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당한 성추행도 지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어릴 때 당한 성추행도 지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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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대상 성범죄

어릴 때 당한 성추행도 지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어린 시절 가족·친척, 학원 강사, 이웃 등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기억을 성인이 된 뒤에야 말하기 시작했다는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은 “벌써 십 년이 훨씬 지났는데 이제 와서 될 리가 없다”, “그때 바로 말하지 않았으니 증거도 없고 시효도 끝났을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가해자 쪽도 “오래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났으니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고 버티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는 입을 떼기도 전에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나 민법은 미성년 시기의 성적 침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되지 않도록 정하고 있고, 형사 공소시효 역시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하도록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어릴 때 당한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어릴 때 당한 성추행에 대해 지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시효 계산 방법, 필요한 증거, 소송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1. 성추행은 민법상 불법행위이므로 가해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해 당시 나이와 관계없이, 성추행은 가해자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지웁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우고, 제751조 제1항은 타인의 신체·자유·명예를 해하거나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가 재산 이외의 손해, 즉 위자료도 배상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를 추행한 행위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이므로 이 조문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손해배상 청구는 형사처벌과 별개의 절차입니다. 가해자가 형사 재판에서 처벌받았는지, 애초에 고소를 했는지와 관계없이 피해자는 민사 소송으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형사 사건에서 합의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적이 있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포기한다는 합의서를 쓴 것이 아니라면 민사 청구권이 곧바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해자가 직장이나 학원, 시설의 직원이었다면 민법 제756조에 따라 사용자 또는 감독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여러 명이 함께 가담했다면 제760조에 따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인정됩니다. 청구 상대방을 누구로 할지에 따라 실제로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지도 달라지므로 소 제기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어릴 때의 성추행도 민법 제750조·제751조에 따른 불법행위이고, 형사 결과와 별개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미성년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멸시효는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되지 않습니다

시효 계산은 피해 당시가 아니라 성년이 된 때부터 시작됩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이 원칙대로라면 열 살에 당한 일은 스무 살 무렵에 이미 시효가 끝나는 셈이어서, 피해자 보호에 심각한 공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민법 제766조에 제3항이 추가되었습니다.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 밖의 성적(性的) 침해를 당한 경우에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아니한다(민법 제766조 제3항).

즉 시효가 성년이 되는 시점부터 새로 진행되므로, 성년이 된 날을 기준으로 3년 또는 10년이 남아 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만 19세에 성년이 된 피해자는 그때부터 시효가 흐르기 시작하므로, 만 19세 시점으로부터 따져 소를 낼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다만 이 조항이 신설되기 전에 이미 시효가 완성된 청구권까지 되살리는 것은 아니므로, 오래전에 성년이 된 분은 개별적으로 시효 완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소멸시효 항변은 가해자가 주장해야 하고, 법원은 시효가 완성되었더라도 가해자의 시효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지위를 이용해 신고를 막았다면, 그 사정이 시효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로 활용됩니다.

미성년 성추행 피해의 시효는 성년이 된 때부터 새로 계산하고, 이미 완성된 시효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3. 형사 공소시효도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하므로 고소와 병행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가 가능하면 수사기록이 민사 소송의 가장 강한 증거가 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 제1항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가 일반 규정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당한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2조제1항 … 에도 불구하고 해당 성폭력범죄로 피해를 당한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 제1항).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이고, 형사소송법상 장기 10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따라서 성년이 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고소가 가능합니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해 당시 13세 미만이었던 경우 강제추행 등에는 공소시효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형사 고소는 민사 청구와 별개이지만 서로 연결됩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참고인 진술, 통신기록, 피해자 진술조서는 민사 소송에서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민사 법원도 그 사실인정을 쉽게 뒤집지 않습니다. 반대로 고소를 하지 않고 민사만 진행해도 되지만, 이 경우 피해 사실의 입증 부담이 전부 피해자에게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공소시효도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하며, 형사 수사기록은 민사 소송의 핵심 증거로 쓰입니다.


4. 오래된 사건일수록 입증이 관건이며, 간접 증거를 모아야 합니다

피해 당시의 직접 증거가 없어도 정황 증거를 쌓아 피해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민사 소송에서 피해 사실은 원고인 피해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어린 시절의 사건은 CCTV나 문자처럼 당시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는지,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봅니다. 성폭력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곧바로 신고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말을 꺼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기본 태도입니다.

