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직원, 발행사 커뮤니티 매니저, 오픈채팅방에서 소문을 들은 투자자. 같은 코인을 같은 날 샀지만 세 사람의 결말은 전혀 달랐습니다.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0조의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금지가 누구에게,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세 사례를 나란히 놓고 해부합니다.
"상장 전에 미리 사면 처벌된다"는 말은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의 질문은 더 구체적입니다. 나는 직원이 아닌데도 해당되는지, 들은 정보가 정말 '중요정보'였는지, 아직 팔지도 않았는데 이익이 있다고 보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이 글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실제 상담에서 자주 마주치는 세 유형을 재구성했습니다. 세 사람이 산 코인, 매수 시점, 그 뒤의 가격 흐름은 같다고 가정합니다. 달라지는 것은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얻었는가 하나뿐입니다.
먼저 조문: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안 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 조항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지위에 있던 사람'과 '그 사람에게서 직접 정보를 받은 사람'까지를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 바깥에 있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불공정거래행위 등 금지) 제1항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가상자산에 관한 미공개중요정보(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를 해당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 호가 정한 대상자를 풀어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상자산사업자(거래소 등)와 발행자, 그 임직원·대리인으로서 직무와 관련해 정보를 알게 된 사람
발행자나 사업자의 주요주주로서 권리 행사 과정에서 알게 된 사람
법령에 따른 인가·감독 등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람
발행자·사업자와 계약을 체결·교섭·이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람(마케팅 대행사, 상장 자문사, 마켓메이커 등)
위 사람들의 대리인·사용인·종업원
위 사람들로부터 미공개중요정보를 받은 사람(이른바 1차 정보수령자)
위반 시 법정형은 가볍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19조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미실현 이익 포함)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을 정하고, 그 이익·손실액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 50억 원 이상이면 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으로 가중합니다. 징역과 벌금은 함께 선고될 수 있고, 얻은 재산은 몰수·추징 대상입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금융위원회는 제17조에 따라 이익의 2배 이내(산정이 어려우면 4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형사 벌금과 과징금을 모두 맞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례 A: 거래소 상장심사팀 직원, "지인 명의로 샀는데도"
A는 상장 심사 업무에 관여하던 거래소 직원이었습니다. 상장 공지 이틀 전, 본인 계정은 회사 규정상 거래가 막혀 있어 친구 계정으로 매수를 부탁했고, 공지 뒤 급등한 가격에 친구가 매도해 수익을 나눴습니다. 결과는 구속 기소, 실형 쪽으로 갔습니다.
수사기관이 본 것
거래소 직원은 제10조 제1항 제1호의 전형적인 대상자입니다. 쟁점은 '직원인가'가 아니라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되었는가'와 '그 정보를 거래에 이용했는가'였습니다. 심사 회의 참석 기록, 내부 메신저, 상장 공지 시각과 친구 계정의 매수 시각 사이의 간격이 그대로 증거가 됐습니다.
친구 명의를 쓴 것은 방어막이 되지 못했습니다. 조문은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어, 남의 계정을 빌려 산 행위는 '이용'이고 친구에게 사게 한 행위는 '이용하게 한 것'입니다. 오히려 차명 거래는 고의를 보여주는 정황으로 평가됐습니다.
결과를 무겁게 만든 요소
첫째, 지위입니다. 상장 정보를 다루는 사람이 그 정보로 거래한 것은 시장 신뢰를 직접 훼손하는 유형으로 봅니다. 둘째, 금액입니다. 벌금이 이익의 3~5배로 연동되기 때문에 이익이 커질수록 벌금 하한이 함께 올라갑니다. 셋째, 업무상배임 또는 배임수재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거래소 임직원이 상장 관련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은 경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전 사안에서도 배임 계열 죄책을 인정해 왔습니다.
A가 그나마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익을 전액 보전해 몰수·추징에 협조하고, 친구가 아무것도 모르고 계정만 빌려줬다는 점을 분명히 해 공범 범위를 좁히는 일이었습니다.
사례 B: 발행사 커뮤니티 매니저, "곧 좋은 소식 있어요"
B는 코인 발행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운영을 맡은 계약직이었습니다. 대형 거래소 상장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내부 공지로 알게 된 뒤, 개인적으로 친한 커뮤니티 회원 두 명에게 "이번 주 안에 좋은 소식이 있을 거다,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B 본인은 한 개도 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B는 기소됐고, 메시지를 받은 두 회원 중 한 명도 함께 조사를 받았습니다.
"나는 안 샀는데" 가 통하지 않는 이유
조문은 직접 거래뿐 아니라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똑같이 금지합니다. B가 이익을 얻지 않았다는 사실은 양형에서 고려될 뿐, 범죄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합니다. 발행자의 임직원·대리인·사용인에 해당하는지가 다퉈졌지만, 계약 형태보다 발행자의 지시를 받아 직무를 수행하면서 정보를 알게 됐는지가 기준이 됐습니다.
