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식당·미용실·펜션 등에서 예약만 해 놓고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 피해가 커지면서, 단순 매너 문제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노쇼를 한 쪽은 “예약금을 낸 것도 아닌데 안 가면 그만이지”, “사정이 생겨서 못 간 것뿐인데 그게 무슨 죄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사장님들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이러는데 처벌이 안 되느냐”고 호소합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예약 기록과 통화 내역, 반복된 패턴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몰랐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더라도 그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고, 방해의 고의도 미필적 인식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법리가 반복적인 고의 노쇼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래에서는 고의로 노쇼를 반복한 경우 업무방해죄가 어떤 요건으로 성립하는지, 사기죄와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단순히 예약에 가지 않은 것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노쇼가 곧바로 범죄는 아니고, 처음부터 갈 생각 없이 예약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우선 분명히 해둘 점이 있습니다. 예약을 하고 사정이 생겨 가지 못한 것, 심지어 연락 없이 가지 못한 것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약은 계약의 일종이어서 이행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민사상 책임, 즉 약정한 위약금이나 실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는 문제로 정리됩니다.
형사 문제는 예약 시점에 이미 갈 마음이 없었거나, 상대 영업을 방해하려는 의도 혹은 방해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예약이라는 형식을 이용한 경우에 비로소 시작됩니다. 이른바 “고의 노쇼”입니다.
그렇다면 수사기관과 법원은 고의 여부를 어떻게 볼까요. 피의자의 내심은 직접 확인할 수 없으므로, 예약 경위와 정황으로 추단합니다. 예약 횟수와 간격, 같은 업소에 반복했는지 여러 업소를 돌아가며 했는지, 타인 명의나 허위 연락처를 썼는지, 예약 직후 취소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잠적했는지, 같은 시간대에 여러 업소를 예약해 둔 정황이 있는지가 핵심 자료가 됩니다.
한 번의 불이행은 민사 문제이지만, 처음부터 이행할 마음 없이 반복한 예약은 형사 문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2. 반복된 허위 예약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됩니다
예약을 믿고 준비한 상대방의 착각을 이용한 것이 곧 ‘위계’입니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은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313조가 말하는 방법 중 ‘위계’가 노쇼에서 문제됩니다. 손님이 올 것이라고 믿게 만들어 식재료를 준비하고, 좌석을 비우고, 다른 손님을 받지 않게 한 것이 상대방의 오인·착각을 이용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위계의 의미와 고의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ㆍ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며, 업무방해의 범의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것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6도14415 판결).
이 법리를 노쇼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생겼는지, 즉 손님을 몇 팀 못 받았는지를 정확히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위험이 발생했다면 충분합니다. 또한 “영업을 망치려는 목적은 없었다”는 항변도, 예약을 믿은 업주가 준비하느라 다른 영업 기회를 놓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업주의 영업을 방해할 목적까지 없었더라도, 방해될 수 있음을 알면서 허위 예약을 반복했다면 고의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사기죄와 구분되고, 선결제·선주문이 있으면 함께 문제됩니다
업주의 영업을 방해했다면 업무방해, 대금을 면탈할 의사까지 있었다면 사기가 겹칠 수 있습니다.
노쇼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업무방해죄만이 아니라 사기죄도 함께 검토합니다. 두 죄는 보호하는 이익이 다릅니다. 업무방해죄는 업주의 영업 업무의 원활한 운영을 지키는 죄이고, 사기죄는 속여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죄입니다.