실제로 모을 수 있는 자료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건 직후나 이후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가족·친구의 진술, 학창 시절 상담기록·보건실 기록,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과 심리검사 결과, 당시 일기나 메모, 가해자와 주고받은 연락, 가해자가 사과하거나 사실을 인정한 말이 담긴 녹음·문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정신과 진료기록은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주는 자료입니다.

위자료 액수는 가해 행위의 태양과 기간, 피해 당시 나이,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 이후 겪은 정신적 후유증의 정도, 가해자의 태도 등을 모두 참작해 법원이 재량으로 정합니다. 가해자가 보호·감독 관계에 있던 친족이나 교사였거나 추행이 장기간 반복되었다면 그만큼 높게 인정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직접 증거가 없어도 주변 진술·진료기록·연락 내역을 모아 피해 사실의 개연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5. 소 제기부터 판결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장 접수 전에 시효 기준일과 피고를 정해 두는 것이 소송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민사 절차는 통상 ①피고 특정과 시효 기준일 확인 → ②관할 법원에 소장 접수(가해자 주소지 또는 불법행위지 법원, 수원 관내라면 수원지방법원) → ③답변서·증거 제출과 변론 → ④판결 또는 조정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장이 접수되면 시효가 중단되므로 기간이 임박한 경우에는 소 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 고소를 병행하는 경우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접수 → 수원지방검찰청 송치·처분 순서로 진행됩니다.

가해자의 재산이 흩어질 우려가 있다면 소 제기 전후로 가압류를 신청해 판결 이후 실제 회수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재산을 정리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부분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소송을 준비하신다면 아래 순서로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성년이 된 날(만 19세가 되는 생일)과 피해를 처음 인식·알게 된 시점을 정리해 시효 기준일을 확인합니다.

  2. 피해 사실을 말한 사람, 진료받은 병원, 남아 있는 연락 내역을 목록으로 만들어 증거를 확보합니다.

  3. 가해자의 현재 주소·직장·재산 상황을 파악하고, 형사 고소를 함께 할지 민사만 진행할지 방향을 정합니다.

이처럼 시효 계산과 증거 정리가 선행되어야 소송이 안정적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시효 기준일을 잘못 계산해 청구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초기에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어릴 때 겪은 일은 “이제 와서 말해 봤자”라는 생각 때문에 수년, 수십 년을 혼자 안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을 꺼내기까지의 시간이 길었다는 사정이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감정을 먼저 정리하시되, 시효가 남아 있는 동안 어떤 증거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형사 고소로 갈지, 민사 위자료 청구로 갈지, 둘을 병행할지는 남은 기간과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대로 오래전 일로 지목된 입장에서도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시효 완성 여부, 당시 사실관계, 진술의 신빙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초기부터 정확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저는 성범죄 피해를 입은 분과 혐의를 받는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시효와 증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시효가 남았는지 불확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어릴 때 당한 성추행인데 20년이 지났어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가요?

A. 성년이 된 날부터 시효가 새로 진행하므로, 성년이 된 날을 기준으로 3년 또는 10년이 남아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민법 제766조 제3항 신설 전에 이미 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별도 판단이 필요합니다.

Q. 가해자가 가족이어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가해자가 친족이라고 해서 민사 책임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소송 상대방이 가족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 증거 확보와 회수 방식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Q. 당시 신고하지 않았고 증거도 없는데 소송이 되나요?

A. 신고 여부는 청구 요건이 아닙니다. 가족·친구에게 털어놓은 진술, 진료기록, 일기, 연락 내역 같은 간접 증거를 모아 피해 사실의 개연성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Q. 형사 고소를 하지 않고 민사 소송만 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형사 수사기록은 민사의 강력한 증거가 되므로,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면 병행을 검토하는 것이 입증에 유리합니다.

Q. 형사 공소시효가 지났으면 민사도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형사 공소시효가 지났더라도 민사 시효가 남아 있다면 위자료 청구는 가능합니다.

Q. 위자료는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A. 정해진 금액표는 없습니다. 가해 행위의 정도와 기간, 피해 당시 나이, 가해자와의 관계, 정신적 후유증 정도 등을 참작해 법원이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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