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로 조사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궁금해지는 것이 "얼마나 무겁게 처벌받는가"입니다. 외부감사법에는 일반적인 처벌 조항 외에, 왜곡된 금액이 회사 규모에 비해 크면 형량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가중 조항이 따로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은 아무 회사에나 적용되지 않고, 자산총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대형 법인에만 문이 열려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가중 조항이 적용되는 문턱과 비율 구간, 변경 금액을 세는 방법, 처벌 대상자의 범위, 그리고 가중형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을 조문 기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분식회계 처벌의 뼈대 — 외부감사법 제39조의 기본형과 가중형
분식회계 형사처벌의 중심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입니다. 제1항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경우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기본형입니다. 감사인이나 소속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 기재할 사항을 기재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도 같은 항에서 함께 다룹니다. 이 기본형은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외부감사 대상 회사 전반에 적용됩니다.
제2항은 여기에 가중 구조를 얹습니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재무제표상 손익 또는 자기자본 금액이 자산총액의 일정 비중만큼 변경되면 제1항보다 무거운 형으로 가중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기본형이 "거짓 재무제표를 만들었는가"를 묻는다면, 가중형은 "그 거짓이 회사 재무 규모에 비해 얼마나 컸는가"를 묻는 조항입니다. 그래서 같은 분식이라도 금액이 동일하더라도 회사의 자산총액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립니다.
가중형이 무서운 이유는 법정형의 하한이 높다는 점입니다. 기본형은 상한만 10년 이하로 정해져 있지만, 가중형은 3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처럼 하한 자체가 올라갑니다. 하한이 높아지면 형의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 같은 선택지가 구조적으로 막히므로, 사건 초기부터 어느 조항으로 의율될지를 따져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제39조 제1항은 거짓 재무제표 자체를 처벌하고, 제2항은 그 거짓이 자산총액 대비 얼마나 컸는지에 따라 형의 하한을 끌어올린다.
가중 조항의 문턱 — 자산총액의 5%가 5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제39조 제2항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자산총액의 100분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 50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가중 규정을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을 거꾸로 풀면, 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인 회사만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자산총액 1조원의 5%가 정확히 500억원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대형사만 적용된다"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문턱은 변경된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회사의 몸집을 기준으로 먼저 걸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예를 들어 자산총액이 8,000억원인 회사의 5%는 400억원이므로 문턱에 못 미칩니다. 이 회사가 재무제표상 손익을 1,000억원 부풀렸다고 하더라도 비율만 보면 12.5%에 해당하지만, 단서 때문에 제2항의 가중 규정은 적용되지 않고 제1항 기본형이 적용되는 구조가 됩니다. 반대로 자산총액이 2조원인 회사라면 5%가 1,000억원이어서 문턱을 넘고, 변경 금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 가중형 검토 대상이 됩니다.
자산총액 1조원 미만 — 5%가 500억원에 못 미치므로 제2항 가중 적용 대상이 아님.
자산총액 1조원 이상 — 문턱 충족. 이후 변경 금액이 5% 이상인지, 10% 이상인지를 따짐.
문턱 미충족 사건 — 가중형은 빠지지만 제1항 기본형(10년 이하 징역 등)은 그대로 적용.
비율 구간별 형량 — 5% 이상은 3년 이상, 10%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
문턱을 넘은 뒤에는 변경 금액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형량을 가릅니다. 제39조 제2항 제1호는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제2호는 100분의 5 이상으로서 제1호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즉 5% 이상 10% 미만 구간에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규정합니다.
자산총액 2조원인 회사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문턱은 1,000억원(5%)이고, 10% 구간은 2,000억원입니다. 변경 금액이 1,500억원이면 5% 이상 10% 미만이므로 3년 이상 유기징역 구간이고, 2,00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구간입니다. 변경 금액이 900억원에 그치면 5% 미만이어서 제2항에 해당하지 않아 기본형으로 돌아갑니다. 같은 분식이라도 수십억원 차이로 법정형의 하한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이므로, 금액 산정은 곧 형량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법문이 "가중할 수 있다"라는 표현으로 시작하지만, 각 호는 "처한다"로 끝나는 형태로 되어 있어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호의 법정형이 적용되는 것으로 의율됩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가중 조항을 적용해 기소하는지, 아니면 기본형으로 기소하는지가 사건의 무게를 정하는 첫 갈림길입니다.
