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러 온 지원자를 추행하면 업무상위력추행인가요
면접 보러 온 지원자를 추행하면 업무상위력추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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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면접 보러 온 지원자를 추행하면 업무상위력추행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르바이트나 소규모 사업장 채용 과정에서 면접을 빌미로 지원자를 따로 불러내 신체접촉을 한 사건이 형사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피의자로 몰린 분들은 “아직 직원도 아닌데 무슨 업무상 관계냐”, “면접 자리 밖에서 사적으로 만난 것이다”, “지원자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지원자가 고소하면, 이런 말은 채용 권한을 쥔 사람의 변명으로 읽히기 쉽고 수사기관은 면접 경위 전체를 꼼꼼히 들여다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위력추행의 보호·감독 대상에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분명히 판시했습니다. 즉 아직 입사하지 않은 면접 지원자라는 이유만으로 업무상위력추행의 문턱 밖에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아래에서는 면접 지원자를 추행한 경우 왜 업무상위력추행이 문제되는지, 어떤 사정이 ‘위력’ 판단에 쓰이는지, 그리고 처벌과 절차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면접 지원자도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 포함됩니다

입사 전이라도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으면 업무상 관계가 인정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만 보면 이미 근무 중인 직원만 대상인 것처럼 읽힙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의 범위를 직장 안에서 실제로 보호나 감독을 받는 사람으로 좁히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상황에 있는 사람까지 넓게 보아 왔고, 여기에 더해 채용 절차에 놓인 지원자도 같은 범주로 판단했습니다.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는 직장 안에서 보호 또는 감독을 받거나 사실상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상황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이 판결의 사안은 편의점 업주가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보고 연락한 사람을 채용을 빌미로 주점으로 불러내 면접을 본 뒤,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추행한 경우였습니다. 법원은 업주가 채용 권한을 가진 지위를 이용했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면접 장소가 사업장이 아니었다는 점도 결론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면접 지원자는 아직 직원이 아니어도, 채용 권한을 쥔 사람 앞에서는 보호·감독 관계 안에 있는 사람으로 취급됩니다.


2. 채용 권한을 쥔 지위 자체가 ‘위력’이 될 수 있습니다

위력은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업무상위력추행이 성립하려면 보호·감독 관계에 더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했어야 합니다. 위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풀이합니다.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고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면접 상황에 대입하면, 지원자는 합격 여부를 쥔 사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면접관이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술자리를 권하거나, 합격을 암시하면서 신체 접촉을 하는 경우 그 지위가 곧 자유의사를 누르는 힘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주먹을 휘두르거나 겁을 주는 언행이 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원은 위력으로 추행했는지를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모습, 범행 당시의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따라서 한 가지 사정만 떼어 “강요는 없었다”고 말해서는 방어가 되지 않고, 면접 요청부터 접촉에 이르는 전 과정이 사건의 증거가 됩니다.

채용 권한이라는 지위를 앞세워 자유의사를 누른 것이 확인되면, 폭행·협박이 없어도 위력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거부하지 않았다”는 항변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지원자가 현실적으로 제압되었는지가 아니라, 지위를 이용했는지가 쟁점입니다.

이 유형의 사건에서 가장 흔한 방어 논리는 “지원자가 저항하지 않았고 오히려 따라왔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위력의 법리는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지원자가 겉으로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성립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취업을 간절히 바라는 지원자일수록 부당한 접촉이 있어도 즉시 항의하지 못하고 자리를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기관과 법원도 이런 사정을 알기 때문에, 지원자가 그 자리에서 침묵했다는 점보다 그 이전에 면접 장소를 어떻게 정했는지, 누가 이동을 제안했는지, 채용 여부에 관한 말이 오갔는지를 더 비중 있게 봅니다.

