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재판에서 검사가 청구한 전자발찌(부착명령)가 기각되면 사건이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부착명령이 기각되는 사유에 따라서는 법원이 검사의 청구 없이도 직권으로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할 수 있고, 이 경우 징역형 집행이 끝난 뒤 최대 5년간 보호관찰을 받게 됩니다. 전자장치만 달지 않을 뿐 신고의무·여행 허가·준수사항은 그대로 따라붙기 때문에, 기각 결과만 보고 방어를 접으면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안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기각 사유에서 직권 보호관찰명령이 가능한지, 법원이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 대응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 — 같은 법에 있는 별개의 처분
두 처분은 모두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부착명령은 같은 법 제5조에 따라 검사가 청구하며, 선고되면 전자장치를 몸에 달고 보호관찰을 함께 받습니다(제9조 제3항). 반면 보호관찰명령은 같은 법 제21조의2에 근거한 처분으로, 전자장치 없이 형 집행이 끝난 때부터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관찰만 받는 제도입니다.
대상 범죄도 같습니다. 성폭력범죄,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 살인범죄, 강도범죄,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같은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해당합니다. 즉 보호관찰명령은 부착명령보다 '한 단계 낮은 강도'의 재범방지 장치이고, 법원이 부착은 과하다고 보더라도 관리 자체는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쓰이는 중간 단계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검사가 처음부터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착명령 — 전자장치 부착 + 보호관찰. 법 제5조에 따라 검사 청구 필요.
보호관찰명령 — 전자장치 없이 보호관찰만. 검사 청구(제21조의2) 또는 법원 직권(제21조의3 제2항).
공통 요건 — 대상 범죄를 저지르고 재범 위험성이 인정될 것.
부착명령이 기각됐다고 해서 재범방지 처분이 모두 끝난 것이 아니다 — 전자장치만 빠진 보호관찰명령이 직권으로 선고될 수 있다.
직권 보호관찰명령의 근거 — 전자장치법 제21조의3 제2항
직권 선고의 근거는 제21조의3 제2항입니다. 법원은 제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는 경우로서, 제21조의2 각 호에 해당하여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2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을 정해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보호관찰명령을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법원이 스스로 판단해 내릴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규정은 부착명령 청구는 이유 없다고 보면서도 재범 위험이 완전히 해소됐다고는 보기 어려운 사건을 위한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예컨대 재범위험성 평가가 '중간' 수준으로 나와 24시간 위치추적까지는 과하지만, 출소 후 일정 기간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은 필요하다고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때 법원은 부착명령은 기각하고 보호관찰명령만 선고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습니다.
다만 선고 기간은 법이 2년 이상 5년 이하로 정해 두고 있어, 판결문에서 몇 년으로 정했는지가 곧바로 불이익의 크기가 됩니다. 사건마다 재범위험성 평가 점수, 범행 경위, 동종 전력, 치료·교육 이수 여부가 기간 판단에 반영됩니다.
어떤 기각 사유에서만 가능한가 — 이유 없음 기각과 나머지의 구분
직권 보호관찰명령은 부착명령 청구가 기각되는 모든 경우에 열려 있지 않습니다. 법 제9조 제4항은 기각 사유를 네 가지로 나눕니다. 직권 보호관찰명령 조항(제21조의3 제2항)이 연결해 두고 있는 것은 이 중 제1호, 즉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하는 때뿐입니다.
제1호 —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재범위험성 부족 등). 직권 보호관찰명령 가능.
제2호 — 특정범죄사건 무죄(심신상실 치료감호 제외)·면소·공소기각. 직권 규정의 연결 대상 아님.
제3호 — 특정범죄사건에 벌금형 선고. 직권 규정의 연결 대상 아님.
제4호 —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 선고(제28조 제1항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경우 제외). 직권 규정의 연결 대상 아님.
또 하나 짚을 점은 보호관찰명령 판결의 전제입니다. 제21조의3 제1항은 보호관찰명령 대상자가 금고 이상의 선고형에 해당할 것을 요구하는데, 형 집행 종료 시점부터 보호관찰이 시작되는 구조(제21조의5)이기 때문에 실형이 선고되는 사건에서 의미를 갖는 처분입니다.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건에서는 보호관찰 자체를 형 선고와 함께 받을 수 있지만, 이는 형법상 보호관찰이며 전자장치법의 보호관찰명령과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직권 보호관찰명령의 길이 열리는 것은 '재범위험성 등 이유 없음'으로 부착명령이 기각된 경우다 — 기각 이유가 무엇인지가 곧 이후 위험도를 가른다.
