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친구와 내기를 하거나 호기심에, 또는 술김에 112나 119에 거짓으로 신고했다가 경찰서로부터 피의자 조사 통보를 받았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분들 중 상당수는 “그냥 장난이었는데 설마 입건까지 되겠나”, “출동해서 아무 일도 없다는 걸 확인했으면 끝난 거 아니냐”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경찰관이 순찰차를 타고 현장에 나가 수색하고 탐문까지 한 뒤에야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단순한 훈방이 아니라 형사 입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허위 신고로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해 수색·보호조치를 하게 한 행위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경범죄처벌법상 ‘거짓신고’ 수준에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장난 신고가 어떤 경우에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이어지는지, 경범죄와는 어디서 갈리는지, 입건된 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장난으로 한 신고도 경찰이 속아 움직였다면 위계공무집행방해가 문제됩니다
‘장난’이라는 동기는 죄명을 바꾸지 못하고, 경찰이 속아서 직무를 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형법 제137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조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137조).
여기서 ‘위계’란 상대방에게 착오나 오인을 일으키게 하거나 상대방의 부지를 이용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폭행·협박으로 막는 일반 공무집행방해(형법 제136조)와 달리, 거짓으로 공무원을 속여 그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방식입니다. 허위 신고는 바로 이 ‘속이는 행위’의 전형입니다.
신고자 본인은 “상대를 해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장난이었다”고 말하지만, 법은 동기를 따지지 않습니다. 경찰관이 신고 내용이 진짜라고 믿고 출동·수색·보호조치 같은 직무를 수행했다면, 그 직무는 신고자의 거짓에 의해 왜곡된 것입니다.
다만 허위 신고만 했다고 곧바로 이 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실제로 방해되는 결과가 있었는지가 따로 문제되며, 이 지점이 뒤의 섹션에서 다룰 핵심 쟁점입니다.
장난이라는 동기보다, 거짓 신고 때문에 경찰이 속아 움직였는지가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출발점입니다.
2. 출동·수색·보호조치까지 이어졌다면 대법원은 위계 성립을 인정합니다
허위임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대응을 경찰이 했다면 직무집행이 방해된 것입니다.
이 쟁점에서 가장 중요한 최신 판단이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11629 판결입니다. 사안은, 신고자가 상대방과 미리 합의해 상황을 연출해 놓고도 112에 “배달원이 문을 열자 머리채를 잡고 가슴을 만지고 도망갔다”는 취지로 거짓 신고를 한 것이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경찰관들이 순찰차 여러 대로 현장에 긴급 출동해 주변을 수색·탐문했고, 신고자에게 임시숙소와 스마트워치를 제공하는 피해자보호조치까지 했습니다. 대법원은 이처럼 허위 신고 때문에 경찰관이 즉각 출동해 수색하고 보호조치까지 하게 된 것은, 신고가 허위임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대응조치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심의 무죄 판단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그동안 허위 신고는 ‘경찰이 확인만 해보면 거짓임을 알 수 있다’는 이유로 경범죄 수준에서 정리되거나 무죄가 다투어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실제로 경찰력이 투입되어 수색·보호조치 같은 구체적 직무가 이루어졌다면 형법상 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 말은, 허위 신고였더라도 경찰이 신고 내용을 곧바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어 별다른 조치 없이 종결했거나, 전화 응대 수준에서 끝났다면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출동 인원, 수색의 규모와 시간, 보호조치 여부 같은 사실관계가 성립 여부를 가릅니다.
허위 신고로 경찰이 실제 출동·수색·보호조치를 했다면, 장난이었어도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경범죄 거짓신고와 위계공무집행방해는 경찰 직무가 얼마나 투입됐는지에서 갈립니다
같은 허위 신고라도 가벼운 경범죄로 끝날 수도, 징역형이 가능한 형법범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3항 제2호는 ‘거짓신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있지 아니한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3항 제2호).
같은 조 제2항 제3호는 못된 장난 등으로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합니다. 이 두 규정은 형법 제137조와 비교하면 처벌이 훨씬 가볍습니다.
실무에서 어느 쪽으로 가느냐는 신고가 불러온 결과의 크기가 좌우합니다. 허위 신고 한 통에 그치고 경찰이 큰 조치 없이 종결했다면 경범죄로 정리될 여지가 크고, 출동·수색·탐문·보호조치로 다수의 경찰력이 소모됐다면 형법 제137조로 의율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정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해 신고했다면 이야기가 더 달라집니다. 상대방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하면 형법 제156조 무고죄가 문제되고, 이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훨씬 무겁습니다. “누구누구가 때렸다”는 식의 장난 신고는 반드시 이 부분을 점검해야 합니다.