방어에서 실제로 의미를 갖는 지점은 다릅니다. 행위자가 실제로 채용에 영향력이 없는 위치였는지, 즉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으로 볼 수 있는지가 먼저 다투어집니다. 또 추행 사실 자체의 존부, 접촉의 경위와 정도, 이후 지원자와 주고받은 메시지의 내용이 결론을 가릅니다. 반대로 말씀드리면, 채용 권한이 분명한 업주나 팀장이 면접을 빌미로 따로 만난 사안에서는 보호·감독 관계 자체를 다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편 폭행이나 협박을 수반해 저항을 곤란하게 했다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이 적용될 수 있고, 이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어느 죄명으로 의율되는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정황에 달려 있습니다.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아니라, 채용 권한을 가진 지위가 어떻게 쓰였는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4. 형사처벌에 더해 신상정보 등록이라는 부담이 따라옵니다

벌금형으로 끝나더라도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해 신상정보 등록 문제가 생깁니다.

업무상위력추행의 법정형은 앞서 본 대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법정형만 보면 강제추행보다 낮아 보이지만, 처벌의 무게는 형량표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특례법 제42조 제1항은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제12조·제13조 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경우는 예외로 빠지지만, 제10조의 업무상위력추행은 그 예외에 들어 있지 않아 벌금형이 확정되어도 등록대상이 됩니다.

등록기간은 같은 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선고형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징역·금고 3년 이하를 받으면 15년, 벌금형을 받으면 10년 동안 등록정보가 보존·관리되고, 그 기간 중 관할 경찰관서가 정기적으로 직접 대면해 정보의 진위와 변경 여부를 확인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벌금이냐 징역이냐뿐 아니라, 선고 자체를 어떻게 막거나 낮추느냐가 이후 수년의 삶에 영향을 줍니다.

벌금형이라도 등록대상 성범죄의 유죄가 되면, 10년 이상 신상정보 관리가 따라붙을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면접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일찍 정리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합니다.

면접 지원자 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구인 광고를 낸 뒤 지원자를 따로 불러낸 정황이 있다면 초기 조사에서 그 경위가 집중적으로 확인됩니다.

피의자나 피고소인이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해명부터 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구인 광고 원문, 지원자와 주고받은 메시지·통화 기록 등 면접 약속이 어떻게 잡혔는지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합니다.

  2. 면접 장소·시간·동석자와 이동 경로를 결제 내역, 폐쇄회로 영상, 위치 기록 등으로 정리합니다.

  3. 면접 이후 지원자와의 연락 내용과 채용 결과 통보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이런 자료를 토대로 보호·감독 관계 인정 여부와 위력의 존부를 나누어 다투는 전략을 세우면, 같은 사실관계라도 처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면접 자리에서 벌어진 일은 “채용 과정의 사소한 오해였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은 진술이 한번 굳어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는 지원자 입장에서는 당시의 메시지, 면접 약속 경위, 이동 과정에 대한 기록을 먼저 보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침묵했다는 사실이 불리하게 작용할까 걱정하시지만, 위력 사건에서는 그 자리의 처지와 지위 관계가 함께 평가됩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면접관·업주 입장에서도 “직원이 아니었으니 업무상 관계가 아니다”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채용 영향력이 어디까지였는지, 접촉의 경위가 어땠는지를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고소하신 분과 혐의를 받는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에 따라 죄명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직 채용이 확정되지 않은 지원자인데도 업무상위력추행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입사 여부와 관계없이 채용 권한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Q. 면접을 사업장이 아닌 술집이나 집에서 했는데 달라지나요?

A. 장소가 달라도 결론이 자동으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사안도 주점에서 면접을 하고 집으로 유인한 경우였고, 채용 권한을 가진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Q. 지원자가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위력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가 없고,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것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구체적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Q. 업무상위력추행의 형량은 어떻게 되나요?

A. 특례법 제10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폭행·협박이 수반되어 강제추행이 적용되면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 벌금형이 나오면 신상정보 등록은 피할 수 있나요?

A. 피하기 어렵습니다. 제10조는 벌금형이 확정되어도 등록대상에서 제외되는 범죄에 들어 있지 않고, 벌금형이면 등록기간이 10년입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면접 경위에 관한 초기 진술이 보호·감독 관계와 위력 판단의 기초가 되므로, 진술 방향을 미리 정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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