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차 탄 아내의 교통사고 배상금, 남편 과실만큼 깎이는 피해자측 과실 기준
남편 차 탄 아내의 교통사고 배상금, 남편 과실만큼 깎이는 피해자측 과실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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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도주손해배상

남편 차 탄 아내의 교통사고 배상금, 남편 과실만큼 깎이는 피해자측 과실 기준 

강대현 변호사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가다 상대 차량과 부딪쳤을 때, 아내는 상대 운전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상대 보험사가 보내온 합의안을 보면 "남편분 과실 비율만큼 공제했다"는 설명과 함께 금액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내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남편의 과실이 아내의 배상금에서 빠지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민법이 말하는 '피해자측 과실'의 법리가 무엇인지, 부부가 왜 그 범위에 들어가는지, 깎인 금액을 어떤 경로로 보전할 수 있는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과실상계의 출발점 — 민법 제396조와 제763조

교통사고 손해배상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손해 전액을 무조건 물어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는 채무불이행의 과실상계 규정인 민법 제396조가 민법 제763조를 통해 준용됩니다. 피해자에게도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과실이 있다면 법원이 이를 참작해 배상액을 정하도록 되어 있고, 이때 법원은 과실을 참작하는 것 자체는 재량이 아니라 책임 유무와 금액을 정하는 데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으로 봅니다. 신호를 위반해 건너다 치인 보행자의 배상액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익숙한 예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피해자의 과실'이 피해자 본인만을 뜻하느냐입니다. 만약 본인 과실만 따진다면 남편 차에 탄 아내는 자신이 한 일이 없으니 감액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판례는 과실상계의 취지를 '손해를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데 두고, 피해자 본인 외에 피해자와 일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과실까지 피해자 쪽 사정으로 끌어들입니다. 이 확장된 개념이 바로 피해자측 과실이고, 아내가 억울해하는 감액의 법적 근거도 여기에 있습니다.

과실상계는 피해자 본인의 잘못만 보는 제도가 아니라, 피해자와 한 몸처럼 볼 수 있는 사람의 잘못까지 함께 헤아리는 제도다 — 부부 사이 감액은 이 법리에서 나온다.

피해자측 과실이란 — 신분상·생활관계상 일체를 이루는 관계

대법원은 대법원 1994. 6. 28. 선고 94다2787 판결에서 민법 제763조, 제396조가 정한 피해자의 과실에는 피해자 본인의 과실뿐 아니라 사회공평의 이념상 피해자와 신분상 내지 생활관계상 일체로 볼 수 있는 관계에 있는 자의 과실도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가스 사고를 다룬 사건이지만, 피해자측 과실의 개념 자체를 밝힌 판시이므로 교통사고에도 그대로 원용됩니다. 핵심은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경제적·생활적으로 한 덩어리로 평가될 수 있는가'입니다.

일체성 판단에서 법원이 실제로 보는 요소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신분이 부부·부모와 미성년 자녀처럼 가까운지, 같은 집에서 생계를 함께하는지, 배상금이 사실상 한 가계로 귀속되는지, 사고 차량의 이용 목적이 가족 공동의 용무였는지입니다. 같은 사고라도 한 지붕 아래 생계를 같이하는 부부와, 별거 중이거나 재산이 완전히 분리된 부부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신분관계 — 배우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처럼 법률상 부양·협조 관계가 있는지.

  • 생활관계 — 같은 주소에서 생계를 함께하는지, 지출이 하나의 가계로 묶이는지.

  • 배상금의 귀속 — 아내가 받은 배상금이 사실상 부부 공동의 재산으로 흘러가는지.

  • 동승 목적 — 장보기·통원·가족 나들이처럼 가정생활 범위의 이동이었는지.

