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사실관계 조사나 심의가 끝나기도 전에 학교로부터 “아이를 당분간 등교시키지 마세요”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학부모님들의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부모님들 중 상당수는 “신고만 들어왔을 뿐인데 어떻게 벌부터 주느냐”, “조사해서 아니라고 밝혀지면 그만 아니냐”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출석정지 통보가 오면 아이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그 사이 학교 안에서는 소문이 퍼지고, 통보를 받은 부모님은 어디에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 몰라 며칠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학교폭력예방법 실무는 심의위원회 결정 이전에 학교장이 우선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길을 법이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조치는 확정적인 유책 판단이 아니라 임시 조치이므로, 요건과 절차를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성추행 신고만으로 아이가 출석정지를 받는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이 조치가 부당하다고 생각될 때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심의위원회 결정 전이라도 학교장은 먼저 출석정지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출석정지는 학교폭력예방법이 학교장에게 직접 부여한 권한입니다.
성추행은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가 학교폭력의 한 유형으로 열거한 성폭력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학생 사이의 성추행 신고는 형사 절차와 별개로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되고, 학교는 사안을 조사한 뒤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정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절차가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법은 심의위원회 결정 전에도 학교장이 먼저 조치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습니다.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ㆍ교육이 긴급하다고 인정할 경우 우선 제1항제1호, 제3호, 제5호부터 제7호까지의 조치를 각각 또는 동시에 부과할 수 있다. 이 경우 심의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 추인을 받아야 한다(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5항).
여기서 제1항 제6호가 바로 출석정지입니다. 같은 조 제6항은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도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출석정지 또는 학급교체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아이가 학교에 못 가게 된 것은 학교의 재량적 편의가 아니라, 법이 정한 우선 조치 권한이 행사된 것이고, 그 권한에는 요건과 사후 통제가 따라붙습니다.
신고만으로 출석정지가 가능한 것은 법이 학교장에게 우선 조치 권한을 주었기 때문이고, 그 권한에는 요건과 사후 통제가 따릅니다.
2. 우선 출석정지는 시행령이 정한 다섯 가지 사유 중 하나가 있어야 합니다
“신고가 들어왔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시행령의 사유에 해당해야 합니다.
학교장의 우선 출석정지는 무제한 권한이 아닙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은 학교장이 출석정지 또는 학급교체를 할 수 있는 경우를 다섯 가지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1. 2명 이상의 학생이 고의적ㆍ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 2. 학교폭력을 행사하여 전치 2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경우 3.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 진술, 자료제공 등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 4. 학교의 장이 피해학생을 가해학생으로부터 긴급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5.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가해학생과의 분리를 요청하는 경우(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1조 제1항).
성추행 사안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사유는 4호와 5호입니다. 상해가 없는 신체 접촉 사안이라 2호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학교는 “피해학생을 긴급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거나 “피해학생 측이 분리를 요청했다”는 이유를 듭니다. 특히 5호는 피해학생 측의 분리 요청이라는 사정만 있으면 충족되므로,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어도 출석정지가 먼저 나가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렇다고 학교가 아무 설명 없이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행령 제21조 제2항은 학교장이 출석정지를 하려면 해당 학생 또는 보호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의견을 들으려 했으나 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그래서 학교의 연락을 피하거나 답을 미루는 것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출석정지에는 다섯 가지 사유 중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의견청취를 거쳤는지가 가장 먼저 따질 지점입니다.
3. 우선 출석정지는 유책 판단이 아니라 심의위원회 추인과 기간 제한을 받는 임시 조치입니다
출석정지가 곧 가해 확정을 뜻하지 않으며, 사후에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우선 출석정지는 사안이 확정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조사와 심의가 끝날 때까지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학교 안의 혼란을 막기 위한 잠정 조치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5항과 제6항은 학교장이 우선 조치를 한 경우 심의위원회에 즉시 보고해 추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고, 제7항은 이때 출석정지 기간을 심의위원회가 조치를 결정할 때까지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심의위원회가 사안을 심의한 결과 학교폭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자체가 없고, 인정된다 하더라도 출석정지보다 가벼운 조치로 정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되면 더 무거운 조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우선 출석정지는 이 판단의 출발점이 아니라 그 이전의 임시 단계일 뿐입니다.
한편 학교장이 우선 조치를 한 때에는 가해학생과 보호자에게 이를 통지해야 하고(제17조 제10항), 가해학생이 이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면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징계할 수 있습니다. 출석정지 기간 중에 등교하거나 피해학생에게 접촉하면 오히려 불필요한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니, 이 기간에는 통지된 내용을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우선 출석정지는 확정된 유책 판단이 아니라, 추인과 기간 제한이 붙은 임시 조치입니다.