같은 장난 신고도 경찰력이 얼마나 투입됐는지, 특정인을 지목했는지에 따라 경범죄·위계공무집행방해·무고로 갈립니다.
4. 처벌 수위는 연령과 피해 규모, 반성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이지만, 실제 결과는 연령과 사후 대응에 따라 폭넓게 갈립니다.
형법 제137조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징역형이 가능하다는 것이지, 장난 신고 사건이 곧 실형으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초범이고 출동 규모가 크지 않으며 반성이 뚜렷하다면 벌금형이나 선고유예, 사안에 따라서는 기소유예 처분까지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신고자가 청소년이라면 구조가 달라집니다. 형법 제9조에 따라 만 14세 미만은 형사책임이 없고,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이면 소년법에 따른 절차가 적용되어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 송치와 보호처분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의 휴대전화나 부모 명의 회선으로 장난 신고를 한 경우도 있어, 실제 신고자가 누구인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양형에서 중요하게 보는 사정은 신고 동기와 허위 신고의 횟수, 출동 규모와 소요된 경찰력, 신고자의 반성과 재발방지 노력입니다. 같은 번호로 여러 차례 반복했거나 대규모 수색을 유발했다면 불리하고, 즉시 정정하고 경위를 소명했다면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법정형은 무겁지만, 초범·소규모 출동·반성 사정이 뒷받침되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입건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 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첫 피의자 조사에서 한 말이 위계 성립 여부와 죄명을 사실상 결정합니다.
장난 신고 사건은 통상 ①신고 접수 및 112 녹취·출동 기록 확보 → ②통신 자료 등으로 신고자 특정, 피의자 출석 요구(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③검찰 송치(수원지방검찰청)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범죄로 처리되면 통고처분이나 즉결심판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조사 전에 아래 순서로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고 시각·내용·통화 방식을 복기해 실제 무엇을 말했는지부터 정리하고, 특정인을 지목한 내용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경찰이 출동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신고자가 알게 된 범위에서 정리하고 사과·정정 연락을 한 적이 있는지 기록합니다.
미성년이라면 보호자 동석 여부와 학교생활 자료, 성인이라면 초범 여부와 반성 자료를 정리해 둡니다.
피의자 조사 단계에서 “장난이었다”는 말만 반복하면 오히려 신고의 고의성과 책임의 크기를 둘러싼 판단에서 불리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정리하되, 법적 쟁점이 되는 부분은 변호사와 먼저 점검한 뒤 진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장난 신고는 본인에게는 가벼운 일이었다 보니 입건 통보를 받고도 “별일 아니겠지” 하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건된 신고자 입장에서는 장난이었다는 해명보다, 실제로 어떤 말을 했고 경찰이 어떤 조치를 했으며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경범죄로 정리될 사안인지, 형법 제137조까지 다툴 사안인지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반대로 자녀가 입건된 부모 입장에서도 소년 절차가 적용되는지, 기록이 남는 처분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초기에 사안을 가볍게 보다가 진술 방향을 잘못 잡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저는 형사 사건에서 수사 대상이 된 분과 피해를 주장하는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도 첫 진술과 증거 정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자주 확인해 왔습니다.
가벼운 일이라 생각했던 신고가 형사 입건으로 이어졌다면, 첫 조사 전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장난으로 112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출동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경찰이 출동하지 않았다면 위계공무집행방해로 보기는 어렵지만, 경범죄 처벌법상 거짓신고로 6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경찰이 출동해서 확인해 보니 거짓이었고 바로 사과했는데도 입건되나요?
A. 입건될 수 있습니다. 사후 사과는 죄의 성립을 막지는 못하지만, 양형이나 처분 단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됩니다.
Q. 미성년자인 제 아이가 장난 신고를 했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A. 만 14세 미만이면 형사책임이 없고,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이면 소년법에 따른 절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보호처분의 내용은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Q. 특정인이 범인이라고 장난으로 말했는데 무고가 되나요?
A. 상대방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이 인정되면 무고죄(형법 제156조)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장난이라는 해명만으로는 그 목적을 부정하기 어려우므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Q. 합의할 피해자가 없는데 선처는 어떻게 받나요?
A. 국가 기능이 침해된 사건이라 합의 대상은 없지만, 반성문과 재발방지 노력, 초범 사정 등을 갖추면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벌금형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 따라 경범죄로 갈지 형법 제137조로 갈지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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