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안팍 형사전문변호사 오정석 변호사입니다.
형법에서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명예는 개인이 느끼는 자존감이나 감정이라기보다 사회에서 그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평가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어떤 말을 했다고 해서 모두 명예훼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지, 어떤 내용을 말했는지,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알 수 있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합니다.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거짓말을 퍼뜨린 경우에만 명예훼손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형법은 사실을 적시한 경우와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모두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형사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적시한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에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처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사실이냐, 거짓이냐”만 확인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 내용을 공개했는지까지 함께 보게 됩니다.
명예훼손에서 말하는 ‘사실 적시’란 무엇일까요?
여기서 말하는 사실은 단순한 욕설이나 감정 표현과는 구별됩니다.
누군가에 대해 구체적인 일이 있었다고 표현하고, 그 내용이 실제로 일어난 진실한 사실을 말했더라도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면 처벌을 받습니다.
반면 단순히 상대방을 욕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이라면 명예훼손이 아니라 모욕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름을 쓰지 않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그 내용이 누구에 관한 것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실명을 적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명과 직책, 학교, 닉네임, 사진, 지역이나 주변 상황 등을 통해 글을 본 사람들이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이름 일부를 가리거나 이니셜만 사용했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였는지도 봅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에는 ‘공연성’이 필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해당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 게시했다면 공연성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공개된 인터넷 공간에서 말해야만 명예훼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수에게 이야기한 경우에도 그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두고 공연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이야기했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공연성 여부부터 따져볼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과 모욕죄는 같은 범죄가 아닙니다
두 범죄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예훼손은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문제되는 반면, 모욕죄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사람에 대한 경멸적인 표현을 공연히 한 경우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게시글에서도 어떤 문장은 명예훼손 여부가 문제되고 다른 문장은 모욕에 해당하는지를 따져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순히 욕을 했다고 명예훼손이 되는 것도 아니고, 욕설이 없다고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어떤 내용을 표현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명예훼손은 결국 ‘무슨 말을 누구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봐야 합니다
명예훼손 사건은 한 문장만 떼어놓고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실을 이야기했는지, 다른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 수 있었는지,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 등을 차례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명예훼손은 단순히 상대방에게 나쁜 말을 했다는 이유로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누구에 관해, 어떤 방법으로 전달했는지를 확인한 뒤 법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거나 본인이 작성한 게시글이나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실제 표현 내용부터 정확하게 확인한 뒤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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