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신고 안 했는데 목격자 신고로도 처벌되나요
피해자는 신고 안 했는데 목격자 신고로도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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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신고 안 했는데 목격자 신고로도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길거리나 술집,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다툼을 지나던 사람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고, 정작 당사자들은 별일 아니라고 하는데도 사건이 접수되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피해자가 괜찮다고 했는데 무슨 처벌이냐”, “맞은 사람이 신고를 안 했으니 없던 일이다”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연락을 받고 나면, “피해자가 합의서까지 써 줬는데 왜 계속 수사하느냐”는 당혹감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자의 신고가 없어도 목격자 신고나 수사기관의 직접 인지만으로 수사와 처벌이 가능한 범죄가 훨씬 많습니다. 다만 모욕죄 같은 친고죄, 폭행죄 같은 반의사불벌죄는 사정이 다르므로, 내 사건이 어느 유형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목격자 신고로 수사가 시작되는 구조,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되는 범죄와 그렇지 않은 범죄의 구분,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확인할 순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수사는 피해자의 신고가 없어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수사의 단서는 피해자 신고만이 아니라 목격자 신고, 고발, 수사기관의 인지까지 폭넓게 열려 있습니다.

형사절차에서 수사가 시작되는 계기는 크게 피해자 본인의 고소, 피해자 외의 제3자의 고발·신고, 그리고 경찰·검찰이 스스로 범죄 혐의를 알게 되는 인지로 나뉩니다. 피해자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지나가던 목격자가 112에 전화를 걸면 경찰은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고,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수사에 착수합니다.

제3자의 신고 권한은 형사소송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누구든지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34조 제1항).

또한 현장에서 범행을 하고 있거나 범행 직후인 사람은 현행범인으로서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고, 경찰이 출동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 여부를 따로 묻지 않고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아파트 복도 CCTV, 차량 블랙박스, 상가 보안카메라처럼 신고 없이도 증거가 남는 환경이 많아졌다는 점도 같은 방향입니다.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수사가 시작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며, 목격자의 112 신고만으로도 수사는 충분히 개시됩니다.


2.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되는 범죄가 대부분입니다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로 정해진 범죄가 아니라면,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기소됩니다.

우리 형법의 범죄 대부분은 피해자의 고소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검사가 기소할 수 있는 이른바 일반 범죄입니다. 상해(형법 제257조), 절도(형법 제329조), 사기(형법 제347조), 특수폭행, 재물손괴, 공무집행방해, 음주운전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합의서를 써 주더라도 공소제기의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많이 놓치는 부분은 합의서의 효력입니다. 일반 범죄에서 피해자가 작성해 준 처벌불원서는 기소 여부를 직접 막는 사유가 아니라, 검사의 기소유예 판단이나 법원의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되는 사정일 뿐입니다. 예컨대 술에 취해 다툼 끝에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혔는데 피해자가 합의서를 제출한 경우, 사건이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더라도, 목격자 진술과 현장 영상이 확보되어 있다면 수사기관은 피해자 진술 없이도 사건을 송치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진술은 증거의 하나일 뿐, 유일한 증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친고죄·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일반 범죄는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았거나 합의했더라도 목격자 신고만으로 기소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3.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기소할 수 없습니다

목격자가 아무리 신고해도,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재판에 넘길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친고죄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모욕죄(형법 제311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 사자명예훼손죄(형법 제308조), 비밀침해죄(형법 제316조), 업무상 비밀누설죄(형법 제317조)가 있습니다. 이 범죄들은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검사가 기소할 수 없고, 기소되더라도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합니다.

그래서 모욕 사건에서 제3자가 신고했더라도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는다면 형사처벌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다만 두 가지는 짚어야 합니다. 먼저 고소 기간입니다. 친고죄의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반대로 말해 6개월 안에는 피해자가 마음을 바꿔 고소할 수 있으므로, 고소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은 안심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고소의 취소입니다. 고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고, 한 번 취소하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그래서 친고죄 사건의 실무는 고소 기간 안에 피해자와 합의해 고소 취소를 받아 두는 것이 핵심이 됩니다.

한편 성폭력범죄는 과거 친고죄였지만 2013년 6월 19일부터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어,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합니다. 예전 기억대로 “고소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크게 오판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친고죄는 목격자 신고가 있어도 피해자 고소가 없으면 기소할 수 없지만, 고소 기간 6개월이 남아 있는 동안은 상황이 바뀔 수 있습니다.