남편의 과실이 아내의 감액 사유가 되는 이유는 '남편이 가해자라서'가 아니라, 부부가 신분상·생활관계상 일체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호의동승과 부부 동승 — 같은 차에 탔다고 모두 감액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측 과실을 논할 때 가장 많이 혼동되는 것이 호의동승입니다. 판례는 차를 공짜로 얻어 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운전자의 과실을 동승자의 피해자측 과실로 참작해 배상액을 깎을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친구나 직장 동료, 연인의 차에 탔다가 그 운전자의 과실로 사고가 났더라도, 동승자와 운전자가 신분상·생활관계상 일체가 아니라면 상대 운전자는 동승자의 손해 전부를 운전자 과실과 관계없이 배상해야 합니다. 호의동승은 별도로 '운행의 목적과 동승 경위'를 따져 운전자 쪽에 대한 청구에서 감액이 이뤄질 수 있을 뿐입니다.

부부는 이와 구조가 다릅니다. 부부는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고 가계가 하나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법원은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남편의 운전 과실을 아내의 피해자측 과실로 봅니다. 그래서 같은 사고에서 남편의 친구가 동승했다면 감액이 없는 반면, 아내가 동승했다면 감액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직관에는 반하지만 '일체성'이라는 기준이 신분과 생활관계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입니다.

배상금이 깎이는 계산 — 가정 예시로 보는 공제 방식

숫자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사고 책임이 상대 운전자 60%, 남편 40%로 정리되었고, 아내의 치료비·일실수입·위자료를 합한 손해액이 1억 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상대 운전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남편의 과실 40%를 피해자측 과실로 공제한 6,000만 원이 됩니다. 아내 본인 과실이 전혀 없는데도 4,000만 원이 빠지는 셈입니다.

상대방 보험사가 실제로 제시하는 합의안은 여기서 한 번 더 줄어들기도 합니다. 이미 지급된 치료비 중 상대방이 부담할 몫을 정산하고, 향후 치료비·휴업손해는 과실 비율대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같은 사고로 남편 본인도 다쳤다면, 남편의 청구액은 남편 본인 과실 40%만큼 감액되므로 부부 모두 같은 비율의 감액을 겪게 됩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과실 비율 산정의 근거와 공제 항목을 보험사에 서면으로 요청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1단계 — 사고 전체의 과실 비율(상대 대 남편)을 확정한다.

  • 2단계 — 아내의 총 손해액(치료비·휴업손해·일실수입·위자료)을 산정한다.

  • 3단계 — 총 손해액에서 피해자측 과실 비율(남편 과실)을 공제한다.

  • 4단계 — 이미 지급받은 치료비 등 기지급액을 빼고 잔액을 확인한다.

공동불법행위 — 상대 운전자와 남편은 어떤 관계인가

상대 운전자와 남편은 모두 아내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이므로, 두 사람의 행위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공동불법행위자는 피해자에 대해 각자 손해 전부를 배상할 책임을 지는 부진정연대 관계입니다. 이론상 아내는 상대 운전자와 남편 중 누구에게든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이 길이 막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Ⅱ는 약관상 피보험자의 배우자가 다친 경우를 보상하지 않는 면책 조항을 두고 있어, 남편 쪽 보험에서 아내의 감액분을 채워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대방이 책임지지 않는 부분은 남편 개인이 부담해야 할 몫으로 남지만, 부부 사이에서 이를 소송으로 청구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액분을 어떻게든 메우는 다른 보험 경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깎인 금액을 메우는 길 — 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와 건강보험

감액분을 보전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남편 차량의 보험 중 자기신체사고 또는 자동차상해 담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 담보는 가해자의 배상 책임과 무관하게 보험 가입자 차량에 탄 사람의 사망·부상에 대해 약관이 정한 한도 안에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자동차상해는 자기 과실 비율만큼 깎이지 않고 실제 손해액 기준으로 보상하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아, 피해자측 과실로 줄어든 금액을 메우는 데 쓰입니다. 어느 담보에 가입했는지, 한도가 얼마인지는 증권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치료비 단계에서는 건강보험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과실이 큰 사고에서 합의 전에 치료비 전액을 본인이 선납하면 부담이 크므로, 공단에 '교통사고 건강보험 급여' 절차를 신청해 급여 부분을 건강보험으로 처리하고 본인부담금만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이후 공단이 상대방에게 구상하는 구조라 상대방 보험사와의 최종 합의에서 이 부분이 정산 항목으로 반영됩니다. 담보 가입 여부, 청구 서류, 소멸시효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감액에 다툴 여지가 있는 경우 — 일체성 부정과 과실 비율 재산정