4. 심의위원회가 인정하는 사실의 정도에 따라 최종 조치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서면사과부터 퇴학까지 아홉 단계의 조치가 있고, 형사 절차는 별개로 진행됩니다.
심의위원회가 학교폭력을 인정하면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서면사과,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처분의 아홉 가지 중에서 조치를 정합니다(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어느 조치를 선택할지는 시행령 제19조가 정하는 기준에 따릅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조치로 인한 선도 가능성, 가해학생 및 보호자와 피해학생 및 보호자 사이의 화해 정도가 그 기준입니다. 따라서 같은 신고라도 접촉의 경위와 의도, 반복성, 이후 태도에 따라 결론이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점은 형사 절차가 별개라는 것입니다. 성추행이 형사 사건으로 가면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이 문제될 수 있고, 이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법정형입니다. 다만 만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처벌되지 않고(형법 제9조),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됩니다.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이라면 소년 형사사건으로 진행되어 수사 단계의 진술이 학교 조사에서의 진술과 서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학교 절차와 형사 절차는 서로 독립적이지만 진술은 서로 영향을 주므로, 어느 쪽에서든 처음 하는 진술이 중요합니다.
5. 출석정지 통보를 받았다면, 이 순서로 대응해야 합니다
의견진술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입니다.
학교폭력 사안은 통상 ①학교의 사안 접수 및 조사(전담기구) → ②학교장의 우선 조치 통지 → ③관할 교육지원청(수원 지역이라면 수원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의견진술 → ④교육장의 조치 결정 순서로 진행되고, 조치에 이의가 있으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툽니다. 형사 고소가 병행되었다면 경찰서(수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수원지방검찰청, 수원지방법원 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부모님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로부터 받은 통지서에 출석정지의 근거 사유(시행령 제21조 제1항 몇 호인지)와 기간이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사건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메신저 대화, 주변 학생의 진술, CCTV 위치와 보관 기간, 당일 시간표와 동선을 확보해 정리합니다.
심의위원회 의견진술에 앞서 사실관계와 반성 정도, 재발 방지 계획을 서면으로 정리하고, 필요하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만약 심의위원회 조치가 결정된 뒤에도 이의가 있다면,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에 따라 가해학생 또는 보호자는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의 청구기간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고, 조치의 집행으로 아이가 입을 불이익이 크다면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행정소송을 선택할 때에는 관할 법원에 소를 제기하게 되고, 이 경우에도 집행정지 신청이 가능합니다.
마치며
자녀가 성추행 신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부모님은 충격과 부끄러움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겠지”, “학교가 알아서 조사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며칠이 지나면, 이미 의견진술의 기회와 증거 확보의 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신고를 당한 학생과 부모님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보다, 어떤 자료가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지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과 부모님 입장에서도 감정적인 주장만으로는 학교와 심의위원회를 설득하기 어렵고,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적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저는 학교폭력과 성범죄 사건에서 신고를 당한 쪽과 피해를 호소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 하나와 의견진술서 한 장이 결과를 완전히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출석정지 통보를 받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때가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고만 들어왔는데 학교가 조사도 없이 출석정지를 해도 되나요?
A.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5항·제6항에 따라 긴급하다고 인정되거나 피해학생 측이 요청하면 학교장이 먼저 출석정지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행령 제21조의 사유에 해당해야 하고, 학생 또는 보호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Q. 출석정지를 받으면 가해로 확정된 건가요?
A. 아닙니다. 우선 출석정지는 심의위원회 추인을 받아야 하는 임시 조치입니다. 심의 결과 학교폭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고, 인정되더라도 조치 수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출석정지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우선 조치로서의 출석정지 기간은 심의위원회가 조치를 결정할 때까지로 정할 수 있습니다(제17조 제7항). 구체적인 기간은 학교의 통지서에 적혀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 출석정지 처분이 부당하면 어디에 다툴 수 있나요?
A. 심의위원회의 조치가 결정된 뒤에는 제17조의2에 따라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행정소송도 가능합니다.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 조치의 효력을 멈추도록 구할 수 있습니다.
Q. 학교 조사와 경찰 수사를 동시에 받아야 하나요?
A. 두 절차는 독립적이어서 동시에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의 진술이 다른 쪽에서 참고되므로, 처음 진술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일관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A. 학교의 첫 조사나 의견청취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과 의견진술서가 사안 전체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에, 출석정지 통보를 받은 직후부터 대응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유리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