변경 금액이 자산총액의 10%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제2항 제1호).
변경 금액이 자산총액의 5% 이상 10% 미만 — 3년 이상 유기징역(제2항 제2호).
변경 금액이 자산총액의 5% 미만 — 가중 없음. 제1항 기본형.
가중형은 두 번 걸러진다 —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이라는 문턱, 그리고 변경 금액이 자산총액의 5% 또는 10% 이상이라는 비율.
변경된 금액은 어떻게 세는가 — 손익 또는 자기자본
제2항은 "재무제표상 손익 또는 자기자본 금액"이 변경된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즉 당기순이익을 부풀리거나 손실을 숨겨 손익을 왜곡한 경우, 자산이나 부채를 조작해 자기자본 금액을 왜곡한 경우 모두 변경 금액 산정의 대상이 됩니다. 매출을 허위로 계상하거나 비용을 이연하거나, 부채를 장부에서 누락하는 방식이 전형적입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이 금액이 "회계처리기준(제5조)을 위반한 결과 변경된 금액"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회계 추정이나 판단의 영역에서 기준 안의 재량으로 설명되는 부분까지 변경 금액에 포함시키면 비율이 부풀려질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감정이나 회계 전문가 의견을 통해 산출한 금액에는 어떤 항목을 기준 위반으로 보았는지가 항목별로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 항목 하나하나가 실제로 기준 위반인지를 검증하면 변경 금액이 문턱 비율 아래로 내려가는 사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10% 선과 5% 선은 형의 하한을 가르는 경계이므로, 경계선 근처에서는 몇 개 항목이 인정되느냐에 따라 적용 조항이 달라집니다. 예컨대 자산총액이 1조 5,000억원이면 10% 선은 1,500억원입니다. 수사기관 산정액이 1,600억원인데 그중 150억원 규모 항목이 기준 위반이 아니라 합리적 추정의 범위로 인정되면 1,450억원이 되어 무기 구간이 아닌 3년 이상 유기징역 구간으로 내려옵니다.
누가 처벌 대상인가 — 이사·감사·업무집행지시자·회계담당자
제39조 제1항이 지정한 행위 주체는 「상법」 제401조의2 제1항과 제635조 제1항에 규정된 자,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입니다. 상법 제401조의2 제1항은 이사에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를 집행하는 자, 이사가 아니면서 이사로 오인될 만한 명칭으로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이사와 같은 책임을 지는 자로 봅니다. 상법 제635조 제1항은 발기인·이사·감사위원·감사·청산인 등 회사의 이사·감사 등 임원을 열거합니다.
이 때문에 대표이사나 CFO 같은 경영진뿐 아니라 사실상 업무를 지시한 대주주나 그룹 총수 같은 사람도 행위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도 포함되므로, 재무팀장이나 회계 담당 직원이 상급자의 지시로 숫자를 조정했더라도 법문상 행위 주체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주체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실제로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가중형은 하한이 높기 때문에, 누가 어느 숫자 조작을 지시하고 알았는지를 구분하는 작업이 그만큼 중요해집니다. 같은 사건에서도 지시자와 실행자, 보고만 받은 임원은 인식과 기여도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조사 초기 진술이 이후 고의 인정의 핵심 자료가 되므로, 자신이 알았던 범위와 맡은 역할을 정확하게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가중형 사건의 방어 쟁점 — 기준 위반과 고의, 금액 산정
가중형 사건의 방어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는 회계처리기준 위반 여부입니다. 수익 인식 시점이나 충당금 설정, 자산 평가처럼 회계기준이 판단 여지를 허용하는 영역에서는, 기준 위반이 아니라 회계 추정의 차이라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둘째는 고의입니다. 거짓 재무제표 작성은 고의범이므로, 기준 위반을 알면서도 결과를 왜곡할 의사가 있었는지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셋째는 앞서 본 변경 금액의 산정입니다. 수사기관이 산출한 변경 금액이 어떤 계정과목에서 어떤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분해해서 검증하고, 기준 위반이 아닌 항목이나 중복 계상된 항목을 걷어내는 작업입니다. 비율이 5% 또는 10% 선 근처에 있는 사건에서는 이 작업이 곧 적용 조항을 바꾸는 방어가 될 수 있습니다.
