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원가, 학교 주변, 아르바이트 현장, 온라인에서 알게 된 청소년을 상대로 한 신체접촉 문제로 형사 입건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상대가 고등학생이라도 어차피 거의 성인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냥 장난 정도의 접촉이었으니 벌금 정도로 끝나겠지”라고 생각하다가 경찰 출석 요구를 받고서야 사안의 무게를 실감한 경우였습니다.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피해자가 청소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적용 법률이 달라지고, 합의를 하려 해도 보호자와 학교, 수사기관이 함께 얽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흘러갑니다.
최근 수사와 재판 실무는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형법이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을 먼저 적용하고 있고, 이 경우 법정형의 하한이 생길 뿐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까지 함께 따라올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고등학생을 강제추행한 경우 성인 대상 사건과 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조문과 실무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피해자가 고등학생이면 형법보다 청소년성보호법이 먼저 적용됩니다
고등학생이라는 사실만으로 같은 행위가 다른 법률, 다른 형량 구간으로 올라갑니다.
강제추행의 기본 조문은 형법 제298조입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면 성립하고, 피해자의 나이는 구성요건이 아닙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아동·청소년, 즉 19세 미만의 사람이라면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3항이 따로 정하고 있어, 같은 행위라도 형법 제298조가 아니라 이 특별법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고등학생’이라는 말은 법률 용어가 아닙니다. 법이 보는 기준은 학년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즉 19세 미만인지 여부입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1학년이든 3학년이든 19세 미만이면 청소년성보호법의 대상이 되고, 반대로 3학년이라도 이미 19세가 된 학생이라면 이 법의 아동·청소년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어 생일과 사건 당일의 나이를 정확히 따져봐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폭행·협박이 없었더라도 추행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아동·청소년을 추행한 경우에도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제6항은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학원 강사, 운동부 코치, 아르바이트 사장처럼 청소년에게 영향력을 가진 지위에서 접촉이 이뤄졌다면 ‘때리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는 항변은 방어가 되지 못합니다.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가 아니라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로 판단되고, 위력·미수까지 그 범위에 들어옵니다.
2. 성인 대상 사건보다 법정형이 분명히 무겁고, 하한이 생깁니다
성인 대상은 벌금형 선택의 폭이 넓지만, 청소년 대상은 징역 2년 이상 또는 벌금 1천만원 이상으로 시작합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징역의 하한이 따로 없고 벌금도 상한만 있으니, 사안이 가볍다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대 벌금으로 끝나는 경우도 실무에서는 적지 않습니다.
반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면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3항이 적용됩니다.
아동ㆍ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
차이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징역의 하한이 2년으로 올라가 법정형 자체가 무거워집니다. 둘째, 벌금형을 선택하더라도 하한이 1천만원이어서 성인 대상 사건처럼 소액 벌금으로 정리되는 길이 법문상 막혀 있습니다. 벌금 상한도 1천500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두 배가 됩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실형이 선고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원은 접촉의 부위와 정도, 지속 시간, 계획성, 피해자와의 관계, 반성과 피해 회복 여부를 종합해 형을 정합니다. 다만 하한이 2년이므로 집행유예는 선고형이 3년 이하일 때 가능하고, 이 구간에서 어떤 사정이 어떻게 평가되는지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성인 대상 사건과 같은 감각으로 ‘합의하면 벌금 정도’라고 기대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같은 행위라도 피해자가 청소년이면 징역은 2년 이상, 벌금은 1천만원 이상에서 출발합니다.
3. “동의했다”거나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은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피해자가 몇 살인지, 행위자가 그 나이를 인식했는지가 각각 별개의 쟁점입니다.
청소년 대상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항변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상대도 싫다고 하지 않았다”는 동의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고등학생인 줄 몰랐고 성인처럼 보였다”는 나이 착오 주장입니다.
먼저 동의 주장입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19세 이상의 사람이 간음 또는 추행을 하면 제298조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고등학교 1학년 중 만 16세 미만인 학생이라면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주장해도 그 동의가 처벌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16세 이상인 경우에는 동의 여부가 폭행·협박 또는 위력이 있었는지와 직결되어 다시 쟁점이 되지만, 수사기관은 나이와 지위의 격차 자체를 위력의 판단 요소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나이 착오 주장입니다. 실무에서는 상대가 교복을 입고 있었는지, 학원·학교·아르바이트처럼 학생 신분이 드러나는 장소였는지, 메신저 대화에서 학년이나 나이를 언급한 적이 있는지 같은 정황으로 행위자가 상대방이 청소년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따집니다. 이런 객관적 자료가 없다면 몰랐다는 진술만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반대로 SNS 프로필과 대화 내용상 성인으로 오인할 만한 사정이 뚜렷하다면 중요한 방어 근거가 됩니다. 이 부분은 초기 진술에서 한번 굳어지면 되돌리기 어려워서, 조사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행위자 본인이 미성년인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학교 학생들 사이의 사건이라면 14세 이상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소년 사건 절차가 적용되어 소년부 송치와 보호처분 가능성이 함께 검토됩니다.