법원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 — 재범위험성과 보호관찰의 필요성
법원이 보호관찰명령의 필요성을 판단할 때 중심에 놓는 것은 재범위험성입니다. 실무에서는 검찰 단계의 정밀조사 결과, 보호관찰소의 재범위험성 평가 자료, 정신감정·성도착 여부, 피고인의 성행과 가정·직업 환경 등을 종합합니다. 부착명령 청구 사건에서 이 자료들은 이미 기록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부착명령이 기각된 뒤에도 법원은 같은 기록을 바탕으로 보호관찰명령의 필요성을 따져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고인 입장에서는 부착명령에 대한 방어 자료와 보호관찰명령에 대한 방어 자료가 사실상 겹칩니다. 재범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정이 있어야 둘 다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폭력 치료·재범방지 교육 이수 내역 — 수강 시간과 담당 기관의 의견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상담 기록 — 충동 조절, 알코올·약물 의존 등 위험요인의 치료 경과.
동종 전력 부재 또는 오랜 공백 — 범죄경력 조회서 기준.
안정적 거주·가족 부양·직장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 — 사회 복귀 기반.
피해자와의 합의·피해 회복 노력 — 재범방지 의지를 뒷받침하는 정황.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부착명령 청구가 기각되는 과정에서 법원이 이미 재범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봤다면 보호관찰명령 이야기가 나올 이유도 없기 때문에, 기각 판단의 이유가 판결문에서 어떻게 서술되는지에 따라 이후 대응 방향이 달라집니다.
선고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 의무·준수사항과 위반 시 처벌
보호관찰명령이 선고되면 특정범죄사건에 대한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가석방되는 날부터 집행이 시작됩니다(제21조의5). 대상자는 그날부터 10일 이내에 주거지 관할 보호관찰소에 출석해 서면으로 신고해야 하고(제21조의6 제1항), 주거를 이전하거나 7일 이상 국내여행을 하거나 출국할 때는 미리 보호관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법원은 여기에 더해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제21조의4 제1항에 따라 야간 외출제한, 특정지역 출입금지, 피해자 등 특정인에 대한 접근금지, 치료 프로그램 이수(300시간 범위), 마약 등 중독성 물질 사용금지 같은 사항이 하나 이상 붙을 수 있습니다. 부착명령에서 치료 프로그램 이수가 500시간 범위인 것과 비교하면 상한이 낮게 설계돼 있습니다.
위반에는 형사처벌이 따릅니다. 제39조에 따라 피해자 등 특정인 접근금지나 치료 프로그램 이수 준수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외출제한·출입금지 등 다른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준수사항·의무 위반 시에는 법원이 보호관찰소장의 신청에 따른 검사의 청구로 1년 범위의 보호관찰 기간 연장이나 준수사항 추가·변경을 결정할 수도 있어(제21조의7 제1항), 처음 선고된 기간이 고정값이 아닙니다.
보호관찰명령은 전자장치가 없어도 신고·허가 의무와 준수사항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이 그대로 따르는 처분이다.
직권 선고를 막으려면 — 재판 단계별 대응 포인트
직권 보호관찰명령은 검사의 청구 없이 판결에서 갑자기 나오는 처분이기 때문에, 변론이 끝나기 전에 법원이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미리 가늠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변론에서 부착명령 청구 기각 주장에 그치지 않고 '보호관찰명령도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의견을 함께 밝혀 두어야 합니다. 부착명령만 다투다가 법원이 직권 판단으로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하면, 그 부분에 관해 충분한 의견을 내지 못한 채 판결이 나올 수 있습니다.
둘째, 재범위험성을 낮추는 자료를 재판 중에 쌓아야 합니다. 치료·교육 이수는 수강 증명서뿐 아니라 기관 담당자의 경과 의견까지 받아 두는 편이 설득력이 높고, 선고기일 직전이 아니라 사건 초기부터 시작해야 이수 시간 자체가 확보됩니다. 보호관찰소 정밀조사 단계에서 면담에 성실히 응하는 것도 평가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셋째,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상소로 다툽니다. 직권 선고된 보호관찰명령도 판결의 일부이므로, 특정범죄사건과 함께 또는 독립하여 항소할 수 있습니다(제21조의8이 제9조 제8항·제9항을 준용). 항소심에서는 기간 감경이나 명령 자체의 취소를 주장하게 되고, 이때는 1심 이후 추가로 쌓은 치료 경과와 재범위험성 재평가 자료가 새로운 근거가 됩니다.