법정형이 높더라도 형을 감경하는 길은 열려 있습니다. 형법상 작량감경(형법 제53조)을 하면 제55조 제1항에 따라 무기징역은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유기징역은 그 형기의 2분의 1로 감경됩니다. 예컨대 5년 이상 징역은 2년 6개월 이상으로, 3년 이상 징역은 1년 6개월 이상으로 내려옵니다. 감경을 거친 뒤 선고형이 3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면 형법 제62조 제1항이 정한 집행유예 요건을 검토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가중형 사건은 금액이 크기 때문에 감경 사유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기본형과의 경계 — 이익 산정이 어려워도 벌금 상한은 10억원
가중 조항이 빠지는 사건은 제1항 기본형으로 돌아갑니다. 기본형의 벌금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입니다. 그런데 분식회계는 개인이 직접 이익을 얻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익 산정이 곤란한 경우가 흔했습니다. 그래서 법은 이익이나 회피손실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5배가 10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액을 10억원으로 한다는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이 단서는 2025년 4월 1일 개정 외부감사법이 시행되면서 현행 법문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전에는 이득이 없으면 벌금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 없어 처벌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 단서로 이득이 입증되지 않아도 최대 10억원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따라서 가중형 문턱에 못 미치는 중소 규모 분식도 징역형과 벌금형의 선택지 모두에서 과거보다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중형과 기본형을 비교하면, 기본형은 징역과 벌금 중 선택해 부과할 수 있는 선택형인 반면 가중형은 징역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사건이 가중형으로 의율되는 순간 벌금형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길이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그래서 수사 단계부터 적용 조항을 다투는 일의 실익이 크고, 문턱 비율 근처 사건은 의율 단계에서의 대응이 특히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분식회계를 하면 모두 무기징역까지 가능한가요?
A. 아닙니다.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은 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이고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10% 이상인 경우에 해당하는 가중형입니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39조 제1항 기본형인 10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이 적용됩니다.
Q. 상장회사만 가중 조항의 대상인가요?
A. 법문은 상장 여부가 아니라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자산총액의 5%가 500억원 이상, 즉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인 회사라면 비상장 법인도 문턱 요건에는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외부감사법의 적용 대상 회사인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Q. 변경 금액이 자산총액의 정확히 10%이면 어느 구간인가요?
A. 제1호는 "100분의 10 이상"이라고 규정하므로 정확히 10%도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구간에 해당합니다. 5%도 같은 방식으로 "이상"이어서 정확히 5%이면 제2호의 3년 이상 유기징역 구간입니다. 경계선 사건에서는 금액 산정의 작은 차이가 구간을 바꿉니다.
Q. 지시를 받아 숫자를 입력한 회계 담당 직원도 처벌되나요?
A. 제39조 제1항은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도 행위 주체로 열거합니다. 따라서 법문상 제외되지는 않지만, 거짓이라는 사실과 기준 위반을 인식했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고의 인정 여부와 책임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가중형이라도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가중형의 법정형 하한이 3년 이상이면 그대로는 집행유예 요건인 3년 이하 선고가 어렵습니다. 다만 작량감경을 하면 하한이 낮아져 선고 가능한 범위가 넓어지므로, 감경 사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느냐가 중요합니다.
Q. 이익을 얻은 것이 없으면 처벌이 가벼워지나요?
A. 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도 벌금 상한은 10억원으로 정해져 있어, 이득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벌금형이 사라지거나 크게 줄어드는 구조는 아닙니다. 징역형 선택 여부와 양형은 별도로 판단되므로, 이득이 없다는 점은 양형 요소 가운데 하나로 주장하게 됩니다.
맺음말
분식회계의 가중처벌은 제39조 제2항의 두 단계 장치로 움직입니다. 자산총액의 5%가 500억원 이상이라는 문턱을 먼저 넘어야 하고, 그다음에 재무제표상 변경 금액이 자산총액의 5% 이상인지 10% 이상인지에 따라 3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무기·5년 이상 징역으로 갈립니다. 이 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1항 기본형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사건은 처음부터 어느 조항으로 의율되는지, 변경 금액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자신이 행위 주체로서 어떤 역할이었는지를 구분해 보는 일이 우선입니다. 조사 초기에 정리한 사실관계와 진술이 이후 고의와 금액 다툼의 방향을 사실상 정하기 때문입니다. 사안이 가중형 문턱 근처에 있다면 수사 단계부터 회계 자료와 법리를 함께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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