4. 반의사불벌죄는 수사는 되지만, 처벌불원 의사가 있으면 기소할 수 없습니다

폭행·협박·명예훼손은 신고 없이도 수사되고,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로 공소가 막힙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를 반의사불벌죄라고 합니다. 폭행죄(형법 제260조 제3항, 2년 이하의 징역·5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 존속폭행, 협박죄(형법 제283조 제3항,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명예훼손죄(형법 제312조 제2항), 과실치상죄가 대표적입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교통사고도 보험 가입 등 요건을 갖추면 같은 구조로 처리됩니다.

친고죄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목격자 신고로 폭행 사건이 접수되면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고,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상태라면 검사는 기소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재판 중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합니다.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을 때에는 판결로써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이 처벌불원 의사는 한 번 표시하면 다시 철회할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고소 취소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232조가 반의사불벌죄에도 준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합의금을 받고 처벌불원서를 써 준 피해자는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도 되돌릴 수 없고, 반대로 가해자 입장에서는 처벌불원서가 접수된 시점이 사건 방향을 사실상 결정합니다.

주의할 점은 같은 폭행이라도 흉기를 쓰거나 여러 명이 함께 때리면 특수폭행이 되어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또 같은 장면에서 폭행과 상해, 폭행과 재물손괴가 함께 문제되면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부분이 남아 기소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도 2023년 7월 12일부터 반의사불벌 규정이 삭제되어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됩니다.

피해자 진술 없이 유죄가 인정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도 많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없더라도 목격자 진술, CCTV 영상, 블랙박스, 상처 사진과 진단서 같은 다른 증거를 종합해 유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는 사건이라도 수사기관이 증거를 확보했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는 신고 없이도 수사·기소되지만,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접수되면 공소가 막히고 그 의사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


5. 목격자 신고 이후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범죄 유형을 구분하고 합의·자료 정리 방향을 정하는 것이 사건 전체를 좌우합니다.

목격자 신고로 시작된 사건은 통상 ①112 신고 후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현장 출동 및 사건 접수 → ②피의자·피해자·목격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장 대응 과정에서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더라도, 그 사건이 일반 범죄라면 절차는 멈추지 않습니다.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내 행위에 적용될 죄명을 확인해 그 죄가 일반 범죄·친고죄·반의사불벌죄 중 어디에 속하는지 먼저 구분합니다.

  2.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라면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과 고소 기간(6개월)·처벌불원서 제출 시기를 확인합니다.

  3. 일반 범죄라면 합의서와 반성 자료가 기소유예·양형에 반영될 수 있도록 CCTV·목격자 진술 등 증거 상황을 파악합니다.

이때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해 합의를 종용하면 오히려 보복·회유로 오해받아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합의는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첫 조사 전 진술 방향을 정리해 두면 같은 사실관계에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았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목격자 신고, CCTV, 블랙박스처럼 피해자와 무관한 경로로 사건이 열리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지 않은 분 입장에서는 고소 기간 6개월과 처벌불원 의사의 철회 불가라는 규칙을 알고 결정해야 합니다. 의사표시가 사건의 결론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신고 없이 수사를 받게 된 분 입장에서도 “피해자가 괜찮다고 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죄명이 일반 범죄인지, 반의사불벌죄인지에 따라 합의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형사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첫 대응 하나로 결과가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먼저 연락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목격자의 112 신고나 CCTV, 블랙박스 등으로 경찰이 범죄 혐의를 알게 되면 피해자 고소 없이도 수사가 시작됩니다.

Q. 피해자가 합의서를 써 줬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일반 범죄라면 가능합니다. 합의서는 기소를 막는 사유가 아니라 기소유예와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다만 폭행·협박 같은 반의사불벌죄라면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었을 때 공소가 제기될 수 없습니다.

Q. 모욕죄도 제3자가 신고하면 처벌되나요?

A.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습니다. 제3자 신고만으로는 기소되기 어렵지만, 고소 기간(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피해자가 고소하면 달라집니다.

Q.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를 나중에 번복할 수 있나요?

A. 번복할 수 없습니다.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고소 취소와 같은 원리로 철회가 허용되지 않아, 한 번 접수되면 공소가 막힌 상태로 유지됩니다.

Q. 피해자 진술이 없으면 유죄가 안 되는 것 아닌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목격자 진술, 영상, 진단서와 상처 사진 같은 다른 증거로 유죄가 인정될 수 있어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해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Q. 성폭력 사건도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가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성폭력범죄의 친고죄 규정은 2013년 6월 19일부터 폐지되어 피해자 고소 없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합니다.

Q. 경찰 조사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정하고, 죄명이 어느 유형인지에 따라 합의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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