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분석]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종의 판단기준을 제시한 사례
[판례분석]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종의 판단기준을 제시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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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기타 재산범죄

[판례분석]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종의 판단기준을 제시한 사례 

이현수 변호사

서울남부지법은 2026. 2. 4.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해당 판결에서는 ‘시세’가 무엇이고 ‘시세조종’의 판단기준은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습니다(서울남부지법 2026. 2. 4. 선고 2025고합3 판결 참고).

범죄사실

피고인 A는 발행재단으로부터 가상자산을 넘겨받아 거래소에서 매매한 뒤 그 수익을 재단과 나누는 위탁판매업자이고, 피고인 B는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개발·운용하면서 A의 지시에 따라 거래주문을 제출한 사람입니다. 피고인들은 C 재단이 발행한 코인을 거래소에서 판매한 후 그 대금의 45%를 재단으로부터 받아 나누기로 한 뒤, 거래소에서 매수세 유입을 가장함으로써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를 하여 약 7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가. 시세의 개념

판결은 먼저, 가상자산시장 또한 유가증권시장인 파생상품시장과 마찬가지로 해당 거래소 내부에서의 수요와 공급 관계에 따라 거래 가격이 형성되므로 가상자산의 시세 역시 가상자산시장에서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가격을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가상자산시장의 경우 통합된 중앙 시장이 존재하지 않고, 각 거래소가 분리된 전산망에서 독립적인 주문장부를 운영하고, 해당 거래소에 제출된 매수·매도주문은 해당 거래소에서만 체결되기 때문에 동일한 가상자산이도 거래소별로 다른 시세가 형성된다. 따라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서 말하는 ‘시세’는 거래가 이루어진 해당 거래소에서 형성된 가격을 뜻한다고 하였습니다.

 

나. 시세조종 판단기준

매매유인 목적의 시세 조종행위인지를 판단할 때는 구 증권거래법과 자본시장법의 법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변동성이 크고, 자동화된 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한 거래나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일반화되어 있고, 단기적인 차익실현을 위한 반복적이고 고빈도의 매매가 이루어지며, 거래소별로 가격이 달라 차익거래 유인이 항상 존재하는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하여 단기간 내에 거래량이 급증하거나 시세가 변동하는 외관이 형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시세 조종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해당 거래의 주문제출 방식과 자동매매 프로그램의 설정 내용 등에 비추어 그 거래가 경제적 합리성을 가지는지, 시세 또는 거래량 형성에 미친 영향의 정도, 거래의 반복성과 지속성·빈도 등이 자연스러운 수요·공급에 따른 거래로 볼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였는지, 통상적인 투자 전략이나 위험 관리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지, 실제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거나 시세가 정상적인 수요·공급에 따라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위험성을 예상할 수 있는지등 가상자산시장의 구조와 특성을 포함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여야 판단하여야한다고 하였습니다

다. 결론

피고인들이 보유한 거래소 내 C재단 코인 비율이 20%를 넘고, 그 수량은 모든 투자자가 하루 동안 평균적으로 거래하는 양의 6배가 넘었으며, 고가매수와 저가매도를 반복한 거래는 통상적인 투자 행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거래의 반복성과 기간 등을 종합해 보면 경제적인 합리성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피고인들의 거래행태와 대화내용을 보면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형성하여 시세를 변동시키면서 투자자로 하여금 거래가 성황 중이라고 오인하도록 하여 매매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시사점

 

가상자산은 다른 유가증권처럼 내재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요소가 없고 가격 변동성도 커서 호가의 공백을 메꾸고, 유동성을 공급하여 거래를 원활하게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자전거래, 허위매수주문 등 위탁판매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인위적 시세형성·조종 행위는 처벌대상이 되었습니다.

대상 판결은 일부 유동성이 부족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매수세를 부추기기 위해 특정 자산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폭증시키는 행위가 시세조종에 해당한다는 점을 보여준 판결이고, 향후 유동성이 부족한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감시·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전에도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형사변론과 다양한 자문을 해온 경험이 있습니다.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상담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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