실제 적용 예시 — 이렇게 갈릴 수 있다
가정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동종 전력이 없는 30대 피고인이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로 기소돼 징역 3년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되고, 검사가 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하겠습니다. 재범위험성 평가는 '중간'이고 치료·교육은 재판 후반에야 시작해 이수 시간이 짧습니다. 법원은 부착까지는 필요 없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되, 출소 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보호관찰명령 3년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사건에서 피고인이 기소 직후부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병행하며, 피해자와 합의하고, 안정적 가족·직장 관계를 증명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이런 자료는 재범위험성 평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법원이 부착명령은 물론 보호관찰명령의 필요성도 부정할 근거가 됩니다.
또 다른 가정으로, 같은 피고인이 실형이 아니라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사건이라면 법 제9조 제4항 제4호에 따라 부착명령 청구가 기각되는데, 이는 제1호 기각이 아니므로 직권 보호관찰명령 조항의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집행유예와 함께 형법상 보호관찰이 부과되는 경우에는 전자장치법 제28조에 따라 부착을 명할 수 있는 별도 경로가 있어, 어떤 근거로 어떤 처분이 가능한지를 사건별로 구분해 보아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자발찌 청구가 기각됐는데 왜 보호관찰명령이 따로 나오나요?
A.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은 별개의 처분이기 때문입니다. 전자장치법 제21조의3 제2항은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는 경우,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권으로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전자장치 부착은 과하지만 관리는 필요하다고 본 경우에 해당합니다.
Q. 검사가 보호관찰명령을 청구하지 않았는데도 법원이 선고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제21조의3 제2항이 법원에 직권 선고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검사의 청구가 없어도 선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변론 단계에서 부착명령뿐 아니라 보호관찰명령의 필요성도 함께 다투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보호관찰명령은 몇 년이나 받나요?
A. 제21조의3 제1항이 정한 범위는 2년 이상 5년 이하입니다. 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가석방되는 날부터 집행이 시작되며, 대상자가 준수사항이나 신고·허가 의무를 위반하면 법원 결정으로 1년 범위 내에서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습니다.
Q. 집행유예를 받으면 직권 보호관찰명령도 피할 수 있나요?
A. 집행유예 선고에 따른 부착명령 기각(제9조 제4항 제4호)은 직권 보호관찰명령 조항이 연결하고 있는 제1호 기각 사유가 아닙니다. 다만 집행유예와 함께 보호관찰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제28조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 있는 별도 규정이 있어, 사건별로 가능한 처분을 구분해서 살펴야 합니다.
Q. 선고된 보호관찰명령에 불복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보호관찰명령에 관해서는 부착명령 상소 규정이 준용되어, 특정범죄사건과 함께 또는 독립하여 항소·상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치료 이수 경과 등 재범위험성이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새 자료가 중요합니다.
Q. 보호관찰명령을 받으면 일상에서 어떤 제약이 생기나요?
A. 형 집행 종료 후 10일 이내 보호관찰소 출석·신고, 주거 이전이나 7일 이상 국내여행·출국 시 사전 허가 의무가 생깁니다. 여기에 법원이 부과한 외출제한, 접근금지, 치료 프로그램 이수 같은 준수사항이 더해지고, 위반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맺음말
전자발찌 청구가 기각됐다고 해서 사건이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부착명령이 재범위험성 부족을 이유로 기각되는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2년 이상 5년 이하의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할 수 있고, 이 처분은 전자장치가 없더라도 신고·허가 의무와 준수사항 위반 시 형사처벌이 따르는 실질적인 부담입니다.
그래서 방어는 부착명령 기각에만 맞추지 말고, 재범위험성 자체를 낮추는 자료를 사건 초기부터 쌓고 보호관찰명령의 필요성까지 변론에서 다투는 방향으로 짜야 합니다. 치료·교육 이수 내역과 정신건강 진단 경과, 안정적 생활 기반을 보여주는 자료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 중에 부착명령 청구 통보를 받았다면, 직권 보호관찰명령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계획을 세워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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