동의와 나이 착오는 말로 하는 항변이 아니라, 나이대와 객관적 정황으로 입증해야 하는 쟁점입니다.
4. 형벌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실제 생활에 오래 남는 것은 형량이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공소시효 같은 부수 효과입니다.
청소년 대상 강제추행은 신상정보 등록 대상 성범죄에 해당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에 따라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등록대상자가 되고, 등록기간은 제45조에 따라 선고형에 비례해 정해집니다. 벌금형이면 10년, 3년 이하의 징역형이면 15년, 3년 초과 10년 이하의 징역형이면 20년입니다. 벌금형이 나와도 10년간 등록 정보를 관리받고 주기적으로 경찰관서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49조와 제50조는 법원이 신상정보 공개명령과 고지명령을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두 조문 모두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면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어, 사안별로 이 예외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제56조에 따라 법원은 성범죄로 형을 선고하면서 유치원, 학교, 학원, 청소년시설, 의료기관, 체육시설 등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취업하거나 운영하지 못하도록 최대 10년의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선고해야 합니다.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에는 예외가 인정되지만, 교사·강사·트레이너·의료인 등 직업이 걸린 분에게는 형량만큼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소시효도 성인 대상 사건과 다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므로, 사건이 몇 년 지난 뒤에도 피해자가 성인이 된 후 고소하면 수사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때 아무 일 없었으니 끝난 일’이라는 생각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청소년 대상 강제추행은 형량 외에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늦게 시작되는 공소시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5. 수사는 이렇게 진행되고, 첫 조사 전에 준비한 내용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피해자 진술이 핵심 증거인 사건이므로, 첫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적 자료 확보가 승부처입니다.
청소년 대상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피해 청소년 또는 보호자의 고소·신고 접수(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피해자 조사와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자가 청소년이면 보호자가 동행하는 경우가 많고, 학교나 학원이 관련되어 있다면 CCTV와 주변 인물 진술이 빠르게 수집됩니다.
피의자 입장에서 가장 큰 실수는 변호사 없이 서둘러 조사에 응해 진술이 흔들리는 것, 그리고 피해자 측에 직접 연락해 합의를 종용하는 것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피해자 또는 보호자에게 합의를 강요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므로, 선의의 연락이라도 압박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합의는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보호자와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당일의 일시·장소·접촉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메신저 대화와 통화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합니다.
피해자의 정확한 나이와 내가 그 나이를 알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프로필, 대화, 장소, 복장 등)를 확인해 적용 법률과 쟁점을 먼저 판단합니다.
첫 조사 전에 변호인과 예상 질문을 점검한 뒤 출석하고, 합의와 반성문 등 양형 자료는 변호인을 통해 보호자 측과 조율합니다.
이렇게 준비하면 진술의 일관성을 지키면서도 합의와 양형 자료를 적절한 시점에 제출할 수 있어, 같은 사실관계에서도 처분 수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은 “별일 아니겠지”, “곧 연락 와서 합의하면 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첫 진술이 이미 기록된 뒤에는 바꾸기 어렵고, 피해자 측과 직접 연락하다가 오히려 사건이 커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혐의를 받는 분 입장에서는 정확한 적용 법률과 법정형, 부수처분을 먼저 파악하고 나이 인식, 위력 여부 같은 쟁점을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청소년과 보호자 입장에서도 감정적인 대응보다 대화 기록, 진료 기록, 주변 진술 같은 자료를 차분히 확보하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유리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혐의를 받은 쪽과 피해를 호소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에 따라 적용 법률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등학생이 성인보다 형이 무겁다는 게 사실인가요?
A. 사실입니다. 성인 대상은 형법 제298조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19세 미만이면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3항에 따라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 피해자가 동의했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A.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16세 미만이라면 형법 제305조 제2항에 따라 19세 이상인 사람이 추행한 경우 동의가 있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16세 이상이라면 폭행·협박 또는 위력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Q. 상대가 고등학생인 줄 몰랐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나이 인식은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합니다. 교복, 장소, 메신저 대화에서 나이가 드러났는지를 보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있으면 보존하고 첫 조사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Q. 벌금형이 나오면 신상정보 등록은 피할 수 있나요?
A. 피하기 어렵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에 따라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벌금형이라도 등록대상자가 되고, 제45조에 따라 벌금형은 10년간 등록정보가 관리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끝나지 않습니다. 강제추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와 재판이 진행될 수 있어, 합의는 처벌 여부가 아니라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직접 연락해 합의를 압박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Q. 제가 고등학생인데 같은 반 친구를 추행했다는 이유로 신고당했습니다.
A. 14세 이상이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소년 사건 절차가 적용되어 소년부 송치와 보호처분이 검토됩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도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는 예외 사유가 있으므로 조사 전에 변호인과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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