단순히 빈 좌석만 만든 예약이라면 업주가 내준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이 없으므로 사기죄가 아니라 업무방해죄로 정리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사정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량 주문 제작이나 배달 음식, 케이크, 꽃, 단체 도시락처럼 업주가 먼저 물건을 만들어 건네거나 선지급 비용을 들였고, 처음부터 대금을 낼 마음이 없었다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문제됩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무에서는 “주문 후 찾아가지 않은 것”과 “주문 자체가 허위였던 것”을 가르는 것이 쟁점입니다. 주문자가 주문 당시 대금을 지급할 능력과 의사가 있었는지, 주문 직후 연락이 끊겼는지, 같은 방식의 주문을 여러 업소에 반복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전화번호가 일회성 번호이거나 다른 사람 이름을 썼다면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이 점에서 같은 노쇼라도 나중에 문제될 법조가 달라지므로, 본인 사안이 단순 예약 불이행인지 선주문·선지급이 오간 사건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빈 좌석만 만들었다면 업무방해, 업주가 물건을 만들어 내줬는데 대금을 낼 마음이 없었다면 사기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4. 민사 손해배상이 별도로 따라오고,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합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업주는 실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고, 합의는 처벌 수위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형사사건과 별개로 업주는 민법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예약 단계에서 위약금이나 예약보증금을 정해 두었다면 그 약정이 기준이 되고, 약정이 없다면 준비한 식재료 비용, 거절한 손님으로 인한 매출 손실 등 입증 가능한 실손해가 청구 범위가 됩니다. 다만 매출 손실은 입증이 까다로워 실제로는 합의금 협상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방해죄 자체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수사가 끝나는 죄가 아닙니다. 다만 합의와 피해 변제는 기소 여부와 형량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양형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초범이고 피해 업주와 합의가 되어 있다면 기소유예나 벌금형 약식명령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다수 업소를 상대로 반복했고 피해 변제도 없다면 약식명령에 그치지 않고 정식재판에 넘겨질 수 있고, 같은 방식의 행위가 이미 확인된 전력이 있다면 처벌 수위는 더 올라갑니다. 다만 구체적인 결과는 반복 횟수, 피해 규모, 반성과 변제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민사 배상과 형사 합의는 별개 문제지만, 실무에서는 하나의 합의서로 함께 정리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5. 조사부터 처분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에서 한 진술이 고의 인정 여부를 가르므로 자료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고의 노쇼 사건은 통상 ①업주의 고소 또는 112 신고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업소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약식 또는 정식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업소 한 곳이 아니라 여러 업소에서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이 이를 병합해 한꺼번에 조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약 일시, 업소, 예약 방법(전화·앱·문자)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실제로 불참하게 된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진료기록, 교통 상황, 일정 변경 기록 등)를 확보합니다.
불참을 알리려 했던 연락 시도(통화 발신 내역, 취소 문자, 앱 취소 기록)가 있는지 확인하고 휴대전화 기록을 보존합니다.
피해 업주와의 합의 가능성을 검토하되, 직접 연락해 압박으로 비칠 만한 접촉은 피하고 합의 과정은 서면으로 남깁니다.
특히 첫 피의자 조사에서 “일부러 안 갔다”는 취지로 단정적으로 진술하면 이후 번복이 어렵습니다. 반복 횟수가 많은 사건일수록 초기 진술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합니다.
마치며
노쇼 문제는 “그냥 안 갔을 뿐인데 설마 형사 사건이 되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첫 연락을 받고도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같은 행동이 쌓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예약을 믿고 준비했다가 피해를 입은 업주 입장에서는 예약 기록, 통화·문자 내역, 준비 비용 자료를 모아 반복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의 불참이 아니라 패턴이 드러나야 형사 고소가 힘을 얻습니다.
반대로 노쇼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입장에서도 단순 불이행과 고의 노쇼는 다르게 취급됩니다. 불참 사유, 취소 시도, 예약 당시의 의사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입건 여부와 처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업무방해와 사기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의심을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실관계가 애매하게 느껴진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예약해 놓고 한 번 안 갔을 뿐인데 업무방해로 처벌되나요?
A. 한 번의 불참만으로는 처벌되기 어렵습니다. 예약 당시부터 갈 의사가 없었거나 업주의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음을 알면서 예약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불이행은 위약금 등 민사 문제입니다.
Q. 예약금을 내지 않았는데도 업무방해가 되나요?
A. 됩니다. 업무방해죄는 업주가 현실적으로 금전 손해를 입었는지가 아니라,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발생했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다만 손해가 크지 않다면 양형에서 유리하게 볼 여지는 있습니다.
Q. 업주를 괴롭히려는 목적은 없었고 그냥 귀찮아서 안 갔는데도 고의가 인정되나요?
A. 대법원은 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 의도까지 요구하지 않고, 업무가 방해될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미필적 고의로 봅니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같은 일을 했다면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만으로 방어하기는 어렵습니다.
Q. 선주문한 음식을 찾아가지 않으면 사기죄가 되나요?
A. 주문 당시 대금을 낼 의사가 없었다면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고,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반대로 주문 당시에는 의사가 있었으나 나중에 사정이 생겨 찾아가지 못했다면 사기가 아니라 민사 문제로 정리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업주와 합의하면 사건이 종결되나요?
A. 업무방해죄는 합의가 있어도 수사 자체가 당연히 끝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피해 변제는 기소유예나 벌금형 등 처분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됩니다.
Q.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에서 예약 당시의 의사와 불참 경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고의 인정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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