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는 사용자의 처분에 따라 생계가 좌우되는 지위에 있기에, 우리 법은 해고에 대해 별도의 신속한 구제 절차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와 인력 조정이 이어지면서 권고사직 종용, 구두 해고 통보, 계약 갱신 거절을 둘러싼 분쟁 상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일단 마음을 추스르고 알아보자"며 시간을 보내다가, 정작 가장 강력한 구제 수단의 기한을 넘긴 상태로 찾아오십니다.
오늘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3개월 기한과, 그 기간이 지난 뒤에도 남아 있는 방법에 관하여 상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하루라도 넘기면 각하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3개월은 제척기간으로, 중단이나 연장이 되지 않습니다.
기산점은 해고 '통보를 받은 날'이 아니라 해고의 효력이 발생한 날, 즉 실제로 근로관계가 끝난 날입니다. 1월 10일에 "2월 10일자로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다면 2월 10일부터 3개월을 세는 것이 원칙입니다.
기간을 넘겨 접수하면 노동위원회는 내용을 심리하지 않고 각하합니다. 해고 사유가 아무리 부당해도 판단 자체를 받지 못합니다.
반면 기간 내에 신청해 부당해고로 인정되면 원직 복직과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이 내려지고,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하면 판정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해야 하고, 재심 판정에도 불복하면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각 단계마다 기한이 짧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3개월이 지났다면 법원의 해고무효확인 소송이 남아 있습니다
구제신청 기간을 놓쳤다고 해서 다툴 길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거나,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밀린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3개월이라는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임금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무한정 미룰 수 없고, 해고 후 오랜 기간 아무런 이의 없이 다른 직장에 다니다가 뒤늦게 다투면 권리를 더 이상 주장하지 않을 것으로 신뢰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배척될 위험도 있습니다.
노동위원회 절차가 비용이 들지 않고 수개월 내 판정이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민사소송은 기간과 비용 부담이 훨씬 큽니다. 3개월을 지키는 것이 실익 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이유입니다.
해고예고수당, 임금 체불, 퇴직금 부분은 별도로 노동청 진정을 통해 다툴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보셔야 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과 외국인 근로자는 따져볼 것이 더 많습니다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부당해고 구제신청 제도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해고예고에 관한 규정은 적용되므로, 30일 전 예고 없이 해고되었다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고, 서면 통지를 하지 않은 해고는 그 자체로 효력이 없습니다. 카카오톡이나 구두로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는 말을 들었다면 이 부분을 반드시 짚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상담에서는 체류자격 변경이나 사업장 변경 문제가 얽혀 신고를 망설이다 3개월을 넘기는 경우가 자주 보입니다. 체류 문제와 노동 구제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가상의 예시입니다) 제조업체에서 2년간 근무한 근로자가 구두로 해고 통보를 받고 넉 달 뒤 구제신청을 했다면, 서면 통지가 없었던 명백한 하자가 있더라도 기간 도과로 각하될 수 있습니다.
해고는 형사처벌 문제가 아니지만, 경력 단절과 실업급여 수급자격, 재취업 시 퇴직 사유 기재까지 영향이 이어집니다.
해고 통보를 받으셨다면 통보 문자와 대화 녹음,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를 먼저 확보하시고, 남은 기간을 계산해 한시라도 빨리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여 구제신청 여부와 전략을 정하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셔야 하겠습니다.
정진권 변호사는
서울대 출신, 감사원 경험 변호사입니다.
공직 (정부/지자체) 근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특수한 의뢰인들의 상황에 귀 기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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