"좋은 소식"이라는 표현도 정보 전달인가
B는 상장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메시지의 문구가 아니라 받은 사람이 그 말을 듣고 어떤 판단을 했는지를 봅니다. 두 회원이 메시지를 받은 직후 매수했고, 그중 한 명은 "상장 얘기구나 싶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암시의 형태를 띠더라도 중요정보의 핵심을 전달해 거래로 이어졌다면 '이용하게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받은 두 사람의 운명이 갈린 지점
한 명은 매수했고, 한 명은 사지 않았습니다. 사지 않은 사람은 아무 책임이 없습니다. 미공개정보를 '아는 것'은 범죄가 아니고 '거래에 이용하는 것'이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매수한 회원은 제6호의 1차 정보수령자로서 조사 대상이 됐고, 쟁점은 그가 그 정보가 내부 정보임을 알았는지로 좁혀졌습니다. B의 직책을 알고 있었고 "어디서 들었느냐"고 되물은 메시지가 남아 있어 인식이 인정되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사례 C: 오픈채팅방 투자자, "내부자 정보라길래"
C는 수백 명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서 "거래소 내부자한테 들었다, 이 코인 곧 상장"이라는 글을 보고 매수했습니다. 글쓴이가 누구인지는 모릅니다. 상장 뒤 가격이 올라 수익을 냈고, 몇 달 뒤 경찰에서 참고인 출석 요청을 받았습니다. 결과는 C에 대한 입건 없이 종결이었습니다.
C가 처벌 대상이 아닌 이유
제10조 제1항이 정한 마지막 대상자는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자로부터 정보를 받은 자", 즉 1차 수령자입니다. C는 1차 수령자가 올린 글을 본 2차 이상의 수령자이므로 이 조항의 수범자가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C를 부른 것은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글을 올린 사람과 그 정보의 원천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도 C가 조심해야 했던 세 가지
정보를 퍼 나르지 말 것. C가 그 글을 다른 방에 옮기며 "확실한 정보"라고 살을 붙였다면, 사실 여부에 따라 제10조 제3항의 부정거래(거짓 시세·풍문 유포)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매수를 조직하지 말 것. "다 같이 들어가서 띄우자"는 흐름에 가담하면 제10조 제2항의 시세조종 공모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진술에서 출처를 꾸미지 말 것. 참고인 조사에서 아는 척하느라 "거래소 직원 지인한테 들었다"고 말하는 순간, 자신을 1차 수령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세 사례를 가른 네 가지 기준
결과를 가른 것은 매수 금액도, 코인 종류도 아니었습니다. 다음 네 가지였습니다.
① 정보의 '경로'가 몇 단계였는가
내부자 본인(A), 내부자에게서 직접 받은 사람(B의 회원), 그 바깥(C). 법은 두 번째까지만 처벌합니다. 수사 초기에 자신이 정보 사슬의 어느 위치인지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② 정보가 '중요'하고 '미공개'였는가
상장, 상장폐지, 대규모 소각, 해킹 사고, 핵심 파트너십 체결은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전형적인 중요정보입니다. 반면 커뮤니티에 이미 널리 퍼져 있던 소문이나 발행사가 홈페이지에 올린 뒤 시간이 지난 내용은 미공개정보가 아닙니다. 시행령은 공개 주체와 방법에 따라 일정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공개된 것'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어(거래소가 공개한 정보는 공개 후 6시간이 지나야 하는 식입니다), 공지 직후 매수한 경우에는 이 시간이 지났는지가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③ 정보를 '이용'했는가
정보를 안 것과 거래에 이용한 것은 다릅니다. 법원은 정보를 알기 전부터 정기적으로 같은 코인을 사 왔던 기록, 매수 결정에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으면 이용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반대로 평소 거래 패턴과 동떨어진 시점·규모의 매수는 그 자체로 이용의 정황이 됩니다.
④ 이익이 얼마였고, 어떻게 산정되는가
이 법은 미실현 이익을 포함합니다. 아직 팔지 않았더라도 정보 공개 후 형성된 가격과 매수가의 차액이 이익으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이익 규모는 벌금 하한, 가중 구간, 과징금을 한꺼번에 움직이므로 산정 방식(기준 시점, 비교 가격, 거래 수수료 반영 여부)을 다투는 것이 실제 결과를 크게 바꿉니다.
수사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세 사례 모두 수사의 시작은 같았습니다. 상장 공지 직전 수 시간에 집중된 비정상 매수입니다. 거래소는 실명확인 계좌와 연동된 계정 정보를 갖고 있고, 금융당국은 이상거래를 감시해 수사기관에 통보합니다. 여기에 거래소·발행사의 내부 메신저, 회의 기록, 개인 메신저 포렌식이 더해져 정보의 경로가 복원됩니다.
그래서 "익명 계정이니 모를 것"이라는 생각은 현실과 다릅니다. 국내 거래소 계정은 모두 실명이고, 차명 계정도 결국 명의자 조사를 통해 실제 사용자가 드러납니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을 거쳤더라도 원화로 바꾸는 지점에서 신원이 연결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먼저 자신이 어느 사례에 가까운지를 정합니다. 내부자(A형)라면 이익 보전과 공범 범위 축소, 배임 계열 혐의 병합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정보 전달자나 1차 수령자(B형)라면 전달·수령 당시의 인식, 즉 그 정보가 내부 정보임을 알았는지가 핵심 쟁점이므로 메시지 전후 맥락을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해야 합니다.
소문을 보고 산 투자자(C형)라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차분히 설명하되, 정보를 재유포하거나 매수를 조직한 사실이 없는지 스스로 점검한 뒤 조사에 임하면 됩니다. 어느 유형이든 거래 내역과 메신저 기록을 임의로 지우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행동입니다. 증거인멸 정황은 구속 사유가 되고, 지워진 기록은 대부분 복원됩니다.
마지막으로, 법 시행일인 2024년 7월 19일 이전의 행위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이 아니어서 그 이전 사안은 배임·사기 등 일반 형법으로만 다뤄졌습니다. 문제 된 거래가 언제였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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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의 사례는 판례의 취지를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한 것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 및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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