부부라고 해서 항상 감액이 정당한 것은 아닙니다. 감액을 다투는 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일체성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입니다. 사고 당시 이미 별거 중이었고 생계와 재산이 분리되어 있었다거나, 아내가 남편의 운행 계획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 같은 사정을 객관 자료(주민등록 초본, 임대차계약서, 금융거래 내역, 별거 관련 대화 기록)로 입증하면 피해자측 과실 인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둘째, 남편의 과실 비율 자체를 다시 다투는 방법입니다. 감액폭은 남편에게 인정된 과실 비율이 곧 결정하므로, 블랙박스 영상·사고현장 사진·차량 파손 부위·신호주기 자료로 상대 운전자의 과실이 더 크다는 점을 입증해 비율을 낮추면 아내가 받을 몫이 늘어납니다. 보험사가 제시한 과실 비율은 소송에서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므로,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이 비율이 타당한지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과실 비율 재산정은 부부 모두의 배상액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내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남편 과실만큼 깎이는 것이 법적으로 맞나요?

A. 판례는 민법 제763조, 제396조의 피해자 과실에 피해자와 신분상·생활관계상 일체를 이루는 사람의 과실도 포함된다고 봅니다. 부부는 통상 여기에 해당해 남편 과실이 아내의 피해자측 과실로 공제됩니다. 다만 별거 등 일체성을 부정할 사정이 있다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남편이 아닌 친구 차에 탔다가 사고가 나도 똑같이 깎이나요?

A. 호의동승한 사실만으로 운전자의 과실을 피해자측 과실로 보아 곧바로 감액하지는 않습니다. 신분상·생활관계상 일체가 아니면 상대 운전자는 동승자의 손해를 운전자 과실과 별개로 배상해야 합니다. 다만 운행 경위에 따라 운전자에 대한 청구에서 일부 감액될 수는 있습니다.

Q. 남편 보험사에 아내의 감액분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대인배상Ⅱ 약관은 피보험자의 배우자가 다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두고 있어 어렵습니다. 대신 자기신체사고나 자동차상해 담보에 가입되어 있다면 약관상 한도 안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증권에서 가입 담보와 한도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Q. 상대 보험사가 제시한 과실 비율은 그대로 따라야 하나요?

A. 보험사의 과실 비율은 합의를 위한 제안일 뿐 법원을 구속하지 않습니다. 블랙박스와 현장 자료로 비율이 부당함을 입증하면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서명하면 이후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서명 전에 비율의 근거를 요청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부부가 함께 다친 경우 두 사람 모두 같은 비율로 감액되나요?

A. 남편 본인은 자신의 과실만큼, 아내는 피해자측 과실로 남편의 과실만큼 감액되어 결과적으로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각자의 손해액과 기지급액이 다르므로 실제 수령액은 사람마다 다르게 계산됩니다.

Q. 자녀가 같이 타고 있었다면 자녀의 배상금도 깎이나요?

A. 부모와 미성년 자녀는 생활관계상 일체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부모(운전자)의 과실이 자녀의 피해자측 과실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녀의 연령과 생계 관계에 따라 개별 판단되므로, 구체적 사정을 정리해 판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맺음말

남편 차에 탔다 사고를 당한 아내의 배상금이 줄어드는 이유는, 민법이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신분상·생활관계상 일체를 이루는 사람의 과실까지 피해자측 과실로 보기 때문입니다. 호의동승과 달리 부부는 일체성이 인정되기 쉬워, 상대 운전자와의 합의에서 남편의 과실 비율이 곧 아내의 감액률이 됩니다.

그렇다고 감액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편 과실 비율 자체의 재검토, 일체성을 부정할 사정의 입증, 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와 건강보험을 통한 보전은 모두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과실 비율의 근거와 공제 내역, 가입 담보를 먼저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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