끌어안고 피해자가 이를 떼어내려 하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명백히 의뢰인에게 불리한 장면이었고, 수사기관은 이 장면을 근거로 의뢰인이 거짓말을 한다고 단정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의뢰인이 반성할 기미가 전혀 없다며 나무라기도 하였습니다.

기소 이후 확인한 CCTV 전체 영상에는 전혀 다른 맥락이 확인되었습니다.

문제가 된 CCTV 영상은 새벽 시간의 약 15분 동안의 상황을 담고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은 이중에서 특정 시간대의 장면만 주목하였고, 이를 근거로 공소사실을 구성하였습니다.

그런데 15분 길이의 CCTV 영상 전체를 확인하자, 전혀 다른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먼저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는 먼저 의뢰인을 끌어안기도 하였고, 의뢰인과 실랑이를 한 이후에도 혼자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행동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정만으로 그날 있었던 일이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CCTV 특정 장면만 보았을 때의 내용과 전체 맥락을 확인하였을 때의 내용이 전혀 달라진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는 CCTV의 특정 장면을 중심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지만, 기소 이후 제출된 증거기록을 통해 CCTV 영상 전체를 확인하면서 방어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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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전체 영상이 확인되자 기존에 의뢰인이 제출하였던 카카오톡과 택시 호출기록도 달리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의뢰인은 CCTV 전체 영상을 확인하기 이전부터 당일 피해자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와 앱으로 택시를 호출한 기록을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 자료들만으로는 수사기관이 특정한 CCTV 영상을 반박하기에 부족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체 영상과 그 이전에 제출하였던 카카오톡 메시지, 앱 기록 등이 결합되자,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의뢰인이 앱을 통해 부른 택시는 새벽 1시 정도에 도착을 하였지만 피해자는 그 택시를 타지 않았습니다. 1시간 정도가 지난 이후 의뢰인이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피해자는 의뢰인에게 보이스톡을 걸었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1시간 정도가 지난 이후 피해자는 의뢰인에게 잘 도착했다, 고맙다 등의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중요한 점은 피해자가 그 이전에 주장한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시점이 택시를 부른 직후의 일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피해자는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의뢰인에게 먼저 연락하거나 고맙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 직장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나 CCTV 전체 영상에서 확인되는 당시의 행동과 이후의 카카오톡 및 통화 기록을 시간순으로 함께 놓고 보자, 그 설명이 객관적인 자료와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법정에서 CCTV 영상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 자료들을 기반으로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의뢰인의 진술이 엇갈린 부분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자는 검사가 진행하는 주신문 과정에서는 상세한 답변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변호인이 신문을 시작하자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하였습니다. 특히, CCTV 영상 중 피해자가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 그리고 피해자가 먼저 의뢰인을 안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에 대해서, 카카오톡 대화 중 피해자가 먼저 의뢰인에게 보이스톡을 건 이유,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낸 이유 등에 대해서, 피해자는 여러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하였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억지로 몰아세우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피해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하는 내용이 그대로 증인신문 녹취서에 기재되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피해자는 변호인의 질문 내용 중 택시를 탄 시간이나 경위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 답변을 이어서 하였습니다. 하지만, 택시를 탄 시간이나 그 경위는 검사의 주신문 과정까지만 해도 구체적 답변이 이루어진 시간대였고, 검사가 공소사실을 구성한 가장 중요한 사실관계 중 하나이기도 하였습니다.

즉, 공소사실 중 핵심적인 사실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갑자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자, 재판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직접 확인을 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신문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핵심적인 부분이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는데,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된 피해자의 진술을 두고 과연 의뢰인에게 유죄의 판결을 선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왜 무죄를 선고했을까요

법원은 먼저 의뢰인에게 불리한 사정도 인정했습니다. 피해자는 추행을 당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었고, 의뢰인 역시 피해자를 끌어안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추행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사건이라는 점은 판결문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추행 장소와 저항 방법에 관한 진술이 달라졌고, 당시 심리상태에 관한 설명이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구체화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는 피해자의 진술 중 택시를 탄 시간에 대한 내용이 의뢰인이 제출한 택시 이용기록과 맞지 않았고, 법정에서는 그 택시를 탄 기억 자체가 없다고 증언이 이루어졌습니다.

반면 의뢰인은 초기 조사 과정부터 일관적으로 피해자를 귀가시키기 위해 택시를 불렀고, 그 과정에서 부득이 신체적 접촉은 있었지만 피해자가 택시를 타지 않으려고 해 발생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이는 객관적인 자료들의 내용과도 부합하였습니다.

나아가 법원은 피해자가 술에 취한 이후 다음 날 의뢰인과 나눈 메시지 내역 등을 보고 당시의 상황을 다르게 이해하게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수사기관이 보여준 CCTV 영상을 통해 자신의 기억을 구체화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의뢰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추행의 고의로 피해자를 만지고 끌어안았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의 판결은 2심에서도 유지되었고,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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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에서 새로운 증거를 찾아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카카오톡 메시지도 택시 이용 기록도 조사 과정에서 이미 확보되어 있었고, 수사기관에 제출되어 있던 자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CCTV 영상 중 특정 장면이 아니라 전체 내용을 기준으로 보자, 기존에 제출하였던 자료들도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변론의 내용은 CCTV 내용을 기준으로 대조가 이루어지면서 훨씬 풍부해질 수 있었고, 카카오톡 대화와 택시 이용기록은 의뢰인의 설명과 객관적인 자료가 서로 부합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전혀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는 피해자와 의뢰인 중에서, 법원은 의뢰인의 진술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반대로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배척한 것을 전제로 의뢰인에게 무죄의 판결을 선고한 것입니다.

'피해자의 말이 사실인가'만 묻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당시 남아 있는 객관적인 자료와 정말 맞는가'를 묻는 것. 그것이 이 사건에서 저희가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꼭 알아두세요

1)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에 일부 일관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그 신빙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일관성이라는 기준 이외에도 객관적 자료들과 부합하는지, 진술 중 중요한 부분에 변화가 있는지, 다른 증거와 모순되는 부분은 없는지, 진술 변화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2) 상대방의 진술 신빙성이 낮다는 점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의뢰인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일관성뿐만 아니라 다른 객관적인 자료와 부합한다는 점을 함께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3) CCTV와 같은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한다면 영상의 특정 장면만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전후 상황과 시간의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카오톡이나 통화내역, 카드 사용내역, 택시 이용기록 등 당시의 다른 자료와 함께 비교해 보면 같은 사건도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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